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편과 이혼한 지 다섯 달 만에 재혼했고 얼마 뒤 아이를 낳았습니다. 출생신고를 하러 갔더니 아이의 아버지를 누구로 올려야 할지 정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법원에 판단해 달라고 할 수 있는 절차가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본인 사안은 친생추정이 두 남자에게 겹쳐 버린 경우에 쓰는 절차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버지를 정하는 소라는 이름의 재판이 따로 있고, 어머니와 자녀, 어머니의 배우자와 전 배우자가 낼 수 있습니다.
■ 어쩌다 아버지가 둘로 겹치나
민법 제844조가 출발점입니다. 제1항은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자녀로 추정하고, 제2항은 혼인이 성립한 날부터 200일 후에 태어난 아이를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제3항은 혼인관계가 끝난 날부터 300일 이내에 태어난 아이도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재혼하신 경우에는 두 기간이 겹칩니다. 앞 혼인이 끝난 지 300일이 되기 전이면서 새 혼인이 성립한 지 200일이 지난 시점에 아이가 태어나면, 전 배우자와 현재 배우자 양쪽에 추정이 걸립니다.
■ 그때 쓰는 재판이 따로 있다
민법 제845조가 이 자리를 위해 놓인 조문입니다. 재혼한 여자가 해산한 경우에 제844조로는 아버지를 정할 수 없는 때, 법원이 당사자의 청구에 따라 이를 정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은 이 사건을 나류 가사소송사건의 아버지의 결정으로 분류해 두었습니다. 친생부인의 소나 인지청구와는 다른 사건이므로 청구 취지도 다르게 씁니다. 추정이 한쪽에만 걸려 있다면 이 소가 아니라 다른 절차를 보셔야 합니다.
■ 누가 내고 누구를 상대로 하나
가사소송법 제27조 제1항이 제기권자 네 부류를 적었습니다. ① 자녀 ② 어머니 ③ 어머니의 배우자 ④ 어머니의 전 배우자입니다. 상대방은 누가 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녀가 내면 어머니와 어머니의 배우자, 전 배우자 모두가 상대방이 되고, 어머니가 내면 배우자와 전 배우자가 상대방입니다. 어머니의 배우자가 내면 어머니와 전 배우자를, 전 배우자가 내면 어머니와 현재 배우자를 상대로 합니다. 상대방이 될 사람 중에 사망한 사람이 있으면 생존자를 상대로 하고, 모두 사망했으면 검사를 상대로 하여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 어느 법원에 내고 어떻게 진행되나
관할은 가사소송법 제26조 제1항이 정합니다. 아버지를 정하는 소는 자녀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 전속관할이고, 자녀가 사망한 경우에는 자녀의 마지막 주소지 가정법원입니다. 나류 사건이라 제50조 제1항에 따라 소를 내기 전에 조정을 먼저 신청하게 되어 있습니다. 조정 없이 소장을 내면 법원이 조정에 회부합니다. 사실을 밝히는 쪽은 법원이 주도합니다. 제38조는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당사자나 법정대리인을 당사자 신문 방식으로, 그 밖의 관계인을 증인 신문 방식으로 심문할 수 있게 열어 두었습니다.
■ 유전자 검사와 결과 이후
혈연을 확인해야 하므로 제29조가 자주 쓰입니다. 다른 증거만으로 판단이 서지 않으면 법원이 혈액형 검사나 유전인자 검사를 받도록 명할 수 있고, 명령을 내리면서 따르지 않을 경우의 제재를 함께 알려 줍니다. 검사를 거부하면 제67조 제1항에 따라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고, 과태료를 물고도 계속 버티면 같은 조 제2항이 30일의 범위에서 감치를 명할 수 있게 했습니다. 재판이 확정되면 제9조에 따라 가정법원이 가족관계등록 사무를 맡은 곳에 등록을 촉탁하므로 따로 신고하지 않으셔도 기록이 바뀝니다. 다만 출생신고 기한과 아이의 건강보험, 양육수당 신청이 밀리지 않도록 소를 낼 때 담당 주민센터에 처리 방법을 함께 물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844조, 제845조 · 가사소송법 제2조, 제9조, 제26조, 제27조, 제29조, 제38조, 제50조, 제6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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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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