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폭행 혐의로 기소되어 형사 법정에 섰고, 아내는 증인으로 한 번 불려 나가 그날 일을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기일에 재판부가 사건을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한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소식을 전해 들은 아내가 가장 먼저 묻는 것은 한 가지입니다. 이제 남편은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입니다. 답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형벌이 보호처분으로 바뀌는 것은 맞지만, 넘어간 사건이 다시 형사 법정으로 돌아오는 길도 법에 열려 있고 피해자가 할 수 있는 일도 오히려 늘어납니다.
재판 도중에 사건이 왜 다른 곳으로 가나
가정폭력은 보통 폭행죄와 다르게 다뤄질 여지가 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집에 살거나 아이를 함께 키우는 관계이기 때문에, 처벌만으로는 폭력이 멈추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이 법의 출발점입니다.
그래서 가정폭력처벌법은 형사 재판을 맡은 법원이 피고사건을 심리해 보니 보호처분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결정으로 사건을 가정보호사건 관할 법원에 보낼 수 있게 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검사가 처음부터 가정보호사건으로 보내는 길과 별개로, 이미 기소된 뒤에도 방향을 바꿀 수 있는 통로입니다.
이 결정을 할 때 법원은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반대하면 송치를 막을 수 있나
법이 쓴 단어는 존중입니다. 피해자의 동의를 받으라거나 피해자의 뜻에 따르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의견이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송치 여부를 정하기 전에 재판부에 의견서를 내어 왜 형사 절차가 계속되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적으면 판단 자료가 됩니다. 폭력이 몇 년에 걸쳐 되풀이되었는지, 이전에 상담이나 약속으로 멈춘 적이 있었는지, 지금 별거 중인지 같은 사정이 설득력을 좌우합니다.
반대로 피해자가 원해서 송치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남편의 처벌보다 폭력이 멈추는 것, 상담을 받게 하는 것, 아이 곁에 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더 절실한 경우입니다. 어느 쪽이든 피해자의 입장을 서면으로 분명히 남겨 두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구속돼 있던 남편은 풀려나나
남편이 구속 상태였다면 이 부분이 가장 급합니다.
송치 결정이 나면 구금 시설의 장은 관할 법원이 있는 시·군에서는 스물네 시간 안에, 그 밖의 시·군에서는 마흔여덟 시간 안에 남편을 관할 법원에 인도해야 합니다. 법원도 인치된 때부터 스물네 시간 안에 임시조치를 할지 결정하고, 그 결정을 한 때 구속영장의 효력은 사라진 것으로 봅니다.
결국 남편이 곧바로 집에 돌아올지는 이 임시조치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주거에서의 격리,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화나 메시지 접근금지, 유치장이나 구치소 유치 같은 조치가 가능하므로, 피해자는 이 시점에 필요한 조치와 그 이유를 법원에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보호처분은 형벌과 무엇이 다른가
| 비교 | 형사 재판에 남았을 때 | 가정보호사건으로 넘어간 뒤 |
|---|---|---|
| 판단하는 곳 | 형사 재판부 | 가정법원 (없는 지역은 지방법원) 단독판사 |
| 결과 | 유죄라면 형벌 | 접근 제한, 친권행사 제한, 사회봉사·수강, 보호관찰, 감호위탁, 치료위탁, 상담위탁 등 보호처분 |
| 기간의 상한 | 법정형의 범위 | 보호처분은 6개월, 사회봉사·수강은 200시간을 넘지 못함 |
| 처리 기한 | 형사소송 절차에 따름 |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송치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 결정 |
| 다시 기소될 수 있나 | 해당 없음 | 보호처분이 확정되면 같은 범죄사실로 다시 공소 제기 불가 |
보호처분은 접근 제한과 상담위탁처럼 여러 개를 함께 붙일 수 있습니다.
표에서 눈여겨볼 곳은 마지막 줄입니다. 보호처분이 확정되면 같은 범죄사실로 다시 기소할 수 없습니다. 형사 재판의 가능성이 닫히는 시점이 확정이라는 뜻이므로, 피해자가 불복할 생각이 있다면 그 전에 움직여야 합니다.
넘어간 사건이 다시 형사 법정으로 돌아올 수 있나
돌아올 수 있습니다. 두 가지 경로가 있습니다.
첫째, 가정법원 판사가 사건의 성질이나 가해자의 습벽에 비추어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보면 처분을 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하고, 법원이 송치한 사건이라면 송치한 형사 법원으로 이송합니다.
둘째, 사회봉사·수강명령, 보호관찰, 감호위탁, 치료위탁, 상담위탁 가운데 어느 처분을 받고도 이행하지 않거나 집행에 따르지 않으면 법원은 보호처분을 취소하고 역시 송치한 법원으로 이송합니다. 이 취소는 피해자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상담에 나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법원에 알리는 것이 곧 피해자의 권리 행사입니다.
시간 걱정은 덜어도 됩니다. 가정보호사건이 송치된 때부터 공소시효의 진행이 정지되고, 다시 이송되면 그때부터 진행됩니다.
피해자는 절차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나
가정보호사건에서 피해자가 신청하면 법원은 원칙적으로 피해자를 증인으로 신문하고, 사건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변호사나 상담소 상담원 같은 사람이 대신 의견을 진술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증인신문을 공개 법정이 아닌 곳에서 해 달라고 신청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 송치 결정문과 송치서에 적힌 행위의 개요가 실제와 맞는지 확인하기
- 임시조치로 필요한 내용을 정리해 법원에 의견 제출하기
- 증인신문과 의견 진술을 신청하고, 소환을 받으면 반드시 출석하기
- 보호처분 이행 여부를 지켜보다가 불이행이 있으면 취소 청구하기
- 처분을 하지 않는다는 결정이 현저히 부당하면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안에 항고하기
소환을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나가지 않으면 증인신문 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봅니다.
진행 중인 이혼 소송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
형사 판결이 아니라 보호처분 결정이 나오더라도 폭력이 있었다는 사실이 가정법원 기록에 남는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이 결정서는 이혼 사유와 위자료를 주장할 때, 그리고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하고 면접교섭 방식을 논의할 때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보호처분 가운데에는 가해자가 친권자일 때 피해자에 대한 친권 행사를 제한하는 처분도 있습니다. 아이가 피해자인 사건이라면 이 처분을 구할지 함께 검토해 볼 만합니다. 이혼 소송에서 친권자를 정할 때에도 이런 처분이 있었다는 사실은 가볍게 다뤄지지 않습니다.
주의
송치 뒤 가해자 쪽에서 "이제 형사 사건이 아니니 합의해 달라"며 연락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호처분 절차에서도 피해자의 의견은 그대로 판단 자료가 되므로, 서면에 서명하기 전에 그 문구가 이혼 소송에 어떤 영향을 줄지 먼저 확인하십시오.
정리
형사 재판 중이던 가정폭력 사건은 법원이 보호처분이 적절하다고 볼 때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해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될 수 있습니다. 송치가 곧 면죄부는 아니어서, 처리가 적당하지 않거나 처분을 이행하지 않으면 사건은 다시 형사 법원으로 돌아갑니다.
피해자는 임시조치 의견, 증인신문 신청, 불이행 시 취소 청구, 부당한 불처분 결정에 대한 항고로 절차에 직접 참여할 수 있습니다. 송치 결정문을 받았다면 이 가운데 무엇부터 할지 변호사와 함께 정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9조, 제12조, 제13조, 제16조, 제17조, 제29조, 제32조, 제33조, 제37조, 제38조, 제40조, 제41조, 제46조, 제49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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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형사 재판이 가정보호사건으로 넘어가면 남편은 처벌을 안 받나요?
형벌 대신 접근 제한, 상담위탁 같은 보호처분을 받게 됩니다. 다만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되거나 처분을 이행하지 않으면 사건이 다시 형사 법원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제가 원하지 않는데도 송치될 수 있나요?
법원은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지만 동의가 요건은 아닙니다. 송치 전에 형사 절차가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를 의견서로 구체적으로 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구속돼 있던 남편이 송치되면 바로 집으로 오나요?
법원이 인치된 때부터 스물네 시간 안에 임시조치 여부를 결정하고, 그때 구속영장의 효력이 사라집니다. 격리나 접근금지가 필요하다면 이 단계에서 법원에 의견을 알리십시오.
남편이 상담위탁 처분을 받고도 상담에 나가지 않습니다.
피해자는 법원에 보호처분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취소되면 법원이 송치한 사건은 송치한 형사 법원으로 이송되어 다시 재판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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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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