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외국 국적이고 저는 한국인입니다. 결혼하고 5년 동안 부산에서 같이 살았는데 몇 달 전부터 따로 살고 있고 남편은 이혼에 소극적입니다. 바로 소송을 하기보다 조정으로 정리하고 싶은데, 남편 국적이 달라도 한국 법원에서 이혼 조정을 먼저 받을 수 있는지, 그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본인 사안은 국적이 다른 부부의 이혼 사건을 한국 법원이 맡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조정까지 한국에서 가능한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부부가 함께 한국에서 살아 왔고 지금도 한쪽이 한국에 살고 있다면 한국 가정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할 수 있고, 오히려 조정을 먼저 거치는 것이 원칙입니다.
■ 한국 법원이 외국인 남편과의 이혼을 다룰 수 있습니까
국제사법 제56조가 혼인관계 사건의 국제재판관할을 정합니다. 네 가지 문 가운데 하나만 열리면 됩니다. ① 부부가 마지막으로 함께 산 나라가 한국이고 지금도 둘 중 하나가 한국에 사는 경우, ② 소를 내는 쪽과 미성년 자녀가 한국에 사는 경우, ③ 두 사람 다 한국 국민인 경우, ④ 한국에 사는 한국 국민이 혼인관계를 끝내는 것만을 목적으로 청구하는 경우입니다. 질문하신 분이 한국인이고 부부가 부산에서 함께 살다가 갈라선 상황이라면 ①과 ④가 동시에 해당합니다. 남편이 아직 한국에 있다면 ①만으로 충분합니다.
■ 조정도 한국에서 됩니까
됩니다. 국제사법 제62조는 제56조부터 제61조까지에 따라 한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이 있는 사건이면 그 조정사건에 대해서도 한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이 있다고 못 박아 두었습니다. 이혼 소송을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사건이라면 그 앞 단계인 조정도 당연히 한국에서 한다는 뜻입니다. 조정은 가사소송법 제51조에 따라 그 이혼 사건을 관할하는 가정법원이나 당사자가 합의로 정한 가정법원에 신청합니다. 부산에 사신다면 부산가정법원이 됩니다.
■ 조정을 먼저 받아도 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받아야 합니까
가사소송법 제50조는 재판상 이혼 같은 나류 가사소송사건에 대해 소를 제기하려는 사람은 먼저 조정을 신청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조정 전치주의입니다. 조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소장을 내면 가정법원이 사건을 조정에 회부합니다. 예외는 두 가지뿐입니다. ① 공시송달이 아니면 당사자를 소환할 수 없는 경우, ② 조정에 회부해도 성립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입니다. 남편이 본국으로 돌아가 연락이 끊겼다면 ①에 해당할 수 있어 조정 없이 소송으로 가는 길이 열립니다. 반대로 남편이 한국에 있고 대화가 가능하다면 조정 단계를 건너뛸 이유가 없습니다.
■ 조정에서는 어느 나라 법으로 이야기합니까
국제사법 제66조에 답이 있습니다. 이혼의 준거법은 원칙적으로 혼인의 일반적 효력과 같은 순서로 정하지만, 한국 국민인 배우자가 한국에 생활의 중심을 두고 있으면 그 단서에 따라 곧바로 한국 법으로 갑니다. 한국에 사는 한국인 아내가 청구하는 이혼이라면 남편의 국적이 무엇이든 한국 민법이 적용됩니다. 조정에서 다루는 재산분할, 양육자 지정, 양육비, 위자료도 같은 틀에서 이야기하게 됩니다. 조정위원회는 가사소송법 제58조에 따라 미성년 자녀의 복지를 우선 고려하므로 아이 문제가 있으면 그 부분부터 정리됩니다.
■ 조정이 성립하면 어떤 효력이 있습니까
합의된 내용을 조서에 적으면 조정이 성립하고, 가사소송법 제59조에 따라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생깁니다. 판결을 받은 것과 같은 힘이어서 양육비나 재산분할금을 주지 않으면 조서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이혼 자체는 조정 성립으로 효력이 생기고, 그 뒤 가족관계등록 신고를 하면 됩니다. 남편 본국에서도 이혼이 인정되게 하려면 그 나라의 승인 절차가 따로 필요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은 그 나라 영사관이나 현지 법률가에게 확인하셔야 합니다.
■ 신청서를 내기 전에 챙길 것
세 가지를 준비하십시오. ① 남편의 현재 주소입니다. 국내 주소가 있으면 조정기일 통지가 바로 가고, 외국 주소뿐이면 외국 송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② 부부가 한국에서 함께 산 기록입니다. 임대차계약서, 주민등록 자료, 남편의 외국인등록 자료가 제56조의 마지막 공동 일상거소를 보여 줍니다. ③ 혼인관계증명서와 아이가 있다면 가족관계증명서입니다. 남편이 조정기일에 나오지 않거나 합의가 되지 않으면 조정이 불성립되고, 그때 소송으로 넘어갑니다. 처음부터 소송을 각오하더라도 조정 신청서에 청구 취지와 사실관계를 정확히 적어 두면 뒤의 소송에서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참조 조문
국제사법 제56조, 제62조, 제64조, 제66조 · 가사소송법 제2조, 제50조, 제51조, 제58조, 제5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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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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