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부부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 열두 살 조카의 미성년후견인이 되었습니다. 제 직장이 다른 지역이라 아이를 데려와 함께 살면서 학교도 옮기려 합니다. 부모가 다니게 하던 학교와 살던 집을 제 판단으로 바꿔도 되는지, 누구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본인 사안은 미성년후견인이 아이의 신상에 대해 어디까지 결정할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원칙적으로 부모와 같은 권한을 가지시지만, 앞서 친권자가 정해 둔 학교나 사는 곳을 바꾸는 일은 후견감독인이 있다면 그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 신상에서 갖는 권한의 크기부터 보겠습니다
민법 제945조 본문은 미성년후견인이 제913조와 제914조에서 정한 사항에 관하여 친권자와 동일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고 적습니다. 제913조는 아이를 보호하고 교양할 권리의무이고, 제914조는 아이가 살 장소를 지정하는 권한입니다. 그러니 학교를 정하는 일도, 어디서 살게 할지를 정하는 일도 후견인의 몫이 맞습니다. 병원에서 보호자 서명을 하고 학교에 서류를 내는 일 역시 이 조문에서 나옵니다. 은행이나 관공서에서 근거를 물으면 후견등기사항증명서를 함께 내시면 됩니다.
■ 다만 단서에 걸리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같은 조문 뒤쪽에 예외가 붙어 있습니다. 후견감독인이 있는 경우에 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항목으로 ① 친권자가 정한 교육방법이나 양육방법 또는 거소를 변경하는 경우 ② 친권자가 허락한 영업을 취소하거나 제한하는 경우를 적어 두었습니다. 질문하신 전학과 이사는 첫 번째에 정확히 해당합니다. 새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정해져 있던 것을 바꾸는 장면이라는 점이 갈림길입니다. 아이를 맡기 전에 부모가 정해 둔 학교와 주거를 그대로 유지하신다면 동의 절차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 후견감독인이 없다면 어떻게 되나요
조문은 감독인이 있으면이라는 조건을 달아 두었으므로, 선임된 감독인이 없다면 후견인이 단독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이의 생활이 크게 흔들리는 결정이라면 기록을 남겨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민법 제954조는 가정법원이 직권이나 청구에 따라 후견 사무에 필요한 처분을 명할 수 있게 하고 있어, 나중에 다른 친족이 문제 삼으면 법원이 들여다보는 구조입니다. 판단이 서지 않는 사안이라면 제940조의3에 따라 미성년후견감독인을 선임해 달라고 청구해 동의를 받아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 조카에게 아이가 있다면 한 가지가 더 붙습니다
민법 제948조는 미성년후견인이 미성년자를 갈음하여 그 미성년자의 자녀에 대한 친권을 행사한다고 정합니다. 조카가 아이를 낳은 상황이라면 그 아이의 친권까지 후견인이 대행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때도 후견인의 임무에 관한 규정이 그대로 준용되므로, 대행하는 범위에서 감독인의 동의가 필요한 장면이 똑같이 생깁니다. 아래 세대까지 권한이 미친다는 점을 모르고 계시다가 출생신고나 예방접종 동의에서 막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 실제로 옮길 때는 이 순서로 하십시오
① 후견등기사항증명서를 발급받아 임무의 범위가 어디까지로 적혀 있는지 확인합니다. ② 감독인이 선임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면 변경 사유를 적은 동의서를 받아 둡니다. ③ 전학은 주소를 옮긴 뒤 주민센터에서 받은 서류를 새 학교에 내는 방식이고, 학년과 학교급에 따라 절차가 다르니 교육지원청에 먼저 문의하십시오. ④ 아이 명의의 예금이나 부동산이 함께 움직인다면 제950조가 정한 동의 대상에 해당하는지 따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서류는 한곳에 모아 두시는 편이 나중에 설명하기 쉽습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913조, 제914조, 제940조의3, 제945조, 제948조, 제950조, 제95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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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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