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네 살 때 재혼했고, 새 남편은 2년 뒤 딸을 친양자로 입양했습니다. 딸은 성도 바꿨고 가족관계증명서에는 새 남편이 아버지로 올라 있습니다. 그런데 결혼 생활이 7년 만에 끝나 가는 지금, 남편이 이렇게 말합니다. "이혼하면 나는 이 아이와 남이니 양육비는 줄 이유가 없다." 아내 쪽에서도 이혼과 함께 입양까지 정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결론은 양쪽 모두의 예상과 다릅니다. 부부의 이혼은 친양자 관계를 건드리지 못합니다.
이혼하면 친양자 관계도 함께 끝나나
끝나지 않습니다.
민법은 친양자를 부부의 혼인 중 출생자로 본다고 정합니다. 법적으로는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와 같은 자리에 서는 것입니다. 친부모가 이혼한다고 자녀와의 관계가 끊어지지 않듯, 친양자의 양부모가 이혼해도 부모 자녀 관계는 그대로 남습니다.
부부 사이의 혼인은 이혼으로 해소되지만, 입양으로 생긴 관계는 별도의 법률관계입니다. 이혼 판결문이나 협의이혼 확인서에는 친양자 관계를 끝내는 효력이 없습니다. 재혼 배우자의 자녀를 입양하는 경우 민법이 1년 이상 혼인 중인 부부일 것을 요구하는 것도, 입양이 혼인 관계의 부속물이 아니라 그 자체로 오래 지속될 관계라는 전제에서 나온 것으로 읽힙니다.
그렇다면 파양으로 정리할 수는 없나
친양자의 파양은 일반 입양보다 훨씬 좁게 열려 있습니다. 민법은 일반 양자에게 인정되는 협의 파양과 재판상 파양 사유 규정을 친양자에게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습니다.
| 비교 | 일반 입양 | 친양자 입양 |
|---|---|---|
| 합의로 파양 | 양자가 성년이면 가능 (미성년자·피성년후견인은 불가) | 허용되지 않음 |
| 재판상 파양 사유 | 학대·유기, 양부모에 대한 심히 부당한 대우, 3년 이상 생사 불명, 그 밖의 중대한 사유 | 양친의 학대·유기 등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때, 친양자의 패륜행위로 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때 두 가지뿐 |
| 청구할 수 있는 사람 | 양부모, 양자, 법이 정한 청구권자 | 양친, 친양자, 친생의 아버지나 어머니, 검사 |
| 파양 뒤 | 양친자 관계 종료 | 친양자관계 소멸, 입양 전 친족관계 부활 |
표의 둘째 줄이 핵심입니다. 일반 입양이라면 "그 밖에 양친자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들어 볼 수 있지만, 친양자에게는 이 문이 없습니다. 파양 사유는 양친의 학대나 유기처럼 아이의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때, 그리고 친양자의 패륜행위로 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된 때 두 가지로 한정됩니다.
재혼이 깨졌다는 사정은 어느 쪽에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양부가 아이와 멀어지고 싶다는 이유, 친모가 새 출발을 원한다는 이유만으로는 파양을 청구할 근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누가 파양을 청구할 수 있고, 법원은 무엇을 보나
파양 청구권자는 양친, 친양자, 친생의 아버지나 어머니, 검사입니다. 친양자의 파양은 가사소송 가운데 나류 사건으로 분류되고, 양부모 중 1명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이 전속 관할합니다.
친양자의 패륜을 이유로 한 청구에는 한 가지 장치가 더 있습니다. 법원은 친양자 입양을 허가할 때처럼 아이의 양육 상황과 양부모의 양육 능력 등을 고려해, 파양이 적당하지 않다고 보면 청구를 기각할 수 있습니다. 사유가 있어 보여도 아이의 복리가 끝까지 기준이 된다는 뜻입니다.
학대나 유기를 이유로 한 파양이라면 그 사실을 보여 줄 자료가 필요합니다. 진료 기록, 상담 기록, 학교의 관찰 기록, 경찰 신고 내역 같은 것이 판단의 바탕이 됩니다.
이혼할 때 친권과 양육비는 어떻게 정하나
친양자 관계가 그대로이므로 이혼 절차에서는 보통의 공동 자녀와 똑같이 친권자, 양육자, 양육비, 면접교섭을 정해야 합니다. 양부라고 해서 양육비 부담에서 빠지는 것이 아닙니다.
- 친권자는 부모가 협의로 정하고, 협의가 안 되거나 재판상 이혼이면 가정법원이 정합니다.
- 양육자와 양육비 분담도 같은 방식으로 정하고, 이때 아이의 나이와 뜻, 두 사람의 형편이 판단 재료가 됩니다.
- 아이를 직접 키우지 않게 되는 쪽이 양부라면, 양부와 아이는 서로 면접교섭할 권리를 가집니다.
- 아이가 양부의 성을 따랐다면 이혼만으로 성이 바뀌지 않으며, 바꾸려면 따로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앞의 남편 말은 그래서 틀렸습니다. 아이와 남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혼한 아버지가 되는 것이고, 그 지위에는 양육비 부담이 따라옵니다.
상속과 부양 관계도 그대로 이어지나
이어집니다. 친양자는 양부의 직계비속이므로 양부가 사망하면 1순위 상속인이 됩니다. 직계혈족 사이의 부양의무도 남습니다. 양부가 훗날 재혼해 다른 자녀를 두더라도 친양자의 상속 지위는 그 자녀와 같습니다.
양부의 부모, 곧 아이의 조부모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친양자 입양으로 아이는 양부 쪽 친족 안으로 들어갔고, 이혼은 그 연결을 끊지 않습니다.
반대 방향도 생각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성인이 된 뒤 양부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아이도 부양의무자의 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파양이 되면 무엇이 되살아나나
이 부분은 친모에게 특히 중요합니다.
친양자 입양이 확정되면 아이와 입양 전 친족의 관계는 종료됩니다. 다만 배우자의 친생자를 단독으로 입양한 경우에는 그 배우자와 친족들과의 관계가 유지됩니다. 즉 친모와 딸의 관계는 처음부터 끊긴 적이 없고, 끊긴 것은 전남편인 친부 쪽의 관계입니다.
그런데 친양자 관계가 파양되면 친양자관계는 소멸하고 입양 전의 친족관계가 부활합니다. 연락이 끊긴 친부가 다시 법적 아버지가 됩니다. 그에 따른 친권과 부양, 상속 문제가 함께 돌아올 수 있습니다.
주의
재혼이 끝났다는 이유로 친양자 관계까지 정리하려 하면, 법이 허용하는 사유가 없을 뿐 아니라 설령 파양되더라도 친부와의 관계가 되살아나는 결과를 감수해야 합니다. 이혼 절차에서는 파양보다 친권·양육 조건을 정밀하게 정하는 데 힘을 쏟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정리
친양자는 부부의 혼인 중 출생자로 보므로 양부모의 이혼으로 관계가 끝나지 않습니다. 협의 파양은 허용되지 않고, 재판상 파양도 양친의 학대·유기 등과 친양자의 패륜이라는 좁은 사유로만 가능합니다.
이혼을 앞두고 있다면 양부도 친부와 같은 자리에서 친권, 양육비, 면접교섭을 정해야 합니다. 파양을 고민 중이라면 입양 전 친족관계가 부활한다는 점까지 담당 변호사와 함께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898조, 제905조, 제908조의2, 제908조의3, 제908조의5, 제908조의6, 제908조의7, 제909조, 제781조, 제837조, 제837조의2, 제974조, 제1000조 · 가사소송법 제2조, 제3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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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재혼 남편과 이혼하면 딸의 친양자 입양도 자동으로 취소되나요?
아닙니다. 친양자는 부부의 혼인 중 출생자로 보므로 양부모가 이혼해도 부모 자녀 관계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이혼한 양부에게도 양육비를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이혼 절차에서 일반 공동 자녀와 같이 친권자, 양육자, 양육비, 면접교섭을 정하게 되며 양부도 양육비를 분담하는 부모의 지위에 있습니다.
서로 합의하면 친양자 관계를 끝낼 수 있나요?
친양자에게는 협의 파양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양친의 학대·유기 등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때나 친양자의 패륜행위가 있을 때에만 가정법원에 파양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파양이 되면 아이의 친아버지와 관계는 어떻게 되나요?
친양자 입양이 파양되면 친양자관계는 소멸하고 입양 전의 친족관계가 부활합니다. 그래서 친부와의 법적 관계가 다시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미리 고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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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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