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아버지가 술을 드시면 손이 올라가는 일이 몇 해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팔을 맞아 멍이 크게 들어 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았습니다. 주변에서는 부모는 고소가 안 된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지, 그렇다면 저는 그냥 참아야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본인 사안은 부모를 상대로 한 고소가 허용되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됩니다. 일반 형사사건이라면 막혀 있는 길이지만 가정폭력으로 다루어지는 사건에서는 그 제한이 풀려 있어, 따님도 아버지를 상대로 고소장을 낼 수 있습니다.
■ 원칙은 막혀 있는 것이 맞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24조는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하지 못한다고 한 줄로 적어 두었습니다. 부모와 조부모, 시부모와 장인 장모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파출소에서 부모는 고소가 안 된다는 말을 듣고 돌아서는 분들이 계십니다. 다만 이 조문은 형사소송법이라는 일반법에 놓인 원칙이고, 특별법이 따로 열어 둔 문이 있으면 그쪽이 앞섭니다. 지금 사안이 바로 그 경우입니다.
■ 가정폭력처벌법 제6조가 그 문을 엽니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는 제목부터 고소에 관한 특례입니다. 제2항이 형사소송법 제224조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인 경우에도 고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법정대리인이 대신 고소하는 경우에도 같다고 덧붙여 두었습니다. 따로 허가를 받거나 사유를 소명할 필요가 없고, 가정폭력범죄에 해당하기만 하면 이 조항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경찰이 접수를 주저한다면 이 조문을 짚어 말씀하시면 됩니다.
■ 어떤 행위여야 가정폭력범죄가 되나
두 가지가 함께 맞아야 합니다. 첫째는 사람의 관계입니다. 같은 법 제2조 제2호는 가정구성원의 범위를 ① 배우자이거나 배우자였던 사람 ② 자기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관계에 있거나 있었던 사람 ③ 계부모와 자녀, 적모와 서자의 관계 ④ 동거하는 친족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친정 아버지는 두 번째에 들어갑니다. 둘째는 행위의 종류입니다. 같은 조 제3호가 상해와 폭행의 죄, 유기와 학대의 죄, 체포와 감금의 죄 등을 열거하고 있어 맞은 사실이 있다면 폭행이나 상해로 걸립니다.
■ 누가 낼 수 있고 언제까지 물릴 수 있나
제6조 제1항은 피해자 본인과 그 법정대리인에게 고소할 자격을 줍니다. 법정대리인이 가해자이거나 가해자와 함께 범행한 경우에는 피해자의 친족이 고소할 수 있습니다. 고소할 법정대리인이나 친족이 아무도 없을 때를 위해 제3항이 남아 있어, 이해관계인이 신청하면 검사가 10일 이내에 고소할 사람을 지정합니다. 한 번 낸 고소를 물리는 것은 형사소송법 제232조에 따라 제1심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가능하고, 취소한 뒤에는 같은 사실로 다시 고소하지 못하니 신중히 결정하셔야 합니다.
■ 접수한 뒤에는 무엇이 이어지나
사법경찰관은 현장에서 폭력을 제지하고 두 사람을 떼어 놓으며, 필요하면 병원이나 보호시설로 인도합니다. 수사가 끝나면 사건은 검사에게 넘어가고, 검사는 성질과 동기를 보아 형사재판 대신 가정보호사건으로 보낼지를 정합니다. 이 판단에서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도록 법이 적어 두었으니, 처벌을 원하는지 관계 회복을 원하는지 조사 단계에서 분명히 말씀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준비물은 단출합니다. 상해진단서, 다친 부위 사진, 사건 전후의 문자와 통화 기록을 날짜순으로 정리해 두십시오.
참조 조문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5조, 제6조, 제7조, 제9조 · 형사소송법 제224조, 제23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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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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