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보호명령이 내려진 지 여섯 달째, 남편은 상담 프로그램을 끝까지 다녔고 몇 번이고 사과했습니다. 아이들도 아빠를 찾았습니다. 부부는 다시 함께 살아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조심스럽게 말합니다. 접근금지가 아직 살아 있어서 집에 들어가면 자기가 처벌받을 수 있으니, 당신이 법원에 취소를 신청해 줘야 한다고요. 정말 아내만 신청할 수 있는지, 신청하면 바로 풀리는지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다시 합치기로 했는데 명령은 그대로 살아 있나
그렇습니다. 피해자보호명령은 판사의 결정이고, 부부가 화해했다고 해서 저절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결정에서 정한 기간이 끝나거나 판사가 취소 결정을 해야 효력이 멈춥니다.
명령을 지켜야 하는 사람은 행위자입니다. 보호명령을 받고 이행하지 않은 가정폭력행위자는 2년 이하의 징역,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아내가 먼저 집에 오라고 했다는 사정이 있어도 명령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그 위험이 남습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함께 살기 전에 명령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취소를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가정폭력처벌법 제55조의2 제3항은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을 셋으로 적었습니다. 피해자, 그 법정대리인, 검사입니다. 판사는 신청이 없어도 직권으로 취소하거나 종류를 바꿀 수 있습니다.
행위자는 이 명단에 없습니다. 남편이 "내가 반성했으니 풀어 달라"는 신청서를 직접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명령이 피해자를 보호하려고 만든 장치이니, 그것을 거둘지에 대한 목소리도 피해자 쪽에 두었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 누가 | 할 수 있는 것 | 할 수 없는 것 |
|---|---|---|
| 피해자 본인 | 보호명령의 취소 또는 종류 변경 신청 | 명령을 스스로 풀어 주는 것 (결정은 판사가 합니다) |
| 피해자의 법정대리인 | 피해자와 같은 신청 | 피해자 의사와 동떨어진 대리 판단 |
| 검사 | 취소 또는 종류 변경 신청 | - |
| 판사 | 신청이 없어도 직권으로 취소·변경 | 상당한 이유 없이 취소 |
| 가정폭력행위자 | 결정에 위법이나 현저한 부당이 있을 때 항고 | 취소·변경 신청서를 직접 내는 것 |
행위자에게 열린 길은 항고입니다. 다만 항고는 결정에 법령 위반이나 중대한 사실 오인이 있었거나 결정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다투는 절차입니다. 화해했으니 이제 필요 없다는 사정을 내세우는 통로로는 맞지 않습니다.
전부 취소 말고 일부만 바꿀 수도 있나
있습니다. 조문은 취소와 함께 종류의 변경도 신청할 수 있게 했습니다. 보호명령은 아래 다섯 가지 가운데 하나를 고르거나 여럿을 함께 붙이는 방식이어서, 그중 일부만 풀고 나머지를 남기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주거나 방실로부터의 퇴거 등 격리
- 피해자나 가정구성원, 그 주거·직장 등에서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 전화, 문자 같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 친권자인 행위자의 피해자에 대한 친권 행사 제한
- 행위자의 피해자에 대한 면접교섭권 행사 제한
예를 들어 연락 금지는 먼저 풀어 대화를 이어 가고, 같은 집에서 사는 것은 몇 달 더 지켜본 뒤 정하는 식입니다. 일부만 바뀐 경우에는 남은 명령을 그대로 지켜야 합니다. 마음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면 이렇게 단계를 나누는 편이 피해자에게 덜 위험합니다.
신청하면 판사는 무엇을 보고 결정하나
판사는 신청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할 때 결정으로 취소하거나 종류를 바꿉니다. 신청서가 들어갔다고 자동으로 풀리지는 않습니다.
판사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그 신청이 피해자의 진짜 뜻인지입니다. 가정폭력 사건에서는 행위자의 설득이나 압박에 밀려 신청서를 쓰는 일이 드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 신청서에 명령을 풀거나 바꾸고 싶은 이유를 자기 말로 적습니다.
- 상담 이수 확인서, 재발 방지를 약속한 문서처럼 사정이 바뀌었다는 자료를 붙입니다.
- 전부 취소인지, 어느 명령만 바꾸는지 신청 취지에 분명히 적습니다.
- 판사가 의견을 묻거나 기일에 부르면 직접 출석해 설명합니다.
주의
취소 결정이 나오기 전에 남편이 먼저 집으로 들어오면 명령 위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결정문을 받은 뒤에 합치는 일정을 잡으십시오. 반대로 남편이 신청을 재촉하거나 신청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말한다면, 그 자체가 명령을 유지해야 할 사정일 수 있습니다.
보호명령 말고 다른 조치도 걸려 있다면
같은 폭력으로 가정보호사건이 함께 진행되어 남편이 접근 제한 같은 보호처분을 받았다면 사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보호처분은 피해자보호명령과 별개의 결정이어서, 보호명령을 취소해도 보호처분은 그대로 남습니다.
보호처분은 행위자의 성행이 교정되어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 법원이 직권이나 검사, 피해자, 보호관찰관, 수탁기관의 장의 청구로 전부 또는 일부를 종료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합치려면 두 절차를 함께 정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각 결정문의 사건번호를 먼저 확인해 두십시오.
정리
부부가 화해해도 피해자보호명령은 판사가 취소해야 끝납니다. 취소나 종류 변경을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피해자와 그 법정대리인, 검사이고, 행위자는 직접 신청하지 못합니다.
판사는 그 신청이 피해자의 진짜 뜻인지, 사정이 실제로 달라졌는지를 봅니다. 전부를 한 번에 풀기보다 일부만 바꾸는 방법도 있고, 보호처분이 따로 있다면 종료 청구도 함께 해야 합니다. 어느 범위까지 풀어도 괜찮을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변호사와 함께 신청 범위부터 정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0조, 제47조, 제55조의2, 제55조의8, 제63조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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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남편이 직접 피해자보호명령 취소를 신청할 수 있나요?
취소나 종류 변경을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피해자, 그 법정대리인, 검사입니다. 행위자는 결정에 위법이나 현저한 부당이 있을 때 항고할 수 있을 뿐 취소 신청권은 없습니다.
제가 허락했는데 남편이 집에 오면 명령 위반인가요?
보호명령은 판사의 결정이므로 취소 결정 전까지 효력이 있습니다.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행위자는 처벌될 수 있으니, 함께 지내기 전에 취소나 변경 결정을 먼저 받으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명령 중 일부만 풀 수도 있나요?
조문은 취소와 함께 종류의 변경도 신청할 수 있게 했습니다. 연락 금지만 풀고 접근금지는 유지하는 식으로 범위를 나누어 신청할 수 있고, 결정은 판사가 합니다.
보호명령을 취소하면 가정보호사건의 보호처분도 같이 끝나나요?
별개의 결정이므로 함께 끝나지 않습니다. 보호처분은 법원 직권이나 검사, 피해자 등의 청구로 종료할 수 있으니 따로 종료 청구를 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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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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