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명예를 해치는 내용이 퍼졌고, 그 뒤 당사자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런 경우 그 내용을 맨 처음 퍼뜨린 사람이 처벌을 받는지, 사망이라는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게 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가족을 잃은 유족이 직접 고소할 수 있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본인 사안은 처음 소문을 낸 사람에게 명예훼손 책임이 생기는지와, 그 뒤 일어난 사망까지 그 사람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지를 나누어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최초 유포자는 명예훼손으로 처벌될 수 있지만, 사망은 원칙적으로 형을 정할 때 무겁게 고려되는 사정이지 별도의 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 사망이라는 결과를 묻는 명예훼손 조항은 없습니다
상해치사처럼 결과가 무거워지면 죄명이 바뀌는 범죄와 달리, 형법에는 명예훼손치사라는 죄가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 퍼뜨린 사람은 명예훼손죄로 처벌되고, 피해자가 겪은 고통과 사망은 양형에서 불리한 사정으로 반영됩니다. 말로 퍼뜨렸다면 형법 제307조, 인터넷에 올렸다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되며, 거짓 내용일 때는 두 법 모두 훨씬 무겁게 처벌합니다.
■ 처음 퍼뜨린 사람이 더 무겁게 평가되는 이유
다른 사람들이 옮겨 퍼뜨렸다고 해서 최초 유포자의 책임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내용을 처음 만들어 냈는지, 확산될 것을 알고 여러 곳에 올렸는지, 삭제 요청을 받고도 그대로 두었는지가 형을 무겁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옮겨 퍼뜨린 사람들도 각자 따로 명예훼손죄가 될 수 있어, 유포 경로를 밝히면 여러 사람을 함께 고소할 수 있습니다.
■ 사망에 대한 책임이 문제되는 좁은 경우
사망 자체에 대한 형사책임은 예외적입니다.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부추기거나 도왔다고 볼 사정이 있으면 형법 제252조 제2항의 자살교사나 자살방조가 검토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그런 결과를 알면서 부추겼다는 고의가 입증되어야 하므로, 비난 글을 올린 것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피해자에게 직접 보낸 협박이나 죽으라는 식의 메시지가 있다면 그 부분은 별도의 범죄로 따로 봅니다.
■ 피해자가 세상을 떠난 뒤 고소는 누가 하나
형사소송법 제225조 제2항에 따라 피해자가 숨지면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가 고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생전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다면 그 뜻에 반해서는 할 수 없습니다. 명예훼손은 고소가 없어도 수사가 가능한 범죄여서, 유족이 수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내는 방식으로도 절차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 유족이 먼저 할 일
① 게시물과 메시지를 주소와 작성 시각이 보이게 캡처하고 화면 녹화도 남깁니다. ② 최초 작성자와 재유포자를 날짜순으로 표로 만듭니다. ③ 고인이 생전에 남긴 메모나 대화, 진료 기록을 모읍니다. 증거를 남긴 뒤에는 포털에 삭제를 요청하거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1377에 심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형사와 별도로 민법 제750조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사망과의 인과관계까지 인정되면 제752조의 유족 위자료도 문제됩니다.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안에 해야 합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307조, 제252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형사소송법 제225조, 민법 제750조, 제75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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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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