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두 달 전에 돌아가셔서 상속 정리를 하려고 가족관계증명서를 뗐는데, 제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 아버지의 자녀로 올라 있었습니다. 알아보니 몇 해 전에 아버지가 인지 신고를 하신 모양인데 가족 중 누구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이 기재를 다툴 방법이 있는지, 있다면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본인 사안은 이미 수리된 인지 신고를 나중에 뒤집는 방법과 남은 날짜를 함께 따져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인지에 대한 이의의 소라는 통로가 열려 있고, 신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1년이라는 짧은 기한이 붙습니다. 이 기한을 넘기면 내야 할 소의 이름 자체가 달라집니다.
■ 어떤 이름의 소를 내야 하는가
민법 제862조가 근거입니다. 자녀와 그 밖의 이해관계인은 인지의 신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1년 안에 인지에 대한 이의의 소를 낼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해관계인에는 그 인지로 상속분이 줄어드는 다른 자녀나 배우자가 들어갑니다. 아버지가 생전에 혼자 신고를 마쳐 두었더라도 가족이 뒤늦게 다툴 길을 열어 둔 조문입니다.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은 이 사건을 나류 가사소송사건으로 분류해 두었습니다.
■ 1년은 언제부터 세는가
기산점이 신고한 날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조문은 신고가 있음을 안 날이라고 적었습니다. 아버지가 10년 전에 신고를 하셨더라도 유족이 지난달 증명서를 떼어 보고 처음 알았다면 그때부터 1년입니다. 반대로 알고 있으면서 미루면 그대로 닫힙니다. 언제 알았는지를 보여 줄 자료로는 ① 가족관계증명서의 발급 이력 ② 상속 절차에서 받은 통지서나 안내문 ③ 금융기관 조회 결과의 발급 일자 ④ 가족 사이에 오간 문자와 통화 기록이 쓰입니다.
■ 누구를 상대로 어느 법원에 내는가
가사소송법 제28조는 인지에 대한 이의의 소에 같은 법 제24조를 준용합니다. 관할은 제26조 제2항이 정합니다. 상대방의 보통재판적을 관할하는 가정법원의 전속관할이고, 상대방이 모두 돌아가셨다면 그중 한 분의 최후 주소지를 맡는 가정법원으로 갑니다. 아버지가 이미 세상을 떠나신 사안이라면 민법 제864조가 검사를 피고로 삼는 길을 허용하며, 그 기한은 돌아가신 사실을 알게 된 때부터 2년입니다. 나류 사건이라 제50조 제1항의 조정 전치가 걸리므로 조정 신청이 앞섭니다.
■ 1년이 지나 버렸다면 길이 없는가
다른 칸이 하나 남아 있습니다. 민법 제865조 제1항은 인지에 대한 이의의 소를 낼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라는 길을 함께 열어 둡니다. 부자관계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받는 소이고, 이의의 소와 달리 1년이라는 울타리가 붙지 않습니다. 다만 같은 조 제2항은 당사자 한쪽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면 그 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2년 안에 검사를 피고로 삼아 내도록 합니다. 상대가 생존해 있는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 무효, 취소와는 무엇이 다른가
세 가지가 이름은 비슷하지만 다루는 흠이 다릅니다. 인지 무효는 인지 자체가 처음부터 효력이 없는 경우이고 가사소송법상 가류 사건입니다. 인지 취소는 민법 제861조가 정한 경우로, 사기나 강박 또는 중대한 착오로 인지를 한 사람이 사기나 착오를 안 날 또는 강박을 면한 날부터 6월 내에 가정법원에 청구합니다. 이 두 가지는 인지를 한 아버지 쪽의 사정을 다루는 절차입니다. 반면 이의의 소는 주변의 이해관계인이 관계의 존재를 다투는 자리입니다.
■ 지금 무엇부터 하시면 되는가
순서를 이렇게 잡으시면 됩니다. ① 시군구청이나 정부24에서 아버지의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상세 형태로 발급받아 인지 기재와 신고 일자를 확인합니다. ② 제적등본을 함께 떼어 그 이전의 기재를 맞춰 봅니다. ③ 본인이 그 사실을 알게 된 날짜를 자료로 고정합니다. ④ 상속재산 분할이나 등기 이전을 서두르지 말고 멈춰 둡니다. ⑤ 소장을 내기 전에 어느 소가 맞는지를 변호사와 확인합니다. 1년과 2년이라는 두 기한이 동시에 흐르는 사안이므로, 서류를 모으는 동안에도 달력을 함께 보셔야 합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861조, 제862조, 제864조, 제865조 · 가사소송법 제2조, 제24조, 제26조, 제28조, 제50조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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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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