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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17일조회 0

혼전 재산 약정, 결혼 뒤 고칠 때는 법원 허가

결혼 전 남편이 운영하던 가게의 수익은 각자 관리하고, 아내 명의 아파트의 관리는 남편이 맡는다고 적은 약정서가 서랍 속에 있습니다. 그때는 서로를 믿었고 등기까지 마쳤습니다. 결혼 7년째, 남편이 그 아파트를 담보로 무리하게 돈을 빌려 쓴 사실을 알게 된 아내는 약정을 고치고 싶어졌습니다. 둘이 다시 합의서를 쓰면 되는 일일까요. 민법은 혼인 전에 맺은 부부재산약정을 혼인 중에는 함부로 바꾸지 못하게 묶어 두었습니다. 그 묶음을 푸는 방법이 법원 허가입니다.

결혼 뒤에는 왜 둘이 합의해도 못 바꾸나

민법 제829조 제2항 본문은 짧습니다. 혼인 성립 전에 재산에 관해 약정했다면 혼인 중 이를 변경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거래 상대방과 가족을 함께 보호하려는 데 있습니다. 부부재산약정은 등기를 해야 제3자에게 주장할 수 있는 약정입니다. 부부가 형편에 따라 수시로 고칠 수 있다면, 그 등기를 믿고 거래한 사람은 언제 내용이 바뀔지 모르는 위험을 떠안게 됩니다. 혼인 중 한쪽이 다른 쪽에게 압박을 받아 불리한 변경에 응하는 일도 막아야 합니다.

그래서 합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법원 허가는 어떤 경우에 받을 수 있나

제2항 단서가 예외를 둡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법원의 허가를 얻어 변경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정당한 사유인지 조문은 목록을 주지 않습니다. 결혼 당시 예상하지 못한 사정 변화가 있었는지, 변경이 어느 한쪽이나 채권자에게 부당한 손해를 주지 않는지, 부부 모두 자유로운 의사로 원하는지 같은 사정이 함께 고려될 것입니다. 사업 실패로 관리 구조가 현실과 맞지 않게 되었거나, 자녀 교육비 마련을 위해 재산 운용 방식을 바꿔야 하는 경우를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이 허가는 가사소송법이 정한 라류 가사비송사건입니다. 라류 사건은 조정을 먼저 거쳐야 하는 사건 목록에 들어 있지 않으므로 가정법원에 바로 허가를 청구합니다.

부부재산약정
혼인 전에 부부가 서로의 재산을 누가 소유하고 관리하며 어떻게 나눌지 미리 정해 두는 계약입니다. 약정이 없으면 각자 혼인 전부터 가진 재산과 혼인 중 자기 이름으로 얻은 재산은 각자의 특유재산이 되고, 누구 것인지 분명하지 않은 재산은 부부 공유로 추정됩니다.

상대가 재산을 위태롭게 관리할 때 쓰는 길

도입부의 아내처럼 상대가 약정에 따라 맡은 재산을 함부로 다루는 경우에는 다른 조항이 더 직접적입니다.

제829조 제3항은 약정에 따라 한쪽이 다른 쪽의 재산을 관리하다가 부적당한 관리로 그 재산을 위태롭게 했다면, 다른 쪽이 자기가 관리하겠다고 법원에 청구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 재산이 약정으로 부부 공유가 되어 있다면 분할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상대가 동의하지 않아도 됩니다. 관리를 맡은 쪽이 잘못했다는 것이 청구의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청구는 가사소송법상 마류 가사비송사건이어서, 심판을 청구하기 전에 먼저 조정을 신청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위태롭게 했다는 점은 청구하는 쪽이 보여 줘야 합니다.

  • 약정서 사본과 부부재산약정 등기 내용
  • 담보 설정, 임대, 처분 등 관리 행위를 보여 주는 등기부와 계약서
  • 대출 내역, 연체 통지, 경매 예고처럼 위험을 보여 주는 서류
  • 관리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던 메시지나 내용증명
하고 싶은 것근거법원 절차조정을 먼저 거치나
약정 내용 자체를 바꾸기민법 제829조 제2항 단서부부재산약정 변경 허가 (라류 가사비송)아니오
배우자가 맡은 관리를 내가 가져오기민법 제829조 제3항재산관리자 변경 처분 (마류 가사비송)예
약정으로 공유가 된 재산 나누기민법 제829조 제3항공유재산 분할 처분 (마류 가사비송)예
바뀐 내용을 제3자에게 주장하기민법 제829조 제5항변경 사항 등기해당 없음

허가나 심판을 받은 뒤 꼭 남은 절차

법원 결정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제829조 제5항은 법원 허가로 약정을 바꾸거나, 관리자를 변경하거나, 공유재산을 분할했을 때 그 등기를 하지 아니하면 부부의 승계인이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관리자가 남편에서 아내로 바뀌었다는 결정을 받아 놓고 등기를 미루면, 그 사이 남편과 거래한 사람에게 바뀐 내용을 내세우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결정문을 받으면 등기까지 한 번에 마무리하는 일정을 잡으십시오. 처음 혼인 전 약정을 등기했던 방식과 같은 흐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주의
허가 없이 혼인 중 둘이 새로 쓴 각서는 혼전 약정을 바꾸는 효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나중에 이혼이나 상속 과정에서 그 각서를 근거로 재산을 주장하면 상대나 다른 상속인이 혼인 중 변경 금지를 들어 다툴 수 있습니다. 바꿔야 할 이유가 생겼다면 법원 허가라는 정식 경로를 밟아 두는 것이 뒤탈이 없습니다.

이혼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무엇이 달라지나

약정을 고치는 절차와 이혼은 서로 다른 길입니다.

혼인을 유지하면서 재산 관리만 바로잡고 싶다면 위의 허가나 관리자 변경 청구가 맞습니다. 이미 이혼을 결심했다면 이혼 소송에서 재산분할로 정리하면서, 그 전에 상대가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가압류나 가처분 같은 보전처분을 함께 검토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혼전 약정이 재산분할에서 어떤 무게를 갖는지는 약정 문구에 따라 달라지므로, 약정서를 놓고 구체적으로 따져 봐야 합니다.

정리

혼인 전에 맺은 부부재산약정은 혼인 중 마음대로 바꿀 수 없습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가정법원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이 허가 청구는 조정 없이 바로 낼 수 있습니다.

상대가 맡은 재산을 위태롭게 관리하고 있다면 관리권을 가져오거나 공유재산을 나누는 청구가 따로 있고, 이쪽은 조정부터 거칩니다. 어느 길이든 결정 뒤에는 등기를 마쳐야 제3자에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 내 사정이 어느 조항에 맞는지, 이혼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지는 약정서를 들고 변호사와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829조, 제830조, 제831조 · 가사소송법 제2조, 제50조

관련 안내: 부산 이혼변호사 · 이혼·가사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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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혼인 중에 부부가 합의서를 새로 쓰면 혼전 약정이 바뀌나요?

민법은 혼인 전 부부재산약정을 혼인 중 변경하지 못하게 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법원 허가를 얻어야 변경할 수 있게 했습니다. 허가 없이 쓴 합의서로는 약정 변경의 효력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변경 허가를 받으려면 조정부터 해야 하나요?

부부재산약정 변경 허가는 라류 가사비송사건이어서 조정 전치 대상이 아닙니다. 가정법원에 바로 허가를 청구하면 됩니다.

남편이 제 재산을 맡아 관리하다가 담보를 잡혀 버렸습니다.

약정에 따라 재산을 관리하는 쪽이 부적당한 관리로 재산을 위태롭게 했다면, 다른 쪽은 자기가 관리하겠다고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공유재산이라면 분할 청구도 가능하며, 이 청구는 먼저 조정을 거칩니다.

법원 결정을 받았는데 등기는 꼭 해야 하나요?

법원 허가나 처분으로 관리자를 바꾸거나 공유재산을 분할했다면 그 등기를 하지 않으면 부부의 승계인이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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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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