남편을 집에서 내보내 달라고 법원에 청구했지만 돌아온 것은 기각 결정문 한 장이었습니다. 멍든 사진과 문자 몇 통으로는 부족했다는 뜻인지, 이제 같은 집에서 계속 지내야 하는지 막막해집니다. 그렇다고 이 결정이 마지막 판단은 아닙니다. 피해자가 직접 낸 피해자보호명령 청구라면, 기각되더라도 피해자 스스로 상급 법원에 다시 판단을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주어진 시간이 7일로 짧습니다. 결정문을 받은 날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차례대로 정리했습니다.
내가 청구한 것이 보호명령인가, 임시조치인가
이것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이름이 비슷해 보여도 불복하는 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보호명령은 피해자가 가정법원에 직접 청구하는 제도입니다. 가해자를 주거에서 내보내는 격리, 집이나 직장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화나 메시지 같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친권행사 제한, 면접교섭 제한 가운데 필요한 것을 골라 구할 수 있고 여러 개를 함께 받을 수도 있습니다. 청구서는 가해자 쪽 관할뿐 아니라 피해자가 사는 곳을 관할하는 가정법원에도 낼 수 있습니다.
반면 임시조치는 수사나 가정보호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검사가 법원에 청구하는 조치입니다. 피해자는 경찰이나 검사에게 청구해 달라고 요청하고 의견을 말할 수는 있지만 청구인 자리에 서지는 않습니다.
| 구분 | 피해자보호명령 | 임시조치 |
|---|---|---|
| 누가 법원에 구하나 | 피해자, 법정대리인, 검사 | 검사 (피해자는 검사나 경찰에 요청하고 의견을 낼 수 있음) |
| 담을 수 있는 내용 | 주거에서의 격리,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 접근금지, 친권행사 제한, 면접교섭 제한 | 격리, 접근금지, 전기통신 접근금지 등 |
| 기각됐을 때 피해자의 항고 | 피해자가 직접 할 수 있음 | 법이 정한 항고권자 목록에 피해자가 없음 |
| 항고 기간 | 결정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 결정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
결정문 첫 장의 사건 이름과 청구인 란을 보면 어느 쪽인지 바로 드러납니다.
기각되면 누가 다툴 수 있나
가정폭력처벌법은 판사가 피해자보호명령을 기각한 경우 피해자, 그 법정대리인 또는 검사가 항고할 수 있다고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항고법원은 가정법원 본원 합의부입니다. 가정법원이 없는 지역이라면 지방법원 본원 합의부가 맡습니다. 처음 결정한 단독 판사가 아니라 합의부가 사건을 새로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임시조치 쪽은 사정이 다릅니다. 법이 정한 항고권자는 검사, 가정폭력행위자, 법정대리인, 보조인이고 피해자는 빠져 있습니다. 임시조치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피해자로서는 피해자보호명령을 따로 청구하는 길을 함께 생각해 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언제까지, 어디에 내야 하나
항고는 결정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해야 합니다. 주말이 끼면 실제로 준비할 수 있는 날은 더 줄어듭니다.
항고장을 받는 곳은 상급 법원이 아니라 결정을 내린 원래 법원이라는 점을 헷갈리지 않으셔야 합니다.
- 결정문을 받은 날짜를 확인하고 7일째 되는 날을 달력에 적습니다.
- 기각 이유에 적힌 문장을 하나씩 뽑아, 각각에 반박할 사실과 자료를 짝지어 둡니다.
- 처음 청구할 때 내지 못한 자료가 있으면 이번에 함께 모읍니다.
- 항고장을 원래 결정한 법원에 제출합니다.
- 원심 법원은 3일 안에 의견서를 붙여 기록을 항고법원에 보냅니다.
항고장에는 무엇을 담아야 설득력이 생기나
기각 결정문을 다시 읽으면 판사가 어디에서 멈췄는지 보입니다. 폭력의 정도가 약하다고 봤는지, 재발 위험이 크지 않다고 봤는지, 격리까지는 필요 없다고 봤는지에 따라 항고장의 무게중심이 달라집니다.
법이 항고 사유로 드는 것은 결정에 영향을 미친 법령 위반, 중대한 사실오인, 결정이 현저히 부당한 경우입니다. 피해자 입장에서 가장 자주 쓰게 되는 것은 사실오인입니다. 판사가 본 사실이 실제와 어떻게 다른지를 구체적으로 짚어야 합니다.
자료로는 병원 진단서와 진료 기록, 112 신고 이력, 날짜가 보이는 메시지와 통화 녹음, 아이의 상태를 보여 주는 학교나 상담 기록, 이웃의 진술서가 쓰입니다. 같은 폭력이 몇 달에 걸쳐 되풀이되었다면 날짜별로 한 장에 정리한 표가 판사의 이해를 크게 돕습니다.
감정이 담긴 긴 호소문보다 짧고 구체적인 사실 목록이 낫습니다.
항고심은 어떻게 끝나나
항고법원이 이유가 없다고 보면 항고를 기각합니다. 이유가 있다고 보면 원래 결정을 취소하고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내거나 다른 관할 법원으로 옮깁니다. 급박한 사정이 있으면 항고법원이 스스로 필요한 결정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항고가 다시 기각되면 대법원에 재항고하는 길이 남지만, 이때는 결정이 법령에 위반된 경우로 좁혀집니다. 사실을 다시 다투는 자리가 아니므로 항고 단계에서 자료를 충분히 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 방향도 알아 두면 좋습니다. 보호명령이 받아들여진 뒤 가해자가 항고하더라도 결정의 집행은 멈추지 않고 그대로 이어집니다. 항고심 결론이 날 때까지 명령은 그대로 효력을 가집니다.
항고하는 동안 당장 몸은 어떻게 지키나
항고심 결론을 기다리는 사이에 다시 폭력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폭력이 벌어지는 순간이라면 112에 신고하십시오. 현장에 나온 경찰은 폭력을 제지하고 두 사람을 떼어 놓아야 하며, 재발 우려가 크고 법원 결정을 기다릴 수 없을 만큼 급하면 긴급임시조치로 격리나 접근금지를 할 수 있습니다. 동의하면 상담소나 보호시설로 옮겨 갈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폭력이 생겼다면 그 사실은 항고장의 보충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신고 번호와 출동 일시를 반드시 메모해 두십시오. 출동한 경찰관의 소속을 적어 두면 나중에 기록을 찾기가 쉽습니다.
주의
기각 결정 뒤 가해자가 "법원도 네 편이 아니다"라며 합의를 종용하는 일이 있습니다. 항고 기간 중에 급히 서명한 합의서나 처벌불원서는 이후 절차에서 불리하게 쓰일 수 있으니, 서명 전에 내용을 따로 검토받으십시오.
정리
피해자보호명령이 기각되었다면 피해자 본인이 7일 안에 원래 결정한 법원에 항고장을 내어 합의부의 판단을 다시 받을 수 있습니다. 임시조치는 구조가 달라 피해자가 직접 항고하기 어렵습니다.
결정문의 기각 이유를 뽑아 반박 자료를 붙이고, 그사이 위험이 생기면 112 신고와 긴급임시조치로 몸을 먼저 지키십시오. 항고장 구성은 기한이 짧으니 결정문을 받는 즉시 변호사와 함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제8조, 제8조의2, 제29조, 제49조, 제50조, 제51조, 제52조, 제53조, 제55조의2, 제55조의8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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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피해자보호명령이 기각됐습니다. 언제까지 불복해야 하나요?
결정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항고해야 합니다. 항고장은 상급 법원이 아니라 기각 결정을 한 원래 법원에 제출합니다.
경찰을 통해 요청한 임시조치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항고할 수 있나요?
임시조치에 대한 항고권자로 법에 적힌 사람은 검사, 가정폭력행위자, 법정대리인, 보조인입니다. 피해자라면 가정법원에 피해자보호명령을 직접 청구하는 방법을 함께 검토하십시오.
항고심에서도 기각되면 끝인가요?
대법원에 재항고할 수 있지만 결정이 법령에 위반된 경우로 한정됩니다. 사실관계를 다시 다투기는 어려우므로 항고 단계에서 자료를 충분히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호명령을 받았는데 남편이 항고했습니다. 그동안 명령은 멈추나요?
멈추지 않습니다. 항고와 재항고에는 결정의 집행을 정지하는 효력이 없어서 항고심 결론이 날 때까지 명령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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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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