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4년 차, 시어머니는 아파트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습니다. 주말이면 예고 없이 들어와 냉장고를 열었고, 친정 이야기가 나오면 "그 집안 교육이 그렇지"라는 말이 따라붙었습니다. 결정적인 날은 시아버지까지 와서 짐을 싸서 나가라고 했을 때였고, 남편은 거실 소파에 앉아 휴대폰만 보고 있었습니다. 이혼을 결심하고 나니 억울함이 남편에게서 멈추지 않습니다. 혼인을 무너뜨린 시부모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법이 열어 둔 길과 그 길의 좁은 폭을 함께 살펴봅니다.
이혼 위자료는 배우자에게만 청구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재판상 이혼에 따른 손해배상은 약혼 해제의 손해배상 규정을 끌어와 쓰는데, 여기에는 재산상 손해뿐 아니라 정신상 고통에 대한 배상이 포함됩니다.
더 분명한 근거는 가사소송법에 있습니다. 가정법원이 맡는 다류 사건으로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를 들면서 괄호 안에 제3자에 대한 청구를 포함한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배우자의 부모처럼 혼인 밖의 사람을 상대로 한 청구도 가정법원에서 다룰 수 있게 설계된 것입니다.
문은 열려 있습니다. 문제는 그 문을 통과할 만한 사정이 있느냐입니다.
시부모의 어떤 행동이 배상 책임으로 이어지나
민법은 배우자나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을 재판상 이혼 사유로 들고 있습니다. 시부모의 행동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조문에 이미 적혀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이혼 사유가 된다는 것과 시부모가 직접 돈을 물어야 한다는 것은 한 걸음 차이가 있습니다. 시부모에게 배상을 받으려면 시부모 자신의 위법한 행동이 있었고, 그 행동이 혼인 파탄에 실제로 작용했다는 점까지 보여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고부 갈등에 흔히 따르는 정도의 간섭이나 불화만으로는 시부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 시부모의 행동 | 책임을 묻기 어려운 쪽 | 책임이 문제 되는 쪽 |
|---|---|---|
| 말 | 살림 방식에 대한 잔소리, 서운함 표시 | 인격을 깎아내리는 폭언, 친정 부모에 대한 반복적인 모욕 |
| 생활 간섭 | 가끔 찾아와 참견하는 정도 | 열쇠를 받아 수시로 드나들며 부부 생활을 통제 |
| 혼인 유지 | 갈등 끝에 서로 거리를 두는 정도 | 이혼을 강요하거나 며느리를 집에서 내쫓음 |
| 신체 | 해당 없음 | 밀치거나 때리는 등 폭행 |
표의 오른쪽 칸으로 갈수록 청구가 힘을 얻습니다. 한 번의 사건보다 반복되고 누적된 행동이 더 무겁게 평가된다는 점도 기억해 두십시오.
남편과 시부모가 함께 책임지게 되면
앞의 장면에서 남편은 직접 폭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책임에서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의 부당한 대우를 알면서도 막지 않고 방관했다면 그 자체가 남편의 유책 사유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히면 연대해서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 남편과 시부모가 함께 혼인을 깨뜨렸다고 인정되면, 청구하는 쪽은 어느 한 사람에게 전액을 요구할 수 있고 누군가 갚으면 그만큼 나머지의 책임도 줄어듭니다.
다만 법원이 세 사람의 책임을 같은 무게로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남편에게는 위자료를 크게 인정하면서 시부모에게는 일부만, 또는 인정하지 않는 결론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혼 소송과 한 번에 청구할 수 있나
할 수 있습니다. 이혼 청구와 위자료 청구가 같은 사실관계에서 나온 것이라면 하나의 소로 묶어 제기할 수 있고, 관할 법원이 서로 다르면 그중 한 청구에 관할이 있는 가정법원에 함께 낼 수 있습니다. 시부모가 다른 도시에 살아도 이혼 사건을 맡은 법원으로 모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미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인데 시부모에 대한 청구를 다른 법원에 따로 냈다면, 이혼 사건을 맡은 법원이 결정으로 병합할 수도 있습니다.
순서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재판상 이혼과 이혼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은 모두 소송 전에 조정을 먼저 거치는 사건입니다. 조정 자리에 시부모를 함께 부르는 것이 오히려 합의의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무엇으로 입증해야 하나
시부모를 상대로 한 청구는 결국 증거 싸움입니다. 남편과의 갈등은 부부 사이의 문자로 드러나는 일이 많지만, 시부모의 행동은 기록이 흩어져 있어 미리 모아 두지 않으면 법정에서 "그런 적 없다"는 한마디에 막히기 쉽습니다.
- 시부모가 보낸 문자, 메신저, 음성 메시지 원본
- 본인이 대화 당사자로 들은 폭언을 담은 녹음과 그 녹취록
- 폭행이 있었다면 당일 진료 기록과 사진, 경찰 신고 내역
- 남편에게 부모의 행동을 말리라고 부탁한 대화 기록
- 친정 식구나 이웃처럼 현장을 본 사람의 진술
정리해 둘 것
· 날짜별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한 줄씩 적은 연표
· 각 사건에 붙는 증거의 파일명
· 그 사건 뒤 부부 관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한 설명
연표는 생각보다 힘이 셉니다. 재판부가 누적된 사정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청구 전에 따져 볼 현실적인 문제는
첫째, 시부모까지 피고로 세우면 소송의 온도가 올라갑니다. 양육이나 재산분할처럼 남편과 합의해야 할 쟁점이 많다면 전략적으로 득실을 따져야 합니다.
둘째, 시기입니다. 시부모에 대한 청구는 불법행위 손해배상의 성격을 띠어 소멸시효를 염두에 둬야 하고, 기산점을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혼 절차와 함께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셋째, 이 청구권은 함부로 넘기거나 물려줄 수 없습니다. 정신상 고통에 대한 배상 청구권은 원칙적으로 양도나 승계가 되지 않고, 배상 약정이 성립했거나 소를 제기한 뒤에야 그 제한이 풀립니다.
정리
이혼을 원인으로 한 위자료는 배우자뿐 아니라 시부모 같은 제3자에게도 청구할 수 있고, 이혼 소송과 한 번에 묶어 가정법원에 낼 수 있습니다. 다만 시부모 자신의 위법한 행동이 혼인 파탄에 작용했다는 점을 증거로 보여야 합니다.
흩어진 기록을 연표로 묶는 것부터 시작하십시오. 시부모를 당사자로 세울지는 남편과 다툴 다른 쟁점까지 올려놓고 변호사와 함께 저울질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750조, 제751조, 제760조, 제806조, 제840조, 제843조 · 가사소송법 제2조, 제14조, 제50조
13년차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부동산 전문변호사가 부산·울산·창원·대구·제주 권역에서 같은 유형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사건의 갈림길에서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시다면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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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시부모에게도 이혼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나요?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가사소송법은 이혼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에 제3자에 대한 청구를 포함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시부모의 위법한 행동이 혼인 파탄에 작용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시어머니의 잔소리와 간섭도 해당하나요?
고부 사이에 흔히 생기는 정도의 간섭이나 불화만으로는 책임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폭언, 폭행, 내쫓음, 이혼 강요처럼 반복되고 정도가 심한 행동일수록 청구가 힘을 얻습니다.
이혼 소송과 따로 내야 하나요?
같은 사실관계에서 나온 청구라면 하나의 소로 묶어 이혼 사건을 맡은 가정법원에 낼 수 있습니다. 두 청구 모두 소송 전에 조정을 먼저 거칩니다.
남편이 직접 폭언하지 않았으면 남편 책임은 없나요?
부모의 부당한 대우를 알면서 방관했다면 남편의 유책 사유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남편과 시부모가 함께 혼인을 깨뜨렸다면 연대해서 배상할 책임이 생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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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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