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폭행 사건이 가정법원으로 넘어간 지 두 달이 지났을 때, 아내에게 짧은 통지서 한 장이 왔습니다. 제목은 처분을 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이었습니다. 아내는 그 문장을 남편이 아무 일 없이 풀려났다는 뜻으로 읽었습니다. 그런데 통지서 아래쪽에는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한다는 말이 함께 적혀 있었습니다. 같은 불처분인데 사건이 끝난 것인지, 다시 시작되는 것인지부터 헷갈립니다. 가정폭력처벌법 제37조는 불처분을 두 종류로 나누고, 그 가운데 하나는 사건을 형사 절차로 돌려보내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불처분 결정은 다 같은 결정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판사가 가정보호사건을 심리한 뒤 처분을 하지 않는 경우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보호처분을 할 수 없거나 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경우입니다. 범죄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거나, 이미 관계가 정리되어 교정할 거리가 남지 않은 경우가 여기에 가깝습니다.
둘째는 사건의 성질·동기·결과와 행위자의 성행, 습벽을 보았을 때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보는 경우입니다. 폭력이 반복되었거나 정도가 무거워서, 상담이나 접근 제한 정도로는 감당이 안 된다는 판단입니다. 겉으로는 같은 이름의 결정이지만, 첫째는 절차의 끝이고 둘째는 절차의 방향 전환입니다.
| 구분 | 제1호 불처분 | 제2호 불처분 |
|---|---|---|
| 사유 | 보호처분을 할 수 없거나 할 필요가 없다고 볼 때 | 사건의 성질·동기·결과, 행위자의 성행·습벽에 비추어 보호사건으로 다루기에 적당하지 않을 때 |
| 사건은 어디로 | 가정법원에서 끝남 | 검사가 보낸 사건은 검사에게, 형사법원이 보낸 사건은 그 법원으로 |
| 공소시효 | 결정이 확정된 때부터 다시 진행 | 송치된 때부터 다시 진행 |
| 통지 대상 | 행위자, 피해자, 검사 | 행위자, 피해자, 검사 |
| 피해자 항고 | 결정이 현저히 부당하면 7일 안에 가능 | 결정이 현저히 부당하면 7일 안에 가능 |
제2호 결정이 나면 사건은 어디로 가나
제37조 제2항은 사건이 처음 어디서 왔는지에 따라 길을 나눕니다.
- 검사가 보호사건으로 처리하기로 하고 보낸 사건이면, 관할 법원에 대응하는 검찰청의 검사에게 다시 송치합니다.
- 형사재판을 하던 법원이 피고사건을 심리하다가 보낸 사건이면, 그 법원으로 이송합니다.
두 번째 길은 형사재판이 멈췄던 자리로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첫 번째 길에서는 검사가 사건을 다시 받아 기소 여부를 새로 판단하게 됩니다.
여기서 아내들이 자주 놓치는 지점이 있습니다. 확정된 보호처분에는 같은 사실로 다시 기소하지 못하게 막는 효력이 붙지만, 불처분 결정으로 되돌아온 사건은 그 효력과 무관합니다. 보호처분 자체가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송치와 이송
송치는 사건을 검사에게 보내는 것이고, 이송은 사건을 다른 법원으로 넘기는 것입니다. 제37조 제2항은 검사가 보낸 사건은 송치로, 법원이 보낸 사건은 이송으로 되돌려 보내도록 구분합니다.
형사 절차로 돌아가면 피해자 뜻은 다시 중요해지나
중요해집니다. 다만 방향이 조금 다릅니다.
폭행죄와 협박죄는 피해자가 명시한 의사에 반해 기소할 수 없도록 형법이 정해 둔 범죄입니다. 가정폭력처벌법은 이런 죄에서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혔더라도 검사가 보호사건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처벌 대신 상담이나 접근 제한을 바라는 피해자를 위한 장치입니다.
그런데 사건이 형사 절차로 돌아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 시점에 처벌불원 의사가 그대로 살아 있다면 검사가 단순 폭행을 기소할 길은 좁아집니다. 반대로 상해나 특수폭행처럼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죄라면 검사가 기소를 검토합니다. 송치 통지를 받은 피해자는 자신의 처벌 의사를 다시 정리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시간이 흘렀는데 공소시효는 괜찮은가
가정법원에서 보낸 시간 때문에 시효가 지나 버리는 일은 원칙적으로 막혀 있습니다.
가정폭력범죄의 공소시효는 사건이 가정보호사건으로 법원에 송치된 때부터 정지됩니다. 정지된 시효는 제2호 결정으로 사건이 검사에게 송치되거나 원래 법원으로 이송된 때부터 다시 흐릅니다. 제1호 결정이라면 그 결정이 확정된 때부터 진행합니다.
가정법원은 처분의 결정을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송치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심리가 길어져도 그 기간이 시효에서 빠진다는 점은 피해자에게 의미가 큽니다. 공범이 있었다면 한 사람에 대한 시효 정지가 다른 공범에게도 미칩니다.
결정 내용은 누가 알려 주나
판사는 제1항의 결정을 하면 이를 가정폭력행위자, 피해자, 검사에게 통지해야 합니다. 통지가 피해자에게도 가도록 법이 직접 정해 둔 것입니다.
통지서를 받았다면 다음 순서로 확인해 보십시오.
- 결정의 근거가 제37조 제1항 제1호인지 제2호인지 확인합니다.
- 제2호라면 사건이 검사에게 송치되었는지, 원래 법원으로 이송되었는지 봅니다.
- 송치라면 담당 검사실을 확인하고, 피해 사실을 보여 줄 자료를 다시 정리합니다.
- 결정이 납득되지 않으면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안에 항고할지 정합니다.
불처분 결정에 피해자가 불복할 수 있나
할 수 있습니다. 보호처분 결정에 대한 항고권은 검사와 행위자 쪽에만 있지만, 처분을 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그 법정대리인도 항고할 수 있습니다. 조건은 그 결정이 현저히 부당할 것, 기간은 결정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입니다.
실제로 피해자가 불복을 고민하는 쪽은 대개 제1호 결정입니다. 처분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사건이 그대로 끝나 버리는 경우입니다. 제2호 결정은 오히려 형사 절차로 넘어가는 것이라, 피해자가 바라던 방향일 때도 많습니다.
항고장은 원심 법원에 냅니다. 원심 법원은 3일 이내에 의견서를 붙여 기록을 항고법원으로 보냅니다. 7일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주의
사건이 검사에게 돌아가는 동안 가정보호사건의 틀 안에서 받던 보호가 끊길까 걱정된다면, 피해자보호명령을 따로 청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퇴거 등 격리,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같은 명령을 피해자 본인이 직접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정리
가정보호사건의 불처분은 두 종류입니다. 보호처분이 필요 없다는 제1호 결정은 사건을 가정법원에서 끝내고, 보호사건으로 다루기 적당하지 않다는 제2호 결정은 사건을 검사나 원래 형사법원으로 되돌려 보냅니다.
되돌아간 사건에는 보호처분 확정에 따른 재기소 금지가 걸리지 않고, 가정법원에 있던 동안 멈춘 공소시효도 송치 시점부터 다시 흐릅니다. 통지서의 근거 조항을 먼저 확인하고, 처벌 의사와 증거 자료를 다시 정리해 두십시오. 항고 여부를 정할 시간이 7일뿐이니 결정문을 받은 즉시 변호사와 방향을 정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9조, 제11조, 제12조, 제16조, 제17조, 제37조, 제38조, 제49조, 제50조, 제55조의2 · 형법 제260조, 제283조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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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처분을 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이면 남편은 처벌받지 않는 건가요?
결정의 근거에 따라 다릅니다. 보호처분이 필요 없다는 제1호 결정이면 사건이 가정법원에서 끝나지만, 보호사건으로 처리하기 적당하지 않다는 제2호 결정이면 사건이 검사나 원래 형사법원으로 돌아가 형사 절차가 다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사건이 검사에게 돌아가면 다시 경찰 조사부터 받나요?
법은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한다고만 정하고 있습니다. 검사가 기록을 받아 기소 여부를 판단하며, 추가 조사가 필요한지는 사건마다 다릅니다.
가정법원에 있던 기간 때문에 공소시효가 지나지는 않나요?
가정폭력범죄의 공소시효는 사건이 가정법원에 송치된 때부터 정지되고, 제2호 결정으로 사건이 검사에게 송치되거나 원래 법원으로 이송된 때부터 다시 진행됩니다.
피해자도 불처분 결정에 항고할 수 있나요?
처분을 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이 현저히 부당하면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도 항고할 수 있습니다. 결정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항고장을 원심 법원에 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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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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