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아빠가 끝내 아이를 자기 호적에 올리지 않아 인지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혼 소송에서는 판사가 친권자와 양육 문제를 미리 합의해 보라고 권한다던데, 혼인한 적도 없는 저희 같은 경우에도 그런 절차를 거치는지 궁금합니다. 아이는 지금 네 살입니다.
본인 사안은 인지청구 소송에서 아이의 친권과 양육 문제를 어떻게 함께 다루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 가사소송법 제28조가 이혼 소송의 협의 권고 규정을 인지청구의 소에 끌어다 쓰므로, 법원은 판결에 앞서 친권자와 양육·면접교섭을 미리 협의하라고 권고해야 합니다.
■ 제28조가 어떤 조문을 끌어오는지
제28조는 한 문장 안에서 소송마다 다른 조문을 붙여 줍니다. 인지무효의 소에는 제23조와 제24조를, 인지취소·인지에 대한 이의·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의 소에는 제24조를, 그리고 인지청구의 소에는 제25조 제1항을 준용합니다. 제25조 제1항은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재판상 이혼 등을 심리할 때 청구가 받아들여질 경우를 대비해 ① 친권자로 지정될 사람, ② 양육과 면접교섭권에 관해 부모가 미리 협의하도록 권고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혼인한 적이 없는 부모라도 인지청구 소송이라면 이 권고를 거치게 됩니다.
■ 판결 전에 협의를 권하는 까닭
민법 제909조 제5항은 인지청구의 소에서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친권자를 정하도록 했습니다. 판결이 나는 순간 아버지가 법률상 생기고, 그와 동시에 아이의 친권자도 정해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법원이 혼자 정하기 전에 부모의 뜻을 먼저 모아 보라는 것이 권고의 자리입니다. 같은 법 제864조의2는 인지된 아이에게 이혼 때의 양육책임과 면접교섭권 규정을 준용하므로, 친권뿐 아니라 양육 전반이 한꺼번에 테이블에 오릅니다.
■ 협의할 때 미리 정리해 둘 항목
민법 제837조 제2항이 양육 협의에 담아야 할 것을 적어 두었습니다. ① 양육자를 누구로 할지, ② 양육비를 어떻게 나누어 부담할지, ③ 면접교섭을 할지와 그 방법입니다. 여기에 ④ 친권자 지정까지 더하면 네 가지입니다. 아이가 지금 4살이라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비용처럼 당장 드는 돈을 기준으로 월 양육비 액수, 지급일, 면접교섭 횟수와 장소를 구체적인 숫자로 적어 가는 편이 조정 자리에서 이야기를 빠르게 진전시킵니다. 협의 내용이 아이의 복리에 반하면 법원은 보정을 명하거나 직권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 소송 자체는 이렇게 흘러갑니다
인지청구의 소는 가사소송법 제26조 제2항에 따라 상대방인 아버지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이 전속으로 맡고, 나류 사건이라 제50조에 따라 조정부터 거칩니다. 혈연이 다툼이 되면 법원은 제29조에 따라 유전자 검사 등을 받으라고 명할 수 있습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제67조에 따라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그 뒤에도 거부하면 30일 범위의 감치가 붙을 수 있습니다.
■ 협의가 끝내 안 된다면
권고는 강제가 아닙니다. 아버지가 협의 자체를 거부해도 소송은 계속되고, 친권자는 판결에서 법원이 직권으로 정합니다. 양육자와 양육비는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청구에 따라 결정하므로, 소장을 낼 때 양육에 관한 처분을 함께 청구해 두면 한 번의 절차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아이 출생 이후의 사정과 상대의 소득 자료를 모아 변호사와 청구 범위를 정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가사소송법 제23조, 제24조, 제25조, 제26조, 제28조, 제29조, 제50조, 제67조 · 민법 제837조, 제837조의2, 제864조의2, 제90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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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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