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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24일조회 0

가사소송에서는 재판부가 직권으로 조사한다

민사 법정에서는 당사자가 내놓지 않은 것을 재판부가 먼저 찾아 나서지 않습니다. 주장하지 않으면 없는 것이 되고, 상대가 인정해 버리면 그대로 확정됩니다. 그런데 혼인과 친자 관계를 다루는 법정에서는 이 원칙이 그대로 통하지 않습니다. 결론이 당사자 둘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자녀와 친족, 그리고 등록부를 믿는 사회 전체에 남기 때문입니다. 가사소송법이 재판부에 조사 의무를 지운 이유와, 그로 인해 실제 재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봅니다.

어느 사건에 적용되는 원칙인가

전부는 아닙니다.

가사소송법 제17조는 가정법원이 가류 또는 나류 가사소송사건을 심리할 때 직권으로 사실조사 및 필요한 증거조사를 하여야 하며, 언제든지 당사자 또는 법정대리인을 신문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하여야 한다는 점이 이 조문의 무게입니다.

가류와 나류가 무엇인지는 제2조 제1항 제1호에 적혀 있습니다. 가류는 혼인의 무효, 이혼의 무효, 인지의 무효,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 입양과 파양의 무효입니다. 나류는 사실상 혼인관계 존부 확인, 혼인의 취소, 이혼의 취소, 재판상 이혼, 아버지의 결정, 친생부인, 인지의 취소와 이의, 인지청구, 입양과 파양의 취소, 재판상 파양, 친양자 입양의 취소와 친양자의 파양, 상속권 상실 선고입니다.

왜 당사자에게만 맡기지 않나

결론이 바깥으로 번지기 때문입니다. 혼인이 무효라는 판단이나 친자 관계가 없다는 판단은 등록부에 그대로 남아 상속과 부양, 국적까지 줄줄이 건드립니다. 둘이 합의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결론을 만들어 내면 곤란합니다.

이 취지는 제12조 단서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가사소송 절차에는 원칙적으로 민사소송법이 준용되지만, 가류와 나류 사건에 관하여는 자백에 관한 규정과 청구의 인낙에 관한 규정 등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직권조사
당사자가 내놓은 자료에 묶이지 않고 재판부가 스스로 사실을 조사하고 증거조사를 하는 방식입니다. 신분 관계의 존부처럼 당사자가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는 사항에서 쓰입니다.

실제 재판은 무엇이 달라지나

세 갈래에서 체감됩니다.

장면일반 민사가류·나류 가사소송
상대가 사실을 인정그대로 확정자백 규정이 적용되지 않음
상대가 청구를 받아들임인낙으로 종결인낙 규정이 적용되지 않음
증거 수집당사자의 신청에 따름법원이 직권으로 조사

그래서 상대가 다투지 않는 사건이라고 해서 서류만 내고 끝나지 않습니다. 혈연 관계가 쟁점이라면 검사를 거치게 되고, 혼인 생활의 실질이 쟁점이라면 주변 사정이 폭넓게 조사됩니다.

재판부는 어떤 수단을 쓰나

조문에 도구가 흩어져 있습니다. 제6조 제1항은 가사조사관이 재판장이나 조정장, 조정담당판사의 명을 받아 사실을 조사한다고 정합니다. 가정과 직장, 학교를 오가며 사람을 만나고 보고서를 내는 역할입니다.

  • 가사조사관을 통한 사실조사 (제6조)
  • 당사자와 법정대리인에 대한 신문 (제17조)
  • 혈액형과 유전인자 검사의 수검 명령 (제29조)
  • 명령에 따르지 않을 때의 과태료와 감치 (제67조)

혈족 관계가 문제되면 제29조 제1항이 작동합니다. 다른 증거조사로 심증을 얻지 못한 때, 법원은 검사를 받을 사람의 건강과 인격의 존엄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혈액채취에 의한 혈액형의 검사 등 유전인자의 검사를 받을 것을 명할 수 있습니다.

불응에는 제재가 붙습니다. 제67조 제1항은 정당한 이유 없이 수검 명령을 어긴 사람에게 결정으로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게 했습니다. 제2항은 그 제재를 받고도 또 어기는 경우 30일의 범위에서 감치를 명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당사자는 무엇을 해야 하나

출석 의무가 다릅니다.

제7조 제1항은 변론기일, 심리기일 또는 조정기일에 소환받은 당사자와 이해관계인이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이 출석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재판장 등의 허가를 받아 대리인을 출석하게 하고 보조인을 동반할 수 있다는 단서가 붙어 있을 뿐입니다.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해서 법정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직권조사가 있다고 해서 당사자가 손을 놓아도 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법원이 무엇을 조사할지 가늠할 단서를 주는 쪽은 결국 당사자입니다. 조사할 방향을 짚어 주는 서면이 좋은 서면입니다.

확인할 것
· 사건이 가류인지 나류인지, 다류나 마류인지
· 상대가 다투지 않아도 조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는지
· 가사조사관의 조사에 응할 일정과 장소를 정리해 두었는지
· 유전자 검사 명령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는지
· 기일마다 본인이 출석할 수 있는지

조정과는 어떻게 맞물리나

순서가 앞에 있습니다. 제50조 제1항이 조정을 앞세우는 대상은 나류와 다류의 가사소송사건, 그리고 마류 가사비송사건입니다. 이들 사건에서 소나 심판청구를 내려는 사람은 조정부터 신청해야 합니다. 그 단계를 거치지 않은 채 사건이 접수되면 재판부가 이를 조정으로 돌립니다.

다만 신분 관계의 존부 자체는 당사자가 합의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나류 사건의 조정은 위자료와 양육, 재산 같은 부수적 사항을 정리하는 자리로 기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류 사건은 조정 전치의 대상에서 아예 빠져 있습니다.

정리

가사소송법 제17조는 가류와 나류 가사소송사건에서 재판부에 사실조사와 증거조사의 의무를 지웁니다. 제12조 단서가 자백과 인낙에 관한 규정을 배제하고 있어, 상대가 인정한다고 해서 결론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가사조사관의 조사, 유전자 검사 명령, 본인 출석주의가 이 원칙을 떠받치는 장치입니다. 다투지 않는 사건도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므로, 일정과 자료를 넉넉히 잡고 변호사와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가사소송법 제2조, 제6조, 제7조, 제12조, 제17조, 제29조, 제50조, 제6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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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상대방이 소장을 받고 아무 대응도 하지 않으면 바로 이기나요?

가류와 나류 가사소송사건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민사소송법의 자백과 인낙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법원이 직권으로 사실을 조사하므로, 무대응이라도 심리는 그대로 진행됩니다.

직권조사가 되는 사건이면 제가 증거를 낼 필요가 없나요?

필요합니다. 법원이 조사할 방향을 잡는 단서는 당사자의 주장과 자료에서 나옵니다. 무엇을 다투는지 구체적으로 짚어 둔 서면일수록 조사가 정확해집니다.

이혼 소송도 직권조사 대상인가요?

재판상 이혼은 나류 가사소송사건이므로 제17조의 적용을 받습니다. 다만 위자료와 재산분할처럼 함께 청구되는 부분은 성격이 달라 처리 방식이 같지 않습니다.

법정에 꼭 본인이 나가야 하나요?

가사소송법 제7조 제1항은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의 출석을 원칙으로 정합니다.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재판장의 허가를 받아 대리인을 출석하게 할 수 있지만 예외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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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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