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뒤 전처가 열한 살 아들을 데리고 자기 나라로 돌아갔습니다. 아버지는 부산에 남아 매달 송금을 하다가 사업이 기울어 두 해를 거르게 되었고, 전처는 아이 몫의 부양료를 한국 법원에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사는 나라의 법은 부모가 이혼하면 함께 살지 않는 쪽의 부양의무를 아주 좁게 정하고 있어, 그 법대로라면 아들이 아버지에게 받을 수 있는 돈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아이가 외국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부양이 끊기는 결과를 국제사법은 어떻게 막고 있는지가 이 글의 주제입니다.
부양을 어느 나라 법으로 판단하나
국제사법 제73조 제1항이 출발점입니다. 부양의 의무는 부양권리자의 일상거소지법에 따른다는 원칙이 먼저 나옵니다. 부양을 받을 사람이 실제로 생활하는 곳의 법으로 보겠다는 뜻이고, 아들이 외국에서 일상거소를 두고 있으니 그 나라 법이 1차 기준입니다.
이 원칙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부양료는 받는 사람이 사는 곳의 물가와 생활 수준에 맞아야 쓸모가 있고, 그 사람의 생활을 가장 가까이서 규율하는 법이 일상거소지법이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국적이나 거주지는 1차 기준에서 고려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처가 한국 법원에 청구했더라도 법원은 먼저 아이가 사는 나라의 부양법을 봅니다. 제18조에 따라 그 외국법의 내용은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되 당사자에게 협력을 요구할 수 있으므로, 어느 쪽이든 그 나라 법의 조문과 해석 자료를 내놓게 됩니다.
그 나라 법이 부양을 부정하면 무엇이 바뀌나
여기가 핵심입니다. 제73조 제1항 단서는 일상거소지법에 따를 경우 권리자가 의무자에게서 부양받지 못하게 되는 때에는 당사자의 공통 본국법에 따른다고 정합니다. 1차 기준이 부양을 부정하는 결론을 내면 2차 기준으로 넘어가는 구조입니다.
단서가 겨냥하는 것은 액수가 적다는 사정이 아닙니다. 받을 수 없다는 사정입니다. 아이가 사는 나라의 법이 이혼한 아버지의 부양의무 자체를 인정하지 않거나, 요건이 좁아 이 아이는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전형입니다. 그 법으로도 얼마간은 받을 수 있다면 단서는 작동하지 않고 그 액수로 끝납니다.
2차 기준은 공통 본국법입니다. 아들과 아버지가 모두 한국 국적이면 민법으로 넘어오고, 민법 제974조 제1호는 직계혈족 사이에 서로 부양의무가 있다고 정하므로 아버지의 의무가 살아납니다. 아들이 이중국적이라면 제16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국적 중 하나가 대한민국이면 대한민국 법이 본국법이 되므로 역시 민법이 공통 본국법이 됩니다.
단계적 연결
국제사법이 준거법을 하나로 못 박지 않고 1차 기준으로 결론이 나오지 않을 때 2차 기준으로 넘어가도록 짜 둔 방식입니다. 부양에서는 권리자의 일상거소지법이 부양을 부정하면 공통 본국법으로 옮겨 가며, 받는 사람을 보호하는 쪽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공통 본국법도 없으면 어떻게 되나
아들이 어머니 쪽 국적만 갖고 있고 아버지는 한국 국적이라면 공통 본국법이 없습니다. 제73조 제1항은 거기까지만 적고 있어 그 다음 단계가 조문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때는 일상거소지법의 결론이 그대로 남는다고 읽는 것이 문언에 충실하고, 결과적으로 아들의 국적이 아버지의 부양의무를 좌우하게 됩니다.
국적을 바꿀 수는 없으니 이 경우에는 다른 길을 봐야 합니다.
제73조 제2항은 대한민국에서 이혼이 이루어지거나 승인된 경우 이혼한 당사자 사이의 부양의무는 그 이혼에 적용된 법에 따른다고 정하지만, 이것은 부부 사이의 문제이지 자녀의 부양이 아닙니다. 자녀의 부양은 어디까지나 제1항의 틀 안에서 풀어야 합니다. 다만 이혼 당시 한국 법원의 조정조서나 판결에 양육비 조항이 들어 있었다면, 그 집행권원은 준거법 논의와 별개로 살아 있으므로 그 조항을 근거로 집행을 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둘 다 한국 국민이면 처음부터 민법인가
제73조 제4항이 그 경우를 따로 적었습니다. 부양권리자와 부양의무자가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고 부양의무자가 대한민국에 일상거소가 있으면 처음부터 대한민국 법에 따릅니다. 아들이 외국에 살더라도 한국 국적이고 아버지가 부산에 산다면, 일상거소지법을 거칠 필요 없이 바로 민법으로 판단합니다.
이 사안에서 아들의 국적이 한국이라면 제4항이 제1항보다 먼저 적용되므로, 아이가 사는 나라의 법이 부양을 부정하는지 따질 일 자체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외국에 사는 자녀의 부양 사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그 나라 법의 내용이 아니라 아이의 국적입니다.
| 아들의 국적 | 아버지 | 적용되는 법 |
|---|---|---|
| 한국 | 한국 국민, 국내 일상거소 | 제4항에 따라 처음부터 민법 |
| 한국과 외국 이중국적 | 한국 국민 | 본국법은 한국법, 제4항 또는 공통 본국법으로 민법 |
| 외국만 | 한국 국민 | 일상거소지법, 부양 불가여도 공통 본국법 없음 |
한국 법원에 낼 수는 있나
관할은 준거법과 다른 문제입니다. 제60조 제1항이 부양 사건의 특별관할을 권리자인 아이의 일상거소가 국내일 때로 정하고 있어, 외국에 사는 아들에게는 이 조문이 닿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3조 제1항은 대한민국에 일상거소가 있는 사람에 대한 소에 일반관할을 인정하므로, 피고인 아버지가 부산에 산다는 사정으로 관할이 열립니다.
관할이 열린 뒤 법원이 어느 법을 적용할지는 위에서 본 제73조의 순서를 따릅니다. 부양 사건에서 미성년자가 권리자인 경우 제60조 제3항에 따라 응소에 의한 변론관할 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아버지가 다투지 않고 출석했다는 사정만으로 관할이 보강되지는 않습니다.
민법으로 넘어오면 제977조에 따라 부양의 정도와 방법은 협정이 없는 한 법원이 아들의 생활 정도와 아버지의 자력을 참작해 정합니다. 외국 물가와 환율은 여기서 반영됩니다.
- 아들의 국적을 보여 주는 여권이나 국적 증명
- 아들이 사는 나라의 부양 관련 조문과 해석 자료
- 이혼 당시의 조정조서나 판결문에 적힌 양육비 조항
- 그동안의 송금 내역과 중단 시점
- 아버지의 소득 자료와 아들의 생활비 내역
정리
외국에 사는 자녀의 부양은 자녀의 일상거소지법이 1차 기준이지만, 그 법이 부양을 부정하면 공통 본국법으로 넘어가고, 부모와 자녀가 모두 한국 국민이며 의무자가 국내에 살면 처음부터 민법입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볼 것은 아이의 국적이고, 다음이 그 나라 법의 내용이며, 이혼 당시 양육비 조항이 있었다면 그 집행이 준거법 논의보다 앞섭니다. 부양료 청구를 받으셨거나 하려는 쪽이시라면 아이의 국적 자료와 이혼 당시 서류부터 챙기시고, 어느 단계에서 어떤 법이 적용될지를 변호사와 짚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국제사법 제3조, 제16조, 제18조, 제60조, 제73조 · 민법 제974조, 제975조, 제977조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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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아이가 외국에 살면 그 나라 법으로만 부양을 판단하나요?
1차 기준은 아이의 일상거소지법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 법이 부양을 부정하는 결론을 내면 국제사법 제73조 제1항 단서에 따라 부모와 아이의 공통 본국법으로 넘어갑니다.
아이도 저도 한국 국적인데 아이만 외국에 삽니다.
부양권리자와 의무자가 모두 한국 국민이고 의무자가 국내에 일상거소를 두고 있으면 제73조 제4항에 따라 처음부터 대한민국 법이 적용됩니다. 외국 법을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아이가 외국 국적만 갖고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공통 본국법이 없어 일상거소지법의 결론이 남습니다. 이때는 이혼 당시 한국 법원의 조정조서나 판결에 양육비 조항이 있었는지를 먼저 확인해 그 집행을 구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아이가 외국에 사는데 한국 법원에 청구할 수 있나요?
부양권리자의 일상거소가 외국이면 부양 사건의 특별관할은 없지만, 피고인 부모가 국내에 일상거소를 두고 있으면 일반관할이 인정되어 우리 법원이 맡습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해운대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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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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