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국인이고 남편은 외국 국적입니다. 혼인신고를 하고 1년쯤 뒤 부산에서 아이를 낳았는데, 남편 나라 대사관에서 친자 관계를 확인하는 서류를 따로 내라고 해서 혼란스럽습니다. 아이와 남편의 친자관계는 한국 법으로 정해지는 건가요, 남편 나라 법으로 정해지는 건가요?
본인 사안은 국제결혼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친자관계가 어느 나라 법으로 성립하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이가 태어날 때 부부 중 어느 한쪽의 본국법으로 친자관계가 성립하면 충분하므로, 한국 국적인 어머니 쪽 민법으로 인정된다면 남편 나라 법을 따로 맞추지 않아도 됩니다.
■ 기준은 출생 당시 부부 중 한쪽의 본국법입니다
국제사법 제67조 제1항은 혼인 중의 부모와 자녀 관계가 성립하는지를 자녀가 태어날 당시 부부 중 한쪽의 본국법에 따라 정하도록 했습니다. 한쪽이라는 표현이 중요합니다. 남편 나라 법과 한국 법을 모두 통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둘 가운데 하나만 친자관계를 인정해도 성립합니다. 아이에게 부모가 생기는 길을 되도록 넓혀 두려는 설계입니다. 시점도 출생 당시로 못 박혀 있어서, 그 뒤 남편이 국적을 바꾸거나 부부가 이혼해도 판단의 기준이 되는 법은 바뀌지 않습니다.
■ 한국 민법으로 보면 남편의 아이로 추정됩니다
어머니가 한국인이시니 한국 민법부터 대어 보면 됩니다. 민법 제844조는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자녀로 추정하고, 혼인이 성립한 날부터 200일 뒤에 태어난 아이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봅니다. 혼인신고를 하고 1년쯤 지나 부산에서 낳으셨다면 이 추정이 그대로 걸립니다. 남편 국적이 어디이든 한국 법상으로는 이미 남편의 아이라는 뜻이고, 이것만으로 국제사법이 요구하는 성립 요건이 채워집니다.
■ 남편이 이중국적이거나 출산 전에 사망했다면
남편 쪽 본국법을 따져야 할 때 두 가지 변수가 생깁니다. ① 남편이 국적을 둘 이상 가졌다면 국제사법 제16조에 따라 가장 밀접한 나라의 법을 본국법으로 보고, 그 가운데 하나가 한국 국적이면 한국 법을 본국법으로 봅니다. ② 남편이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면 제67조 제2항에 따라 사망 당시의 본국법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어느 쪽이든 어머니 쪽 한국 법으로 이미 성립한다면 결론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 대사관이 요구하는 서류는 다른 절차입니다
남편 나라 대사관에서 친자 관련 서류를 따로 달라고 하는 것은 대개 아이에게 그 나라 국적을 주거나 그 나라 신분 기록에 올리기 위한 절차입니다. 이것은 그 나라가 자기 법으로 정하는 별개의 문제라서, 한국에서 친자관계가 성립했는지와는 층위가 다릅니다. 한국 쪽에서는 출생신고를 마치고 가족관계증명서와 기본증명서를 떼어 두시면 아버지가 남편으로 올라가 있는지 바로 확인됩니다. 대사관 서류는 그 증명서의 번역본을 함께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친자관계가 성립한 뒤의 문제는 다른 조문이 맡습니다
친권이나 양육처럼 부모와 아이 사이의 법률관계는 국제사법 제72조가 따로 정합니다. 부모와 아이의 본국법이 모두 같으면 그 법을, 그렇지 않으면 아이의 일상거소지법을 따릅니다. 아이가 부산에서 자라고 있다면 한국 법이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나중에 친자관계를 두고 다툼이 생기더라도 아이가 한국에 살고 있으면 제57조에 따라 한국 법원에서 다룰 수 있습니다. 지금은 증명서 확인과 대사관 서류 준비에 집중하시면 충분합니다.
참조 조문
국제사법 제16조, 제57조, 제67조, 제72조 · 민법 제84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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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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