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7년 차이고 아이가 둘입니다. 두 달 전에 다투고 나서 처가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간 뒤로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전화도 잘 받지 않고 생활비도 제가 계속 보내고 있는데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혼까지 갈 생각은 없어서 같이 살자고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본인 사안은 부부의 동거 의무가 법으로 강제되는 범위와 그 심판이 실제로 무엇을 가져다주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동거를 구하는 심판 청구는 가능하지만, 심판이 나와도 배우자를 집으로 끌고 올 수는 없습니다. 실익은 오히려 생활비 부담과 이후 절차에서의 위치에 있습니다.
■ 동거는 법이 정한 의무입니다
민법 제826조 제1항 본문이 부부에게 지운 의무는 셋입니다. 함께 사는 것, 서로 부양하는 것, 그리고 협조하는 것입니다. 다만 같은 항 단서가 정당한 이유로 일시적으로 동거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서로 인용하여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직장 발령, 치료, 학업처럼 이유가 뚜렷한 별거는 의무 위반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같은 조 제2항은 부부의 동거장소를 협의로 정하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가정법원이 이를 정하도록 했습니다. 지금 상황이 협의가 되지 않는 경우라면 이 조항이 청구의 근거가 됩니다.
■ 어느 법원에 무엇으로 내는지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1)이 잡아 둔 사건은 민법 제826조와 제833조에 뿌리를 둔 동거와 부양, 협조, 그리고 생활비 분담에 관한 처분이며, 갈래는 마류 가사비송입니다. 관할은 제46조에 따라 상대방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이므로, 처가 친정에 주소를 두고 있다면 그 지역 가정법원으로 가게 됩니다. 마류 사건이라 제50조 제1항에 따라 조정 신청이 앞서야 하고, 그 단계를 빠뜨린 청구는 조정으로 돌아갑니다. 제48조는 마류 사건의 심판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사건관계인을 심문하여 하도록 정하고 있어, 두 분 모두 법원에서 이야기할 기회를 갖게 됩니다.
■ 심판이 나와도 데려올 수는 없습니다
이 점이 가장 자주 오해되는 부분입니다. 동거를 명하는 심판은 사람의 신체를 움직이는 방식으로 집행되지 않습니다. 가사소송법 제64조 제1항은 이행 명령의 대상을 ① 금전의 지급 등 재산상의 의무 ② 유아의 인도 의무 ③ 자녀와의 면접교섭 허용 의무 세 가지로 한정하고 있고, 배우자의 동거는 여기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법원이 정할 수 있는 것은 동거의 장소와 시기 같은 사항이며, 그 이상은 두 분의 의사에 달려 있습니다. 실제로 심판을 구하는 이유도 강제보다는 별거의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는지를 기록으로 남기는 데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생활비는 함께 청구하는 편이 낫습니다
같은 마류 1)에 생활비용의 부담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민법 제833조를 보면 두 사람이 함께 사는 데 드는 비용은 따로 정해 둔 약정이 없는 한 부부가 나누어 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동거 청구만 내는 것보다 부양료와 생활비용을 함께 구하는 쪽이 실익이 큽니다. 이쪽은 금전 지급 의무이므로 성격이 달라집니다. 심판으로 정해진 금액을 주지 않으면 제64조 제1항 제1호의 이행 명령을 구할 수 있고, 제67조 제1항은 정당한 이유 없이 그 명령을 위반한 경우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했습니다. 제41조에 따라 금전 지급을 명하는 심판은 집행권원이 되므로 강제집행의 근거로도 쓰입니다.
■ 급한 사정이 있으면 사전처분을 씁니다
심판이 나오기까지 몇 달이 걸리는 동안 생활이 막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62조 제1항은 심판청구나 조정신청이 있는 경우에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관계인의 감호와 양육을 위한 처분 등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처분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당장의 생활비나 자녀 양육에 관한 사항을 임시로 정해 둘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같은 조 제5항은 이 처분이 집행력을 갖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고, 대신 제67조 제1항이 위반에 과태료를 연결해 두었습니다.
■ 청구 전에 정리해 두실 것
먼저 처가 집을 나간 경위를 날짜 순으로 적어 두시기 바랍니다. 나간 날, 그 전후의 대화 내용, 이후 연락한 횟수와 답변이 자료가 됩니다. 정당한 이유가 있는 별거인지는 이 기록에서 갈립니다. 다음으로 생활비의 실제 흐름을 정리하십시오. 통장 거래 내역, 관리비와 보험료 이체 기록, 자녀 학원비 영수증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두 분 사이의 갈등이 폭력이나 위협을 동반했는지를 냉정하게 점검하셔야 합니다. 그런 사정이 있었다면 동거 청구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사건의 방향 자체를 다시 잡아야 합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826조, 제833조 · 가사소송법 제2조, 제41조, 제46조, 제48조, 제50조, 제62조, 제64조, 제6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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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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