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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지식인2026년 10월 1일조회 2

아들을 먼저 보낸 할미인데 손자를 만날 길이 있나요?

Q질문 내용

작년에 아들이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며느리가 아이를 데리고 친정 쪽으로 옮겨 간 뒤로는 연락이 닿지 않아 손주 얼굴을 못 본 지 여러 달이 되었습니다. 할머니인 제가 아이를 만나게 해 달라고 법원에 청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관련 문의 답변

본인 사안은 할머니 이름으로 낼 수 있는 청구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민법에 조부모를 위한 항이 따로 붙어 있어, 아드님이 세상을 떠난 경우라면 며느리의 동의가 없어도 가정법원에 손주를 만나게 해 달라고 구하실 수 있습니다.

■ 어느 조항에 기대어 내는 청구인가

근거는 민법 제837조의2 제2항입니다. 아이를 기르지 않는 쪽 부모의 위 세대, 즉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손주와 만날 기회를 청구할 자격을 준 항입니다. 원래 이 조문은 헤어진 부모와 아이 사이를 잇는 규정으로 출발했고, 그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그쪽 집안과 아이의 인연이 통째로 끊어지는 일이 뒤따랐습니다. 제2항은 그 빈자리를 메우려고 뒤에 얹힌 항입니다. 친가와 외가를 가리지 않으므로 어머니 쪽 조부모도 같은 사정이 있으면 쓸 수 있습니다.

■ 어떤 사정이 있어야 문이 열리는가

아무 때나 되는 것은 아니고 네 갈래 가운데 하나에 걸려야 합니다. ① 그 부모가 사망한 경우 ② 질병이 있는 경우 ③ 외국에 거주하는 경우 ④ 그 밖에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아이를 만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아드님이 돌아가셨다면 첫 갈래에 곧바로 해당하므로 요건을 두고 다툴 일은 거의 없습니다. 사망진단서와 제적등본, 가족관계증명서를 미리 발급받아 두시면 첫 기일이 수월해집니다. 며느리가 반대한다는 사정은 자격을 막는 사유가 아닙니다.

■ 법원이 무엇을 보고 정하는가

조문 뒷부분이 살필 항목을 적어 두었습니다. 아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청구한 사람과 아이가 어떤 사이였는지, 무엇 때문에 청구하게 되었는지, 그 밖의 사정입니다. 세 번째 항목이 들어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이를 보려는 것이 아니라 며느리를 압박하거나 아드님이 남긴 재산을 두고 다투려는 뜻으로 읽히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함께 보낸 시간이 담긴 사진, 어린이집 하원을 맡았던 기록, 명절과 생일에 오간 흔적처럼 관계를 보여 주는 자료를 모아 두십시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랐다면 아이의 말이 큰 몫을 차지합니다.

■ 만나는 것과 기르는 것은 다른 청구입니다

여기서 구하시는 것은 아이를 데려와 기르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조부모에게 열린 것은 만날 기회에 관한 청구이고, 아이를 누가 기를지나 친권을 누가 가질지는 다른 조문과 다른 절차가 다룹니다. 어머니가 살아 있고 친권을 행사하고 있다면 그 자리를 조부모가 대신하는 구조도 아닙니다. 간혹 손주를 데려오고 싶은 마음에 미성년후견인 선임을 함께 구하려는 분이 계시지만, 요건이 전혀 달라 같은 청구서에 담기 어렵습니다. 지금 바라시는 것이 정기적인 만남인지 양육 자체인지를 먼저 갈라 두셔야 절차가 꼬이지 않습니다.

■ 어디에 내고 어떻게 흘러가는가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은 면접교섭권에 관한 처분을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같은 법 제50조 제1항이 조정을 먼저 거치도록 하고 있어, 조정을 신청하거나 심판을 청구하더라도 법원이 사건을 조정으로 돌립니다. 실제로 이 단계에서 한 달에 몇 번, 어디에서 몇 시간이라는 식으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절차가 길어지는 동안 아이를 전혀 보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진다면 같은 법 제62조의 사전처분을 함께 신청해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같은 조 제5항이 이 처분에 집행력이 없다고 적어 두었다는 점은 알고 계셔야 합니다.

■ 정해진 뒤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합의든 심판이든 정해지고 나면 그 문구가 그대로 기준이 됩니다. 날짜와 시간, 데려가고 데려오는 장소, 연락하는 방법까지 적어 두시는 편이 나중에 실랑이를 줄입니다. 한편 제837조의2 제3항은 아이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할 때 법원이 만남을 제한하거나 배제하거나 바꿀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정해진 시각을 지키지 않거나 아이 앞에서 어머니를 탓하는 일이 쌓이면 이 조항이 움직일 수 있습니다. 서둘러 여러 번을 얻기보다 지킬 수 있는 만큼으로 시작해 관계를 쌓아 가시는 편이 낫고, 청구서를 쓰시기 전에 준비된 자료를 들고 변호사와 한 번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837조, 제837조의2 · 가사소송법 제2조, 제50조, 제6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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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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