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을 데리고 부산 친정으로 내려온 지 1년이 넘었습니다. 남편은 결혼 생활 내내 살던 수원 집에 그대로 있습니다. 이혼 소장을 내려고 알아보니 소송은 수원 쪽 가정법원에서 해야 한다고 합니다. 기일마다 아이를 맡기고 왕복 여덟 시간을 오가야 한다는 계산에 막막해진 그는 부산으로 사건을 옮겨 달라고 신청할 수 없는지 묻습니다. 가사소송법에는 이송 조항이 있습니다. 다만 이혼 소송에서는 그 조항이 생각만큼 넓게 열려 있지 않습니다.
이혼 소송의 관할은 누가 정하나
보통의 민사소송은 원고가 여러 법원 가운데 고를 여지가 있습니다. 이혼은 다릅니다.
가사소송법 제22조는 혼인 무효·취소, 이혼 무효·취소, 재판상 이혼의 소를 정해진 가정법원의 전속관할로 묶었습니다. 그리고 그 법원을 순서대로 정합니다. 앞 순서에 해당하면 뒤 순서는 볼 필요가 없습니다.
| 순서 | 부부의 사정 | 관할 가정법원 |
|---|---|---|
| 1 | 부부 둘 다 같은 가정법원 관할 구역에 보통재판적이 있음 | 그 가정법원 |
| 2 | 마지막으로 함께 살던 곳의 관할 구역에 한쪽이 아직 남아 있음 | 그 가정법원 |
| 3 | 위 두 경우가 아니고 한쪽이 다른 쪽을 상대로 소송 | 상대방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 |
| 4 | 부부 중 한쪽이 사망 | 생존한 쪽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 |
| 5 | 부부 모두 사망 | 어느 한쪽의 마지막 주소지 |
도입부의 사례는 두 번째 줄에 걸립니다. 부부가 마지막으로 함께 산 곳이 수원이고 남편이 아직 그 관할 구역에 살고 있으므로, 아내가 지금 부산에 산다는 사정과 관계없이 수원 쪽 가정법원이 관할 법원입니다. 원고가 편한 곳을 고르는 구조가 아닙니다.
제13조 제4항의 이송, 요건은 무엇인가
가사소송법 제13조 제4항은 가정법원이 그 관할에 속하는 가사소송사건에 관하여 현저한 손해 또는 지연을 피하기 위해 필요하면,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으로 사건을 다른 관할가정법원에 이송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요건을 나누면 셋입니다.
- 지금 법원이 그 사건의 관할 법원일 것
- 이송을 받을 법원도 그 사건의 관할 법원일 것
- 현저한 손해나 지연을 피하기 위해 이송이 필요할 것
두 번째 요건이 이혼 소송에서 걸림돌입니다. 조문의 문언이 그냥 다른 법원이 아니라 다른 관할가정법원입니다. 제22조는 순서에 따라 관할 법원을 하나로 좁히는 경우가 많아서, 옮겨 갈 수 있는 또 다른 관할 법원이 처음부터 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아내가 사는 곳이라는 이유만으로 부산이 관할 법원이 되지는 않습니다.
관할 위반 이송과 재량 이송
제13조 제3항은 소송을 받은 법원에 관할권이 없을 때 결정으로 관할 법원에 보내도록 정한 의무 이송입니다. 제4항은 관할권이 있는 법원이 손해나 지연을 피하려고 다른 관할 법원으로 보낼 수 있다는 재량 이송입니다. 둘은 출발점이 다릅니다.
그러면 이송 신청이 의미 있는 경우는 언제인가
관할 법원이 둘 이상 생기는 구조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혼과 함께 위자료, 재산분할, 양육 문제를 다투는 사건은 여러 청구가 얽힙니다. 가사소송법 제14조는 청구 원인이 같은 사실관계에 기초한 여러 가사사건을 하나의 소로 낼 수 있게 하고, 관할 법원이 서로 다를 때는 그 가운데 한 청구에 관할권이 있는 가정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혼이 아닌 다른 가사소송사건이라면 피고의 보통재판적을 기준으로 관할이 정해지는 원칙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관할 법원이 복수가 되는 사건에서 한 법원에 계속 남는 것이 당사자에게 현저한 손해나 지연을 준다면, 그때 제4항의 이송을 구할 수 있습니다. 증인과 증거가 대부분 다른 지역에 있거나, 한쪽의 건강 사정으로 장거리 출석이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가 그런 예입니다.
신청서에는 무엇을 적어야 하나
막연히 멀다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현저한 손해나 지연이고, 이를 신청하는 쪽이 구체적으로 보여 줘야 합니다.
이송 신청서에 담을 것
· 이송을 받을 법원도 이 사건의 관할 법원인 근거
· 지금 법원에서 계속할 때 생기는 손해나 지연의 구체적 내용
· 출석이 어려운 사정 (건강, 어린 자녀 돌봄, 직장)과 그 증빙
· 주요 증인과 증거가 있는 곳
이송 결정과 이송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에는 모두 즉시항고를 할 수 있어서, 어느 쪽이든 불복하면 결정이 확정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린다는 점도 계산에 넣으셔야 합니다.
이송이 어렵다면 거리 부담은 어떻게 줄이나
이송이 막힌다고 손을 놓을 일은 아닙니다. 쓸 수 있는 장치가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조정 단계의 관할입니다. 재판상 이혼은 원칙적으로 조정을 먼저 거치는 사건이고, 가사조정사건은 그에 상응하는 소송을 관할하는 가정법원뿐 아니라 당사자가 합의로 정한 가정법원도 관할합니다. 상대도 이동이 부담스러운 처지라면 중간 지점이나 한쪽에 가까운 법원에서 조정을 진행하자는 합의를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둘째, 대리인 출석입니다. 가사사건은 본인 출석이 원칙이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재판장이나 조정장의 허가를 받아 대리인을 출석하게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기일을 대신할 수는 없더라도 출석 횟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셋째, 기일 조율입니다. 아이 돌봄이나 직장 사정을 미리 밝혀 두면 기일 지정에 반영될 여지가 생깁니다.
정리
이혼 소송은 가사소송법 제22조가 정한 순서에 따라 관할 가정법원이 정해집니다. 원고가 사는 곳이라는 이유만으로 관할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제13조 제4항의 이송은 현저한 손해나 지연을 피하기 위해 다른 관할 법원으로 보내는 제도여서, 받을 법원에도 관할이 있어야 합니다.
이송이 어렵다면 조정 단계의 합의 관할, 대리인 출석 허가, 기일 조율로 부담을 줄이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소장을 내기 전에 내 사건의 관할이 어디인지, 함께 낼 청구는 무엇인지부터 변호사와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가사소송법 제7조, 제13조, 제14조, 제22조, 제50조, 제51조
13년차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부동산 전문변호사가 부산·울산·창원·대구·제주 권역에서 같은 유형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사건의 갈림길에서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시다면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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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제가 사는 곳 가정법원에 이혼 소장을 내면 안 되나요?
재판상 이혼은 가사소송법 제22조가 정한 순서에 따른 전속관할입니다. 부부가 마지막으로 함께 산 곳에 상대가 아직 살고 있다면 그곳 가정법원이 관할이므로, 내가 사는 곳 법원에 낸다고 관할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멀다는 이유만으로 이송 신청이 받아들여지나요?
이송은 현저한 손해나 지연을 피하기 위해 필요할 때 다른 관할 가정법원으로 보내는 제도입니다. 거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송받을 법원에도 관할이 있어야 하고, 손해나 지연을 구체적으로 보여 줘야 합니다.
이송 결정이 나면 상대가 다툴 수 있나요?
이송결정과 이송신청 기각결정에는 모두 즉시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
조정은 다른 법원에서 할 수 있나요?
가사조정사건은 상응하는 소송의 관할 가정법원 외에 당사자가 합의로 정한 가정법원도 관할합니다. 상대와 합의가 된다면 조정 장소를 조정할 여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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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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