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에는 분명히 엄마가 양육자로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혼 소송 내내 아이를 데리고 본가에 머물던 남편은 석 주째 같은 말만 합니다. "애가 안 가겠다고 하잖아. 좀 더 두고 보자." 전화할 때마다 날짜가 뒤로 밀리고, 아이의 새 학기는 다가옵니다. 직접 찾아가 데려와야 하나 고민하다가도 아이 앞에서 벌어질 장면이 떠올라 멈칫하게 됩니다. 양육자로 지정된 뒤에도 아이가 돌아오지 않을 때, 법이 준비해 둔 수단은 단계별로 정해져 있습니다.
양육자로 지정된 판결만 있으면 아이를 데려올 수 있나
판결문을 다시 펼쳐 주문을 읽어 보십시오. 확인할 것은 한 가지입니다. 양육자를 지정하는 문구와 별도로, 상대방에게 아이를 넘기라고 명하는 부분이 있느냐입니다.
가정법원의 이행명령이나 강제집행은 판결, 심판, 조정조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같은 문서에 적힌 의무를 전제로 움직입니다. 가사소송법이 이행명령 대상으로 유아의 인도 의무를 따로 들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양육자 지정만 있고 인도 주문이 없다면 먼저 아이의 인도를 구하는 청구부터 해야 할 수 있습니다. 소송 중이라면 처음부터 인도 청구를 함께 넣어 두는 것이 뒤탈을 줄이는 길입니다. 청구 취지 한 줄이 빠지면 그만큼 절차가 한 바퀴 더 돌게 됩니다.
상대가 불복했다면 확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꼭 그렇지 않습니다.
유아의 인도를 명하는 심판으로서 즉시항고 대상이 되는 것에는 법원이 담보 없이 가집행할 수 있다는 선언을 붙여야 합니다. 판결로 아이의 인도를 명하는 경우에도 같은 규정이 적용됩니다. 아이의 생활이 몇 달씩 붕 떠 있는 것을 막으려는 장치입니다.
그러니 상대가 항소나 항고를 했다는 말을 들었다면 주문에 가집행 문구가 있는지부터 보십시오. 있다면 확정 전이라도 인도를 요구하고 다음 절차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상대는 불복 절차 안에서 집행을 멈춰 달라고 따로 다툴 수 있으므로, 그쪽 움직임도 함께 지켜봐야 합니다.
이행명령은 어떻게 받아 내나
인도 의무가 적힌 문서가 있는데 상대가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는다면, 당사자가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 판결문이나 조서 사본과 함께, 인도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한 경위를 적은 신청서를 냅니다.
-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상대를 먼저 불러 사정을 듣고 이행을 권고합니다.
- 그래도 필요하다고 보면 일정한 기간 안에 아이를 인도하라고 명합니다.
- 이때 따르지 않으면 과태료와 감치가 뒤따를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알립니다.
심문 단계가 생각보다 쓸모 있습니다. 상대가 재판부 앞에서 날짜를 약속하면 그 약속 자체가 압박이 되고, 실제로 이 자리에서 인계 방법이 정리되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요구와 거절의 흔적은 문자로 남겨 두어야 신청서에 쓸 수 있습니다.
이행명령까지 무시하면 무엇이 뒤따르나
제재는 두 단계로 올라갑니다. 먼저 과태료, 그다음이 감치입니다.
| 단계 | 언제 쓰나 | 어떤 효과가 있나 |
|---|---|---|
| 이행명령 | 판결·심판·조정조서 등으로 정해진 인도 의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지키지 않을 때 | 법원이 일정 기간 안에 아이를 넘기라고 명하고 제재를 미리 알림 |
| 과태료 | 이행명령을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을 때 |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
| 감치 | 과태료를 받고도 30일 이내에 정당한 이유 없이 인도하지 않을 때 | 권리자의 신청으로 30일 범위에서 인도할 때까지 감치 |
감치는 벌금처럼 돈으로 끝나는 제재가 아니라 신병을 구속하는 조치이고, 아이를 넘기면 그때 풀려나게 되어 있어 사실상 인도를 강하게 압박하는 수단으로 작동합니다.
표에서 보듯 감치로 가려면 과태료를 한 번 거쳐야 하고, 그 뒤 30일이라는 시간을 지켜봐야 합니다. 서두르고 싶어도 단계를 건너뛸 수는 없으니, 각 단계의 결정문이 송달된 날짜를 꼼꼼히 기록해 두십시오.
판결이 나기 전인데 아이를 데려가 버렸다면
이혼 소송이나 조정이 진행 중인 단계라면 가정법원에 사전처분을 신청해 볼 수 있습니다. 법원은 사건 해결에 특히 필요하면 관계인의 감호와 양육을 위한 처분을 할 수 있고, 여기에 임시 양육자 지정이나 아이 인도 같은 내용이 담길 수 있습니다.
사전처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자체로 집행력이 없어서 강제로 실행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정당한 이유 없이 위반하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 되고, 그 위반 사실은 본안에서 양육자를 정할 때도 불리하게 읽힐 수 있습니다.
집행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가정법원에 가처분을 구하는 방법도 함께 검토합니다.
아이가 정말 가기 싫어한다면
상대가 내세우는 가장 흔한 이유가 이것입니다. 아이의 뜻은 가볍게 넘길 사정이 아니고, 법원도 이행명령을 내리기 전에 그 말이 정당한 이유에 해당하는지를 살핍니다.
문제는 그 뜻이 어떻게 만들어졌느냐입니다. 몇 달 동안 한쪽 부모 곁에서만 지낸 아이가 익숙한 환경을 떠나기 싫다고 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사조사관의 면담이나 아동 상담을 통해 아이의 진짜 사정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주의
학교 앞이나 학원 앞에서 아이를 억지로 데려오는 방식은 피하십시오. 아이에게 상처가 남는 것은 물론이고, 상대가 이를 들어 양육자 변경을 청구할 명분이 되기도 합니다. 법원 절차로 단계를 밟는 편이 결국 더 빠릅니다.
주말 면접처럼 짧은 만남부터 시작해 생활 공간을 옮기는 순서를 제안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정리
양육자로 지정됐는데 상대가 아이를 넘기지 않으면 먼저 판결문에 인도 주문과 가집행 문구가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인도 의무가 문서에 있다면 이행명령, 과태료, 감치의 순서로 압박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거부가 쟁점이 되면 가사조사관 면담 같은 절차로 사정을 확인받는 것이 좋습니다. 단계별 신청 시점과 인계 방식은 변호사와 함께 계획을 세워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가사소송법 제41조, 제42조, 제62조, 제63조, 제64조, 제67조, 제68조 · 민법 제837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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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양육자 지정 판결만 있으면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나요?
이행명령은 판결이나 조서에 적힌 유아의 인도 의무를 전제로 합니다. 인도를 명하는 주문이 없다면 인도 청구부터 해야 할 수 있으니 주문을 먼저 확인하십시오.
상대가 항소했는데 아이를 데려올 수 있나요?
유아 인도를 명하는 심판이나 판결에는 담보 없이 가집행할 수 있다는 선언이 붙습니다. 가집행 문구가 있다면 확정 전에도 인도를 요구하고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행명령을 무시하면 어떤 제재가 있나요?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과태료를 받고도 30일 이내에 인도하지 않으면 권리자의 신청으로 30일 범위의 감치가 가능합니다.
판결 전인데 상대가 아이를 데려갔습니다. 방법이 있나요?
소송이나 조정이 진행 중이라면 사전처분으로 임시 양육과 인도를 구할 수 있습니다. 사전처분은 집행력이 없지만 위반하면 과태료 대상이 되고, 집행이 필요하면 가처분도 검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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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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