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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24일조회 0

이혼 300일 안에 낳은 아이, 친생부인 허가

이혼 신고를 마치고 새 가정을 꾸린 뒤 아이가 태어났는데, 출생신고를 하러 가니 전 남편의 자녀로 기록된다는 말을 듣는 분들이 있습니다. 법이 혼인 관계가 끝난 뒤 일정 기간 안에 태어난 아이를 전 남편의 자녀로 추정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이 추정을 깨려면 소송을 거쳐야 했습니다. 지금은 훨씬 가벼운 절차가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왜 이런 장치가 생겼는지, 누가 어디에 무엇을 내야 하는지를 짚어 봅니다.

왜 전 남편의 자녀로 적히나

추정 규정 때문입니다.

민법 제844조 제1항이 그 출발점입니다. 아내가 혼인 기간에 임신한 아이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제2항은 혼인이 성립한 날에서 200일이 지난 뒤 태어난 아이를, 제3항은 혼인관계가 끝난 날에서 300일이 되기 전에 태어난 아이를 각각 혼인 기간에 임신한 것으로 봅니다.

이 조문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아버지를 갖게 해 주는 장치이지만, 현실이 조문의 가정과 어긋나는 경우가 생깁니다. 오래 별거하다 이혼한 뒤 새 배우자의 아이를 낳았는데도 등록부에는 전 남편의 이름이 올라가는 일이 그렇습니다.

예전에는 무엇이 문제였나

소송밖에 없었습니다. 제846조와 제847조의 친생부인의 소가 유일한 통로였고, 제847조 제1항은 그러한 사유를 알게 된 때부터 2년 안에 소를 내도록 못 박았습니다. 부부의 한쪽이 다른 한쪽이나 아이를 상대방으로 세우는 구조입니다.

이혼한 지 오래된 전 남편을 다시 법정으로 불러내야 한다는 점이 현실적인 벽이었습니다. 연락이 끊겼거나 관계가 험했던 경우에는 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출생신고 자체를 미루는 선택이 나옵니다. 그동안 아이는 주민등록도 건강보험도 없이 지내게 됩니다.

주의
출생신고를 미루는 동안 불이익을 받는 쪽은 아이입니다. 예방접종 기록, 어린이집 입소, 의료비 지원이 모두 등록을 전제로 움직입니다. 절차가 복잡해 보여도 먼저 손을 대는 편이 낫습니다.

허가 절차는 무엇이 다른가

소송이 아니라 허가입니다. 민법 제854조의2 제1항이 어머니에게, 그리고 어머니의 전 남편에게 제844조 제3항에 해당하는 사안에서 가정법원에 친생부인의 허가를 구할 자격을 주었습니다. 다만 아이를 혼인 중의 자녀로 이미 신고해 버렸다면 이 길은 막힌다는 단서가 뒤에 붙어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법원이 혈액채취에 의한 혈액형 검사, 유전인자의 검사 등 과학적 방법에 따른 검사결과 또는 장기간의 별거 등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허가 여부를 정하도록 했습니다. 제3항은 허가를 받은 경우 제844조 제1항과 제3항의 추정이 미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구분친생부인의 소친생부인의 허가
근거민법 제846조, 제847조민법 제854조의2
사건 갈래나류 가사소송라류 가사비송
청구권자부부의 한쪽어머니 또는 어머니의 전 남편
상대방다른 한쪽 또는 자녀상대방을 세우지 않음
막히는 때사유를 안 날부터 2년 경과혼인 중 자녀로 출생신고가 된 때

전 남편에게는 언제 말이 가나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45조의8 제1항은 친생부인의 허가 심판과 인지의 허가 심판을 하는 경우에 가정법원이 어머니의 전 배우자와 그 성년후견인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정합니다. 주어야 한다가 아니라 줄 수 있다는 표현입니다.

같은 조 제2항은 그 진술을 들을 때 심문하는 방법 외에도 가사조사관을 통한 조사나 서면조회 등의 방법을 쓸 수 있게 했습니다. 전 남편과 어머니가 같은 법정에 마주 앉는 장면을 피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소송과 허가를 가르는 실질적인 차이가 여기에 있습니다.

어디에 내고 무엇을 붙이나

가사소송법 제44조 제1항 제3호의2는 친생부인의 허가 및 인지의 허가에 관한 사건을 자녀의 주소지의 가정법원 관할로 정합니다. 청구는 제36조에 따라 심판청구로 하고, 서면 또는 구술이 모두 가능합니다.

  1. 어머니의 혼인관계증명서로 이혼 신고일을 확인합니다.
  2. 출생증명서로 출생일을 특정해 300일 이내인지 대조합니다.
  3. 생부와 아이의 유전자 검사 결과지를 채취 기관과 일자가 드러나게 준비합니다.
  4. 별거 기간을 뒷받침할 자료를 모읍니다.
  5. 아이가 아직 혼인 중의 자녀로 신고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합니다.

라류 가사비송사건이므로 제45조에 따라 사건관계인을 심문하지 않고 심판할 수 있습니다. 서면의 완성도가 그만큼 중요해집니다.

허가를 받은 뒤에는 무엇이 남나

허가는 출발점입니다. 추정이 미치지 않게 되었을 뿐, 아이에게 아버지가 생긴 것은 아닙니다.

생부가 아버지로 기록되려면 인지 절차가 따로 필요합니다. 민법 제855조 제1항이 혼인 밖에서 태어난 아이에 대한 생부와 생모의 인지를 허용하고, 제859조 제1항은 그 인지가 신고로 효력을 갖는다고 적었습니다. 생부 쪽에서 먼저 움직이는 길도 있습니다. 제855조의2 제1항이 생부에게 가정법원의 인지 허가를 구할 자격을 주었고, 제3항은 그 허가를 받아 출생신고를 하면 앞서 본 추정이 미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확인할 것
· 이혼 신고일부터 출생일까지가 300일 이내인지
· 아직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는지, 했다면 어떤 형식이었는지
· 어머니가 청구할지 생부가 인지 허가로 갈지 정했는지
· 유전자 검사 결과지에 아이와 생부의 관계가 명시되어 있는지
· 아이가 사는 지역의 가정법원으로 관할을 맞추었는지

정리

이혼이 끝난 뒤 300일이 되기 전에 태어난 아이는 법이 전 남편의 자녀로 봅니다. 이 추정을 푸는 통로가 소송 하나에서 제854조의2의 허가 절차까지 넓어졌고, 상대방을 세우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관할은 자녀의 주소지 가정법원이며, 전 배우자의 의견은 서면조회 같은 방법으로도 들을 수 있습니다. 다만 혼인 중의 자녀로 이미 출생신고가 되었다면 이 절차를 쓸 수 없으니, 신고 전에 순서를 정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844조, 제846조, 제847조, 제854조의2, 제855조, 제855조의2, 제859조 · 가사소송법 제36조, 제44조, 제45조, 제45조의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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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이혼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300일 규정이 적용되나요?

적용되지 않습니다. 민법 제844조 제3항이 잡아 둔 범위는 혼인관계가 끝난 날에서 300일이 되기 전에 태어난 아이까지이므로, 그 기간을 넘겨 태어났다면 추정 자체가 걸리지 않습니다.

전 남편이 반대하면 허가를 받을 수 없나요?

반대 의사가 곧 기각 사유는 아닙니다. 법원은 유전자 검사 결과나 장기간의 별거 등 사정을 고려해 허가 여부를 정하므로, 객관적 자료가 갖추어져 있는지가 판단의 중심에 놓입니다.

이미 전 남편의 자녀로 출생신고를 해 버렸습니다.

제854조의2 제1항 단서가 이미 혼인 중의 아이로 신고된 사안을 허가 대상에서 빼 두었습니다. 그렇다면 친생부인의 소로 다투어야 하므로 사유를 알게 된 시점부터 세는 기간을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허가를 받으면 바로 생부가 아버지로 기록되나요?

아닙니다. 허가는 추정을 걷어 내는 절차일 뿐이어서 인지가 따로 필요합니다. 생부가 인지 신고를 하거나, 생부 본인이 인지의 허가를 받아 출생신고를 하는 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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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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