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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27일조회 6

한정후견인의 권한은 어디까지 정해지나

판단이 흐려진 가족을 돕겠다고 법원에 갔다가 생각보다 복잡한 설명을 듣고 돌아오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정후견이라는 제도가 그렇습니다. 심판 하나로 모든 일을 대신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은 본인이 직접 해야 하는지를 법원이 칸칸이 정해 주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 칸을 제대로 그려 두지 않으면 정작 필요한 순간에 은행이나 병원에서 막힙니다. 권한이 어떻게 나뉘고 어디서 늘거나 줄어드는지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어떤 상태일 때 이 제도로 가는가

민법 제12조 제1항이 입구입니다. 질병이나 장애, 노령처럼 정신에 제약을 남기는 사정 탓에 일을 처리하는 힘이 모자란 사람이 대상입니다.

부족하다는 말의 무게를 놓치면 안 됩니다. 성년후견은 같은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경우를 다루는 데 비해, 한정후견은 남아 있는 판단력이 있는 상태를 전제합니다. 그 남은 힘을 지우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거드는 것이 제도의 설계입니다.

청구권자도 조문에 열거되어 있습니다. 본인과 배우자, 4촌 안의 친족, 각종 후견인과 후견감독인,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입니다. 본인이 자기 이름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심판이 나면 무엇이 생기는가

제959조의2는 결과만 적었습니다. 한정후견개시의 심판이 있으면 그 심판을 받은 사람의 한정후견인을 두어야 한다는 문장입니다.

누가 그 자리에 앉는지는 제959조의3 제1항이 정합니다.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선임합니다. 청구인이 지목한 사람이 자동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법원이 본인의 의사와 이해관계, 후보자의 사정을 살펴 고릅니다.

여기까지는 사람을 세우는 단계일 뿐이고 그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두 개의 다른 칸
한정후견에서 권한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본인이 무언가를 할 때 후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범위이고, 다른 하나는 후견인이 본인을 대신해 할 수 있는 범위입니다. 앞의 것이 동의권이고 뒤의 것이 대리권입니다. 두 칸은 따로 정해지며 서로 겹치지 않아도 됩니다.

동의를 받아야 하는 행위는 누가 정하나

제13조 제1항이 그 자리입니다. 가정법원이 피한정후견인이 한정후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행위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정할 수 있다는 표현이라 법원이 반드시 정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재산에 큰 영향을 주는 행위를 중심으로 목록이 붙습니다. 부동산 처분, 일정액을 넘는 예금 인출, 금전 차용, 보증 같은 것들입니다.

동의 없이 한 행위는 어떻게 되는지가 제4항에 있습니다. 그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단서가 붙습니다. 일용품의 구입처럼 일상생활에 필요하고 그 대가가 과도하지 않은 행위는 취소 대상에서 빠집니다. 생활의 자율을 남겨 두려는 장치입니다.

후견인이 동의를 해 주지 않아 본인이 손해를 볼 상황이라면 제3항이 통로가 됩니다. 피한정후견인의 청구로 가정법원이 동의를 갈음하는 허가를 할 수 있습니다.

대리권은 왜 따로 심판을 받아야 하나

성년후견과 결정적으로 갈리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제938조 제1항은 후견인이 피후견인의 법정대리인이 된다고 적었습니다. 성년후견에서는 심판과 동시에 대리권이 따라옵니다. 그 범위를 법원이 제2항으로 좁힐 수 있을 뿐입니다.

한정후견은 반대 방향입니다. 제959조의4 제1항은 가정법원이 한정후견인에게 대리권을 수여하는 심판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수여가 있어야 생기는 권한이므로, 개시심판만 받아 두고 대리권 심판을 청구하지 않으면 후견인은 본인을 대신해 계좌를 다루거나 계약을 맺을 수 없습니다.

구분성년후견한정후견
대상자의 상태사무처리 능력의 지속적 결여사무처리 능력의 부족
대리권제938조 제1항으로 당연히 발생, 범위를 좁힐 수 있음제959조의4 제1항의 수여 심판이 있어야 발생
본인의 행위원칙적으로 취소 가능, 법원이 취소할 수 없는 범위를 정함원칙적으로 유효, 동의 유보된 행위만 취소 가능
신상 결정제938조 제3항으로 범위 결정제959조의4 제2항이 제938조 제3항을 준용

표의 셋째 줄이 가장 자주 오해되는 칸입니다. 한정후견을 받는다고 본인이 한 계약이 전부 흔들리지는 않습니다.

신상에 관한 결정은 어디까지 맡길 수 있나

제959조의4 제2항은 제938조 제3항과 제4항을 준용합니다. 그래서 가정법원이 한정후견인에게 신상에 관하여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를 정해 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신상은 재산이 아닌 영역입니다. 거주할 장소를 정하는 일, 의료행위에 동의하는 일, 시설에 입소하는 일이 대표적입니다. 범위를 비워 두면 병원에서 후견인이 나서지 못합니다.

다만 한정후견의 사무에는 제959조의6이 여러 조문을 준용하고 있어, 본인의 복리에 반하지 않는 한 그 의사를 존중하라는 기준이 함께 걸립니다. 권한이 있다는 것과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것은 다릅니다.

정해 둔 범위가 맞지 않게 되면

상태는 변하고 조문도 그것을 전제로 만들어졌습니다.

  1. 동의를 받아야 하는 행위의 범위는 제13조 제2항에 따라 본인과 배우자, 4촌 안의 친족, 한정후견인, 검사 등의 청구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2. 대리권과 신상결정 권한의 범위는 제959조의4 제2항이 준용하는 제938조 제4항에 따라 같은 방식으로 변경됩니다.
  3. 개시의 원인 자체가 사라지면 제14조의 한정후견종료 심판을 청구합니다.

변경 청구를 미루다 급한 일이 생겨 한꺼번에 처리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판에는 시간이 걸리니 미리 움직이시는 편이 낫습니다.

후견인을 누가 지켜보는가

제959조의5 제1항은 가정법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직권으로 또는 피한정후견인, 친족, 한정후견인,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로 한정후견감독인을 선임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반드시 두어야 하는 자리는 아닙니다.

감독인이 있으면 제959조의6이 준용하는 제950조가 작동해, 영업에 관한 행위와 금전을 빌리는 행위, 의무만을 부담하는 행위, 부동산이나 중요한 재산에 관한 권리의 득실변경, 소송행위, 상속의 승인과 포기에 감독인의 동의가 필요해집니다.

확인할 것
· 개시심판문에 동의를 받아야 하는 행위가 어떻게 적혀 있는지
· 대리권 수여 심판을 함께 받았는지, 그 범위에 금융거래가 들어 있는지
· 신상에 관한 결정 권한이 지정되어 있는지
· 감독인이 선임되어 있는지, 있다면 어떤 행위에 동의가 필요한지
· 후견등기사항증명서에 위 내용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지

정리

한정후견은 능력을 통째로 대신하는 제도가 아닙니다. 남은 판단력을 그대로 두고 필요한 칸만 법원이 채워 넣는 방식입니다.

동의가 필요한 행위는 제13조로, 대리권은 제959조의4의 수여 심판으로 각각 정해집니다. 두 칸이 따로 움직이므로 개시심판만 받아 두면 은행 창구에서 걸립니다. 심판문과 후견등기사항증명서를 들고 변호사와 함께 지금의 칸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2조, 제13조, 제14조, 제938조, 제950조, 제959조의2, 제959조의3, 제959조의4, 제959조의5, 제959조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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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한정후견 개시심판을 받았는데 은행에서 대리 업무가 안 된다고 합니다.

대리권은 제959조의4 제1항의 수여 심판이 있어야 생깁니다. 개시심판문만으로는 부족하므로 필요한 금융거래를 특정해 대리권 수여 심판을 따로 청구하셔야 합니다.

피한정후견인이 혼자 물건을 사도 나중에 취소할 수 있나요?

동의가 유보된 행위인지가 먼저입니다. 제13조 제4항 단서는 일용품 구입처럼 일상생활에 필요하고 대가가 과도하지 않은 행위를 취소 대상에서 빼고 있습니다.

후견인이 동의를 해 주지 않아 필요한 계약을 못 하고 있습니다.

제13조 제3항이 통로입니다. 본인의 이익이 침해될 염려가 있는데도 동의하지 않는 경우 피한정후견인의 청구로 가정법원이 동의를 갈음하는 허가를 할 수 있습니다.

상태가 나빠져 성년후견으로 바꾸고 싶습니다. 가능한가요?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상태라면 성년후견 개시를 청구하는 방향을 검토하게 됩니다. 진단서와 생활 기록을 갖추어 관할 가정법원의 절차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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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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