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이혼 소송을 준비하다 둘째 아이가 자기 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고, 곧바로 친생부인의 소를 냈습니다. 법원이 유전자 검사를 명한 지 한 달 만에 아들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장례를 치르고 넉 달쯤 지나 어머니는 그 소송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며느리 쪽에서는 이제 다 끝난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어머니에게 남은 시간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가사소송법은 이런 상황에 6개월이라는 기한을 붙여 두었습니다.
원고가 숨지면 가족관계 소송은 어떻게 되나
돈을 청구하는 보통의 민사소송이라면 원고의 상속인이 소송을 이어받습니다. 채권은 상속되기 때문입니다.
친생부인이나 인지청구처럼 신분관계를 다투는 소송은 사정이 다릅니다. 누가 누구의 자녀인지를 다툴 자격은 재산처럼 상속되지 않고, 법이 정한 사람에게만 주어집니다. 그래서 가사소송법은 가류나 나류 가사소송의 원고가 사망 등으로 절차를 계속할 수 없게 되면 다른 제소권자가 소송 절차를 승계할 수 있다고 따로 정했습니다.
친생부인은 나류,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은 가류에 속합니다. 이혼, 인지, 입양과 관련된 소송 대부분이 이 두 부류 안에 들어 있습니다.
소송능력을 잃은 경우는 이 규정에서 빠집니다. 원고가 의식을 잃거나 판단 능력을 잃은 때에는 승계가 아니라 법정대리인이 절차를 맡는 방식으로 풀어야 합니다.
다른 제소권자는 누구인가
가사소송법은 "다른 제소권자"라고만 적고 구체적인 사람을 나열하지 않습니다. 누가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소송마다 민법이 정한 청구권자를 따라가야 알 수 있습니다.
| 소송의 종류 | 처음 소를 낼 수 있는 사람 | 원고가 숨졌을 때 이어받을 수 있는 쪽 |
|---|---|---|
| 친생부인의 소 | 남편 또는 아내 | 남편이나 아내의 직계존속 또는 직계비속 |
| 인지청구의 소 | 자녀, 그 직계비속, 법정대리인 | 자녀가 숨졌다면 그 직계비속 등 남은 제소권자 |
| 인지에 대한 이의의 소 | 자녀, 그 밖의 이해관계인 | 남은 이해관계인 |
| 혼인무효의 소 | 당사자, 법정대리인, 4촌 이내 친족 | 남은 법정대리인이나 4촌 이내 친족 |
앞의 사례에 대입하면 이렇습니다. 민법은 남편이 친생부인 제소 기간 안에 사망하면 남편의 직계존속이나 직계비속이 그 사망을 안 날부터 2년 안에 소를 낼 수 있다고 정합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직계존속이므로 다른 제소권자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며느리는 어떨까요. 아내도 친생부인의 소를 낼 수 있는 사람이지만, 이 소송에서 아내는 피고 쪽에 서 있으므로 남편의 자리를 이어받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6개월은 언제부터 세나
여기서 가장 많이 틀립니다.
승계신청은 승계 사유가 생긴 때부터 6개월 이내에 해야 합니다. 사유가 생긴 때는 원고가 사망한 날입니다. 가족이 소송이 있었다는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는 기준이 아닙니다.
이 기간 안에 승계신청이 없으면 소가 취하된 것으로 봅니다. 법원이 따로 통지하거나 기다려 주는 절차는 법문에 없습니다. 앞의 어머니가 장례 뒤 넉 달이 지나서야 소송을 떠올렸다면, 남은 시간은 두 달 남짓입니다.
원고가 사망한 직후 확인할 것
· 고인이 원고로 진행하던 가사소송이 있었는지 (소송대리인, 법원 문서, 우편물)
· 사건번호와 담당 재판부
· 사망일, 곧 6개월 기간의 시작일
· 가족 중 누가 그 소송의 다른 제소권자에 해당하는지
취하로 끝나면 새로 소를 내면 되지 않나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두 가지 이유로 승계보다 불리합니다.
첫째, 새 소송은 그 사람 자신의 제소 기간에 묶입니다. 앞의 사례에서 어머니가 독자적으로 친생부인의 소를 내려면 아들의 사망을 안 날부터 2년이라는 기간을 지켜야 합니다. 인지청구나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도 사안에 따라 기간 제한이 붙습니다. 승계신청 6개월을 놓쳤는데 독자 제소 기간까지 지나 있으면 다툴 길이 사라집니다.
둘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소장 작성과 송달, 기일 지정, 필요한 검사 명령까지 한 번 거친 단계를 되풀이하게 됩니다. 승계하면 고인이 쌓아 둔 절차를 그대로 이어받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반대 방향의 판단이 필요한 때도 있습니다. 가류나 나류 소송에서 청구를 배척한 판결이 확정되면, 다른 제소권자는 사실심 변론종결 전에 참가하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다시 소를 낼 수 없습니다. 기록을 보니 고인에게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었다면, 이어받을지 여부를 기록 검토 뒤에 신중히 정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승계신청은 어떤 순서로 하나
- 고인이 원고였던 사건의 사건번호와 법원을 확인합니다. 소송대리인이 있었다면 그 사무실에 먼저 문의합니다.
- 고인의 사망 사실이 나타난 가족관계 서류를 발급받습니다.
- 신청인이 다른 제소권자라는 점을 보여 줄 가족관계증명서를 준비합니다.
- 수소법원에 소송 절차 승계신청서를 제출합니다.
- 승계가 받아들여지면 신청인이 원고의 지위에서 다음 기일부터 절차를 이어 갑니다.
법원은 가류와 나류 사건에서 직권으로 사실조사와 증거조사를 해야 하고, 혈족관계를 확정할 필요가 있으면 당사자나 관계인에게 유전자 검사 등을 받도록 명할 수 있습니다. 고인이 살아 있을 때 이미 명령이 나왔다면, 그 이후 진행은 승계인과 재판부가 함께 정리하게 됩니다.
피고가 숨진 경우는 무엇이 다른가
이 규정은 원고가 사망했을 때를 위한 것이고, 피고 쪽이 사망하면 전혀 다른 구조가 작동합니다.
상대방이 사망한 경우
혼인무효, 인지 이의,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 등의 소에서 상대방이 될 사람이 사망하면 검사를 상대방으로 합니다. 친생부인의 소도 상대방이 될 사람이 모두 사망하면 그 사망을 안 날부터 2년 안에 검사를 상대로 낼 수 있습니다.
즉 피고가 사망해도 다툴 길이 닫히지는 않지만, 원고 쪽처럼 누군가 자리를 이어받는 방식은 아닙니다. 어느 쪽이 사망했는지부터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정리
가류나 나류 가사소송에서 원고가 사망하면 상속인이 아니라 법이 정한 다른 제소권자가 소송을 승계할 수 있습니다. 승계신청은 사망한 때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하고, 이를 넘기면 소가 취하된 것으로 봅니다.
고인에게 진행 중인 가족관계 소송이 있었다면 사망일부터 날짜를 세어 두고, 누가 제소권자인지와 기록의 흐름을 함께 확인하십시오. 이어받을지, 새로 낼지는 제소 기간과 기존 기록을 놓고 담당 변호사와 함께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가사소송법 제2조, 제16조, 제17조, 제21조, 제23조, 제24조, 제28조, 제29조 · 민법 제847조, 제851조, 제862조, 제863조, 제864조, 제865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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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아들이 친생부인 소송 중에 사망했는데 어머니가 이어받을 수 있나요?
민법상 남편이 제소 기간 안에 사망하면 그 직계존속이나 직계비속이 친생부인의 소를 낼 수 있으므로, 어머니는 다른 제소권자로서 소송 절차를 승계할 수 있습니다.
승계신청 기간 6개월은 언제부터 계산하나요?
승계 사유가 생긴 때, 즉 원고가 사망한 때부터 계산합니다. 가족이 소송 사실을 늦게 알았더라도 기산점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6개월이 지나면 어떻게 되나요?
기간 안에 승계신청이 없으면 소가 취하된 것으로 봅니다. 이후에는 각자의 제소 기간 안에서 새로 소를 내야 하고, 그 기간도 지났다면 다투기 어렵습니다.
원고가 아니라 피고가 사망하면 소송은 끝나나요?
끝나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될 사람이 사망한 경우 검사를 상대방으로 하도록 정한 규정이 있어, 원고는 검사를 상대로 절차를 이어 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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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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