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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지식인2026년 9월 30일조회 0

술에 많이 취한 상태에서 말로 한 약속도 계약으로 책임을 져야 하나요?

Q질문 내용

계약서를 쓰지 않은 구두계약도 효력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술에 취해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한 약속도 계약으로 인정되는지 궁금합니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상태에서 한 말이라도 나중에 그대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상대가 그때 한 말을 근거로 이행을 요구해 올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A관련 문의 답변

본인 사안은 술기운에 한 말이 법적으로 계약의 의사표시가 되는지, 된다면 효력을 벗어날 길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취했다는 사정만으로 약속이 없어지지는 않지만, 의식이 거의 없을 정도였거나 약속의 종류가 보증이나 증여라면 다툴 길이 열립니다.

■ 말로 한 계약이 성립하는 조건

대부분의 계약은 서면 없이 당사자가 같은 내용에 동의하는 순간 성립합니다. 술자리라고 달라지지 않으며, 법원은 취기 여부보다 그 자리에서 금액과 조건이 구체적으로 오갔는지를 먼저 봅니다. 얼마를 언제까지 주겠다거나 무엇을 넘기겠다는 내용이 분명하다면 계약으로 보기 쉽습니다. 반대로 분위기에 휩쓸린 막연한 호언은 상대도 진지한 약속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평가될 수 있습니다.

■ 판단력이 어느 정도 흐려져야 무효가 되나

자기 행위의 의미와 결과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한 법률행위는 의사능력이 없어 무효라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다만 인정 문턱이 높습니다. 대화를 주고받고 조건을 흥정했다면 취해 있었어도 의사능력은 있었다고 보는 것이 보통입니다. 인사불성에 가까웠다는 점은 효력을 부정하는 쪽이 입증해야 하므로 ① 함께 있던 사람의 진술 ② 결제 내역에 찍힌 주문량과 시간 ③ 귀가 경위나 병원 기록처럼 당시 상태를 보여 주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 농담이나 이용당한 경우는 따로 봅니다

상대도 농담인 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말이라면 민법 제107조에 따라 무효입니다. 또 상대가 만취를 틈타 시가와 동떨어진 조건을 받아 냈다면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로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데, 이 조항은 경솔이나 궁박 같은 사정과 함께 주고받는 것 사이의 현저한 불균형이 모두 있어야 적용됩니다. 두 경우 모두 입증 부담은 주장하는 쪽에 있습니다.

■ 보증과 증여는 말만으로 묶이지 않습니다

술자리에서 흔한 약속이 남의 빚을 대신 갚겠다는 보증과 무엇을 그냥 주겠다는 증여입니다. 보증은 제428조의2에 따라 보증인이 기명날인하거나 서명한 서면이 있어야 효력이 생기므로 말로 한 보증은 효력이 없습니다. 증여는 말로도 성립하지만 서면이 없으면 제555조에 따라 각 당사자가 해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돈이나 물건을 넘긴 부분은 제558조에 따라 되돌리지 못합니다.

■ 다음 날의 행동이 결과를 바꿉니다

술이 깬 뒤 상대에게 약속대로 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거나 일부를 이행하면, 그 순간 새로 동의했다고 평가될 수 있습니다. 무효인 행위도 무효임을 알고 인정하면 새로운 법률행위로 본다는 제139조 때문입니다. 약속을 지킬 생각이 없다면 기억나는 범위의 대화 내용을 먼저 적어 두고, 인정하는 표현 없이 효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문자나 내용증명으로 분명히 남기십시오. 금액이 크면 대한법률구조공단 132에서 상담받아 보십시오.

참조 조문

민법 제104조, 제107조, 제139조, 제428조의2, 제555조, 제55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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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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