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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11일조회 0

성 변경·실종 같은 라류 심판, 심문 생략 결정

재혼한 엄마가 초등학생 아들의 성을 새아빠 성으로 바꾸고 싶어 가정법원에 허가를 청구했습니다. 청구서를 내고 몇 달이 지나도록 법원에서는 한 번도 부르지 않았고, 어느 날 우편으로 심판서가 왔습니다. 결과는 인용이었지만 이유를 적는 칸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판사 얼굴 한 번 보지 못하고 아이 이름이 바뀌어도 되는지, 이유 없는 심판서는 무엇을 근거로 믿어야 하는지 묻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가사소송법은 이 절차를 일부러 이렇게 설계했습니다.

한 번도 부르지 않은 것이 절차 잘못인가

잘못이 아닙니다.

가사소송법 제45조는 라류 가사비송사건의 심판을 사건관계인을 심문하지 아니하고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법원이 서면만 보고 판단해도 된다는 뜻입니다. 자녀의 성과 본 변경 허가, 실종 선고와 그 취소, 상속 포기 신고의 수리, 유언 검인 같은 사건이 모두 이 라류에 들어갑니다.

물론 할 수 있다는 것이지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서류만으로 판단이 서지 않으면 법원은 당사자를 부를 수도 있고, 가사조사관에게 조사를 맡길 수도 있습니다. 부르지 않았다는 사실은 대개 서면으로 충분했다는 판단의 결과입니다.

왜 라류만 이렇게 가볍게 짰을까

라류 사건의 공통점은 맞서는 상대방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성을 바꿔 달라는 청구에는 이를 다투는 피고가 없고, 실종 선고를 구하는 청구에도 반대편 당사자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법원이 후견적인 입장에서 허가하거나 확인해 주는 사건입니다.

상대방이 있는 마류 사건과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선명합니다. 재산 분할이나 양육비처럼 두 사람의 이해가 정면으로 부딪히는 사건에 대해서는 제48조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심문을 하여야 한다고 정했습니다.

구분라류 가사비송마류 가사비송
대표 사건성·본 변경, 실종 선고, 상속 포기 수리재산 분할, 양육, 부양, 친권자 변경
상대방없음있음
심리 방법심문 없이 가능 (제45조)원칙적으로 심문 (제48조)
심판서 이유생략 가능 (제39조 제3항)기재
조정 전치없음먼저 조정 (제50조)

다툼이 없으니 서로의 말을 듣고 반박할 기회를 주는 절차가 덜 필요하다는 논리입니다. 신속하게 처리해야 할 사건이 많다는 현실도 깔려 있습니다.

그래도 반드시 불러야 하는 경우가 있다

제45조에는 단서처럼 작동하는 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이 법과 다른 법률 또는 대법원규칙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부분입니다.

가장 큰 예외가 후견입니다. 후견개시 심판도 라류이지만 제45조의2가 의사의 정신감정을, 제45조의3이 본인과 후견인이 될 사람의 진술 청취를 따로 요구합니다. 개시와 종료 심판에서는 본인을 직접 심문하도록 했습니다.

민법에도 이런 규정이 흩어져 있습니다.

  • 성년 입양에서 부모의 동의를 갈음하는 심판을 할 때는 그 부모를 심문해야 합니다 (민법 제871조 제2항).
  • 피성년후견인의 입양에서 후견인 동의 없이 허가할 때는 후견인이나 부모를 심문해야 합니다 (민법 제873조 제3항).

공통점은 누군가의 동의권이나 자기결정이 법원 판단으로 대체되는 장면이라는 것입니다. 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는 대체할 수 없다고 본 셈입니다.

이유가 비어 있는 심판서, 무엇을 뜻하나

제39조 제2항은 심판서에 당사자와 법정대리인, 주문, 이유, 법원을 적도록 합니다. 그런데 제3항이 라류 심판서에는 이유를 적지 아니할 수 있다고 길을 터 두었습니다.

인용된 경우라면 크게 문제 될 일이 없습니다. 주문에 허가한다는 문장이 있으면 그것으로 가족관계등록 정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기각이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무엇이 부족했는지 모르는 채 다시 청구하거나 불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기록 열람으로 법원이 무엇을 보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 되고, 다시 청구한다면 앞서 낸 서면에서 빠진 사정이 무엇이었는지를 스스로 찾아 메워야 합니다.

효력은 언제 생기고, 불복은 어떻게 하나

제40조에 따라 심판은 받을 사람이 고지받은 때 효력이 생기지만, 즉시항고가 허용되는 심판이라면 확정되어야 비로소 효력이 있습니다.

즉시항고는 아무 심판에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43조 제1항이 대법원규칙으로 따로 정하는 경우에만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고 한정했고, 제5항은 그 기간을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날부터 14일로 정했습니다. 내 사건이 그 목록에 드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니, 심판서를 받으면 날짜를 적어 두고 바로 따져 보셔야 합니다.

주의
실종 선고처럼 재산과 신분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심판도 라류입니다. 실종 선고를 받은 사람은 기간이 끝난 때 사망한 것으로 보므로, 상속과 혼인 관계까지 함께 움직입니다. 심문 없이 끝날 수 있는 절차라고 가볍게 볼 사건이 아닙니다.

심문이 없으니 청구서가 전부다

결국 라류 사건에서는 서면이 법정 진술을 대신하므로, 판사에게 말로 덧붙일 기회가 없을 수 있다는 전제로 청구서를 써야 합니다.

성·본 변경이라면 민법 제781조 제6항이 기준을 자녀의 복리로 정해 두었습니다. 아이가 지금 어떤 성으로 불리며 생활하는지, 학교에서 겪는 일, 아이 자신의 생각, 친아버지와의 관계와 그의 의견까지 서면에 담아야 판단 재료가 됩니다. 친아버지가 반대한다면 그 이유와 그에 대한 반론도 미리 적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법원이 그를 따로 부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종 선고라면 기간이 핵심입니다. 보통의 실종은 생사불명 5년, 전쟁이나 침몰·추락 같은 위난이라면 위난이 끝난 뒤 1년이 요건이므로, 마지막 연락 날짜와 경찰 신고 기록, 출입국 사실처럼 그 기간을 증명할 자료를 빠짐없이 붙여야 합니다. 법원이 제출된 자료만으로 기간을 계산하게 된다고 생각하면, 날짜가 비는 구간을 남기지 않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리

라류 가사비송사건은 상대방이 없는 사건이라 법원이 심문 없이 판단할 수 있고, 심판서의 이유도 생략할 수 있습니다. 한 번도 부르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절차를 문제 삼기는 어렵습니다. 서면만으로 충분하다고 본 결과일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후견처럼 법률이 진술 청취와 심문을 따로 요구하는 사건은 예외이고, 불복도 대법원규칙이 허용한 경우에만 14일 안에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절차의 승부처는 처음 내는 청구서이므로, 소명이 까다로운 사안이라면 제출 전에 변호사와 함께 빠진 사정이 없는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가사소송법 제2조, 제39조, 제40조, 제43조, 제45조, 제45조의2, 제45조의3, 제48조, 제50조 · 민법 제27조, 제28조, 제781조, 제871조, 제87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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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성 변경 허가 심판에 친아빠가 반대하면 법원이 꼭 부르나요?

라류 사건은 원칙적으로 심문 없이 판단할 수 있지만, 필요하다고 보면 법원이 관계인의 의견을 듣거나 조사를 명할 수 있습니다. 친아버지의 의견이 판단에 중요한 사안이라면 청구서 단계에서 그 사정을 정리해 내는 편이 좋습니다.

기각 심판서에 이유가 없어서 왜 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라류 심판서는 이유를 생략할 수 있습니다. 사건 기록을 열람해 법원이 어떤 자료를 보았는지 확인하고, 즉시항고가 허용되는 심판인지와 다시 청구할 때 보완할 점을 함께 검토하십시오.

실종 선고 심판도 서면만으로 끝날 수 있나요?

실종 선고와 그 취소는 라류 사건이어서 심문 없이 심판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생사불명 기간을 증명하는 자료가 청구서에 빠짐없이 붙어 있어야 합니다.

후견개시 심판도 라류라면서 왜 본인을 직접 불렀나요?

가사소송법이 후견 관련 심판에서 본인과 후견인이 될 사람의 진술을 듣도록 따로 정했고, 개시와 종료 심판에서는 본인 심문까지 요구합니다. 심문 생략 규정보다 이 특별 규정이 먼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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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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