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국적의 남편과 재혼한 지 두 해째, 남편이 전남편 사이에서 난 아홉 살 딸을 자기 아이로 입양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남편 나라의 법만 보면 배우자의 자녀를 입양하는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다고 들었는데, 한국에 있는 아이의 친아버지가 연락을 끊은 지 오래라 그의 동의가 꼭 필요한지가 걸립니다. 남편의 법으로 입양이 성립한다면 한국 아이의 친부 동의는 건너뛰어도 되는 것일까요. 국제사법은 이 질문에 두 조문으로 답하는데, 두 번째 조문이 첫 번째 조문의 결론을 뒤집어 놓습니다.
입양은 어느 나라 법으로 판단하나
국제사법 제70조는 짧습니다. 입양 및 파양은 입양 당시 양부모의 본국법에 따른다는 한 문장입니다. 계부가 캐나다 국적이면 입양의 요건과 효력은 캐나다 법으로 봅니다. 양자가 될 아이의 국적은 이 조문에서 기준이 아닙니다.
그래서 입양이 가능한 나이, 부부가 함께 입양해야 하는지, 법원의 허가가 필요한지 같은 기본 요건은 양부모의 법이 정합니다. 남편 나라의 법이 배우자의 자녀를 입양할 때 간이한 절차를 두고 있다면 그 절차가 적용되는 것이 맞습니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친부의 동의는 캐나다 법이 요구하는지에 달린 것처럼 보입니다.
아이의 본국법은 왜 다시 끼어드나
제71조 때문입니다. 제68조부터 제70조까지에 따른 부모·자녀관계의 성립에 관하여 자녀의 본국법이 자녀 또는 제3자의 승낙이나 동의 등을 요건으로 할 때에는 그 요건도 갖추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입양의 준거법이 양부모의 법이더라도, 자녀의 본국법이 요구하는 동의 요건은 따로 더 충족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조문의 구조가 중요합니다. 두 법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양부모의 법에 자녀의 법이 정한 동의를 얹는 방식입니다. 입양이 아이의 신분을 바꾸는 일이므로 아이가 속한 나라가 보호 장치로 둔 동의 요건을 외국의 양부모 법이 걷어내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딸이 한국 국적이면 그 본국법은 민법이고, 민법이 미성년자 입양에 요구하는 동의와 승낙이 전부 적용 대상이 됩니다.
누적적 적용
어떤 법률관계에 두 나라 법을 모두 갖추도록 요구하는 방식입니다. 국제사법 제71조는 입양의 준거법인 양부모의 본국법에 더하여 자녀의 본국법이 정한 동의 요건을 함께 충족하도록 하므로, 둘 중 더 엄격한 쪽이 사실상 기준이 됩니다.
민법이 요구하는 동의와 승낙은 무엇인가
세 겹입니다. 민법 제870조 제1항은 양자가 될 미성년자는 부모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제869조는 13세 이상이면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 아이 본인이 승낙하고 13세 미만이면 법정대리인이 대신 승낙하도록 합니다. 여기에 제867조가 미성년자 입양에 가정법원의 허가를 요구합니다.
아홉 살 딸이라면 법정대리인인 어머니가 대신 승낙하고, 부모인 친아버지와 어머니의 동의가 있어야 하며,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제71조가 「승낙이나 동의 등」이라고 적고 있어 부모의 동의와 법정대리인의 승낙은 분명히 들어가고, 법원의 허가가 그 「등」에 들어가는지는 다툼이 있을 수 있으나 실무에서는 허가까지 받아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동의와 승낙은 입양 허가가 있기 전까지 철회할 수 있습니다.
| 요건 | 근거 | 이 사안 |
|---|---|---|
| 입양의 기본 요건 | 국제사법 제70조, 양부모 본국법 | 캐나다 법 |
| 부모의 동의 | 국제사법 제71조, 민법 제870조 | 친부와 어머니 모두 |
| 법정대리인의 승낙 | 민법 제869조 제2항 | 13세 미만이라 어머니가 대신 |
| 가정법원 허가 | 민법 제867조 | 받아 두는 것이 안전 |
연락이 끊긴 친부의 동의는 어떻게 하나
민법이 예외를 둡니다. 제870조 제1항 단서는 부모의 소재를 알 수 없는 등의 사유로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 동의를 요구하지 않고, 제2항은 부모가 3년 이상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거나 자녀를 학대·유기한 경우 동의를 거부하더라도 가정법원이 허가할 수 있게 합니다. 이때 법원은 그 부모를 심문해야 합니다.
연락이 끊겼다는 사정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주소도 연락처도 전혀 알 수 없어 소재 불명이면 단서가 적용되고, 소재는 알지만 답이 없는 경우라면 3년 이상 양육비를 보내지 않은 사실을 들어 제2항으로 갑니다. 송금 내역이 끊긴 시점과 연락을 시도한 기록을 모아 두어야 어느 쪽이든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이 예외 역시 제71조를 통해 그대로 적용됩니다. 자녀의 본국법이 동의를 요건으로 하되 그 예외까지 함께 정하고 있으니, 예외에 해당하면 동의 요건을 갖춘 것과 같이 다루는 것이 조문에 맞습니다.
- 남편의 본국법이 정한 입양 요건과 절차를 확인합니다.
- 친부의 소재를 확인하고 연락 시도 기록을 남깁니다.
- 3년 이상 양육비가 끊긴 사실을 송금 내역으로 정리합니다.
- 어머니의 동의와 법정대리인 승낙서를 준비합니다.
- 가정법원에 미성년자 입양 허가를 청구합니다.
어느 나라 법원에 내고, 친양자로도 할 수 있나
관할은 국제사법 제58조 제1항이 정합니다. 입양의 성립에 관한 사건은 양자가 될 사람 또는 양친이 될 사람의 일상거소가 대한민국에 있으면 우리 법원에 관할이 있습니다. 딸이 한국에 살고 있으니 한국 법원에 청구할 수 있고, 국내 관할은 가사소송법 제44조에 따라 양자가 될 사람의 주소지 가정법원입니다.
친양자 입양은 별도의 문제입니다. 민법 제908조의2 제1항 제1호 단서는 1년 이상 혼인 중인 부부의 한쪽이 배우자의 친생자를 친양자로 하는 경우를 허용하고, 같은 항 제3호는 친생부모의 동의를 요구하되 소재 불명이면 예외로 둡니다. 다만 친양자 입양은 친부와의 친족관계를 끝내는 효과가 있어 법원의 심사가 더 엄격하고, 양부모의 본국법이 그런 유형의 입양을 알고 있는지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일반 입양을 먼저 검토하고 친양자는 그 다음 단계로 두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정리
외국인 계부의 입양은 양부모의 본국법이 기본 준거법이지만, 국제사법 제71조에 따라 한국 국적 아이의 본국법인 민법이 요구하는 부모의 동의와 법정대리인의 승낙을 함께 갖추어야 합니다.
연락이 끊긴 친부는 소재 불명이면 동의 없이, 3년 이상 부양을 하지 않았다면 법원의 심문을 거쳐 허가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남편 나라의 법만 믿고 신고부터 하시기보다, 친부의 소재와 송금 기록을 정리하신 뒤 한국 가정법원의 허가 절차를 변호사와 함께 밟으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국제사법 제58조, 제70조, 제71조 · 민법 제867조, 제869조, 제870조, 제874조, 제908조의2 · 가사소송법 제44조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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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남편 나라 법으로 입양하면 한국 친부 동의는 필요 없나요?
필요합니다. 입양의 준거법은 양부모의 본국법이지만, 국제사법 제71조에 따라 자녀의 본국법인 민법이 요구하는 부모의 동의 요건을 따로 갖추어야 합니다.
친아버지와 몇 년째 연락이 안 됩니다.
소재를 전혀 알 수 없으면 동의 없이 진행할 수 있고, 소재는 알지만 3년 이상 양육비를 보내지 않았다면 동의를 거부해도 가정법원이 심문을 거쳐 허가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한국에 사는데 어느 나라 법원에 청구하나요?
양자가 될 사람의 일상거소가 국내에 있으면 국제사법 제58조에 따라 우리 법원에 관할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이의 주소지 가정법원에 허가를 청구합니다.
친양자 입양으로 바로 갈 수 있나요?
배우자의 친생자는 1년 이상 혼인이면 친양자 입양이 가능하지만 친부와의 관계가 끊기는 효과가 있어 심사가 엄격합니다. 일반 입양을 먼저 검토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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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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