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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10일조회 0

외국 노부모 치매, 국내 법원 후견 열어 줄까

베트남 국적의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아들이 요양병원 입원 동의서 앞에서 멈췄습니다. 어머니는 올해 일흔넷이고 두 해 전부터 사람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병원은 보호자 서명으로는 부족하다며 후견인 선임 서류를 요구했고, 은행은 어머니 명의 예금을 아들이 찾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한국에서 12년을 살았지만 국적은 그대로입니다. 외국인의 후견을 우리 법원이 맡아 줄 수 있는지, 맡는다면 어느 나라 법으로 판단하는지가 이 가족이 넘어야 할 첫 문턱입니다.

우리 법원이 사건을 맡을 근거는 어디에 있나

국제사법 제61조 제1항에 있습니다. 성년인 사람의 후견에 관한 사건은 피후견인의 일상거소가 대한민국에 있는 경우, 피후견인이 대한민국 국민인 경우, 피후견인의 재산이 대한민국에 있고 보호할 필요가 있는 경우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면 우리 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이 있다고 정합니다. 셋 중 하나만 맞으면 됩니다.

어머니는 국민이 아니지만 12년째 아들 집에서 생활하고 있으니 첫 번째 사유에 들어갑니다. 일상거소는 주민등록이나 체류자격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의 중심이 실제로 어디에 있느냐의 문제이므로, 체류 기간과 가족, 병원 이용 내역 같은 사정으로 보여 주면 됩니다. 설령 일상거소가 다투어지더라도 어머니 명의 예금이 국내 은행에 있고 그 돈으로 치료비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세 번째 사유가 다시 받쳐 줍니다.

후견은 소송이 아니라 비송사건입니다. 제15조 제2항 제2호가 친족관계에 관한 비송사건의 관할을 제56조부터 제61조까지로 연결해 두었으므로, 비송이라는 이유로 관할이 흔들리지는 않습니다.

어느 나라 법으로 후견을 판단하나

원칙은 본국법입니다. 국제사법 제75조 제1항이 후견은 피후견인의 본국법에 따른다고 적었습니다. 그대로라면 베트남 법이 정한 후견 요건과 후견인의 권한을 우리 법원이 조사해 적용해야 하고, 제18조는 그 외국법의 내용을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도록 요구합니다.

그런데 같은 조 제2항이 큰 예외를 두었습니다. 법원이 제61조에 따라 외국인의 후견사건을 재판할 때는 세 경우에 대한민국 법에 따른다는 내용입니다. 본국법상 후견 개시의 원인이 있는데도 후견사무를 수행할 사람이 없거나 수행할 수 없는 경우, 대한민국에서 후견 개시의 심판을 하였거나 하는 경우, 피후견인의 재산이 국내에 있고 보호할 필요가 있는 경우입니다.

두 번째 사유가 결정적입니다. 우리 법원에 성년후견 개시를 청구해 심판이 열리는 순간 그 사건은 「대한민국에서 후견 개시의 심판을 하는 경우」가 되므로, 관할만 인정되면 준거법은 사실상 민법으로 수렴합니다. 베트남 법의 후견 제도를 법원이 따로 조사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입니다. 외국인 가족이 이 절차를 쓰는 실질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일상거소
사람이 상당 기간 실제로 생활의 중심을 두고 있는 곳입니다. 국적이나 체류자격, 주민등록과 별개로 판단하며, 국제사법은 관할과 준거법을 정할 때 이 개념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민법으로 넘어오면 무엇을 갖추어야 하나

민법 제9조 제1항의 요건입니다.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에 대해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이 청구하면 가정법원이 성년후견 개시의 심판을 합니다. 아들은 직계혈족으로 4촌 이내의 친족이므로 청구인 자격이 있습니다.

능력이 결여된 것이 아니라 부족한 정도라면 제12조의 한정후견으로 갑니다. 치매의 진행 정도에 따라 둘 중 어느 쪽이 맞는지가 갈리고, 가사소송법 제45조의2는 성년후견이나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할 때 본인의 정신상태에 관해 의사의 감정을 받도록 하되 충분한 다른 자료가 있으면 생략할 수 있게 합니다. 다니던 병원의 진단서와 검사 결과를 미리 모아 두면 감정 절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법원은 심판할 때 본인의 의사를 고려해야 하고, 가사소송법 제45조의3에 따라 본인이 의사를 표명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본인의 진술을 들어야 합니다. 어머니가 의사 표현을 전혀 못 하는 상태라면 그 사정 자체를 의료 기록으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 어머니의 외국인등록증과 국내 체류 기간을 보여 주는 자료
  • 치매 진단서, 신경인지검사 결과, 진료 기록
  • 아들과의 관계를 증명하는 가족관계 서류의 번역본
  • 어머니 명의의 국내 예금과 부동산 내역
  • 후견인이 될 사람의 신분 자료와 결격사유 없음을 확인할 자료

어느 법원에 내고, 누가 후견인이 되나

국내 관할은 가사소송법 제44조 제1항 제1호의2가 정합니다. 후견에 관한 사건은 피후견인이 될 사람의 주소지 가정법원이 맡으므로 어머니가 사는 곳을 기준으로 법원을 찾으면 됩니다.

후견인은 청구인이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민법 제936조 제1항에 따라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선임합니다. 법원은 본인의 의사와 건강, 생활관계, 재산상황, 후견인이 될 사람의 직업과 경험, 이해관계의 유무를 두루 봅니다. 아들이 어머니의 예금을 자기 사업에 쓰고 있다는 사정이 있으면 이해관계가 상반된다고 보아 다른 사람이 선임될 수 있고, 여러 명을 세워 재산과 신상을 나누어 맡기는 것도 가능합니다.

외국인이라는 사정은 선임 단계에서 따로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습니다.

쟁점근거이 사안의 답
우리 법원이 맡는가국제사법 제61조 제1항일상거소가 국내이므로 관할 있음
어느 법을 적용하는가국제사법 제75조 제2항국내에서 개시 심판을 하므로 민법
어느 법원에 내는가가사소송법 제44조어머니 주소지 가정법원
누가 후견인이 되는가민법 제936조법원이 직권 선임

심판을 받은 뒤 본국에서는 어떻게 되나

여기서 한계를 분명히 해 두어야 합니다. 우리 법원의 후견 개시 심판은 국내에서 효력을 가지며 국내 은행, 병원, 관공서에서는 후견등기사항증명서로 권한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본국에 있는 재산이나 본국 기관과의 관계에서 이 심판이 그대로 통하는지는 그 나라의 승인 제도에 달려 있고, 국제사법이 답해 주는 범위가 아닙니다.

본국 재산까지 관리해야 하는 사안이라면 국내 후견을 먼저 열어 당장의 병원과 은행 문제를 풀고, 본국에서의 절차는 그 나라 법률가와 별도로 검토하는 두 단계가 현실적입니다. 국내 후견이 먼저 열려 있으면 본국 절차에서도 사실관계를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정리

외국 국적의 부모라도 일상거소가 국내에 있거나 국내 재산을 보호할 필요가 있으면 우리 법원이 후견 사건을 맡고, 국내에서 개시 심판을 하는 이상 적용되는 법은 민법으로 모입니다.

요건은 민법 제9조의 정신적 제약과 능력의 지속적 결여이며, 의사의 감정과 본인 진술 청취를 거쳐 가정법원이 후견인을 직권으로 선임합니다. 요양병원과 은행에서 막혀 계시다면 체류 자료와 진단서, 재산 내역부터 모으시고, 성년후견과 한정후견 가운데 어느 쪽으로 청구할지를 변호사와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국제사법 제15조, 제18조, 제61조, 제75조 · 민법 제9조, 제12조, 제936조 · 가사소송법 제44조, 제45조의2, 제45조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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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어머니가 외국 국적인데 한국 법원에 후견을 청구할 수 있나요?

있습니다. 피후견인의 일상거소가 국내에 있거나, 국내 재산이 있고 보호할 필요가 있으면 국제사법 제61조에 따라 우리 법원에 관할이 인정됩니다.

그러면 베트남 법으로 심사하나요?

원칙은 본국법이지만, 우리 법원에서 후견 개시 심판을 하는 경우에는 국제사법 제75조 제2항에 따라 대한민국 법이 적용됩니다. 결국 민법의 요건으로 판단합니다.

아들인 제가 후견인이 될 수 있나요?

청구인 자격은 있지만 후견인은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선임합니다. 본인의 의사, 재산상황, 이해관계의 유무를 보고 정하므로 어머니 재산과 얽힌 사정이 없어야 유리합니다.

한국에서 받은 후견 심판이 본국에서도 통하나요?

국내에서는 후견등기사항증명서로 권한을 보일 수 있지만, 본국에서의 효력은 그 나라의 승인 제도에 달려 있습니다. 본국 재산이 있다면 별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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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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