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방치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도 법원이 곧바로 친권을 떼어 내지는 않습니다. 2014년 개정으로 민법에 여러 단계가 생겼고, 가장 무거운 조치는 다른 수단으로 아이를 지킬 수 없을 때에만 쓰도록 잠금장치가 걸렸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권리를 지켜 주려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가장 덜 해로운 방법을 고르라는 취지입니다. 어떤 계단이 놓여 있고 그 잠금장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어떤 계단이 놓여 있나
네 칸입니다.
가장 가벼운 칸이 제922조의2의 동의를 갈음하는 재판입니다. 친권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동의하지 않아 자녀의 생명, 신체 또는 재산에 중대한 손해가 생길 위험이 있을 때, 법원이 그 동의를 대신해 주는 재판입니다. 수술 동의처럼 한 건만 해결하면 되는 사안이 여기에 맞습니다.
다음 칸이 제924조의2의 일부 제한입니다. 거소의 지정이나 그 밖의 신상에 관한 결정처럼 특정한 사항을 정해 그 범위에서만 친권 행사를 막습니다.
그 옆에 제925조가 있습니다. 부적당한 관리로 자녀의 재산을 위태롭게 한 경우에 대리권과 재산관리권만 떼어 내는 조치입니다. 재산에 문제가 있을 뿐 양육에는 문제가 없는 사안을 위한 칸입니다.
맨 위가 제924조의 일시 정지와 상실입니다.
| 조치 | 근거 | 미치는 범위 |
|---|---|---|
| 동의를 갈음하는 재판 | 제922조의2 | 문제가 된 그 행위 하나 |
| 친권의 일부 제한 | 제924조의2 | 법원이 정한 특정 사항 |
| 대리권과 재산관리권 상실 | 제925조 | 재산 부분 |
| 친권의 일시 정지 | 제924조 | 친권 전부, 기간을 정해 |
| 친권의 상실 | 제924조 | 친권 전부, 기간 없이 |
상실 선고의 요건은 무엇인가
제924조 제1항이 두 갈래를 적었습니다. 친권의 남용으로 아이의 복리가 현저히 훼손된 경우, 그리고 그렇게 될 염려가 있는 경우입니다.
우려까지 포함한 점이 중요합니다. 이미 사고가 난 뒤에야 개입할 수 있다면 제도의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자녀, 자녀의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입니다. 아동학대 사건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청구하는 경로가 실제로 많이 쓰입니다.
정지와 상실은 무엇이 다른가
기간의 유무가 갈라 놓습니다.
제924조 제2항은 일시 정지를 선고할 때 자녀의 상태와 양육상황,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해 기간을 정하게 하면서 그 상한을 2년으로 두었습니다. 제3항은 아이의 복리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청구를 받아 최대 2년까지 단 한 번 늘려 줄 수 있게 했습니다.
상실에는 이런 칸이 없습니다. 기간이 붙지 않으므로 회복의 선고를 따로 받지 않는 한 그 상태가 이어집니다.
치료나 교정을 통해 돌아올 여지가 보이는 사안이라면 정지가, 그런 전망이 서지 않는 사안이라면 상실이 검토됩니다.
제925조의2가 건 두 겹의 잠금
이 조문이 이 글의 핵심입니다.
제1항은 상실 선고를 가장 뒤로 밀어 둡니다. 제924조의 일시 정지, 제924조의2의 일부 제한, 제925조의 대리권과 재산관리권 상실 또는 그 밖의 다른 조치로는 자녀의 복리를 충분히 보호할 수 없는 경우에만 상실을 선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2항은 한 칸 아래에 같은 장치를 답니다. 일시 정지와 일부 제한, 대리권과 재산관리권 상실도 제922조의2의 동의를 갈음하는 재판이나 그 밖의 다른 조치로 충분히 보호할 수 없는 경우에만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심리는 두 번 묻습니다. 더 가벼운 방법으로 해결되는가, 그것으로 안 된다면 그다음 단계로 해결되는가입니다. 청구서를 쓸 때 이미 시도한 방법과 그것이 왜 통하지 않았는지를 적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보충성
더 가벼운 수단으로 목적을 이룰 수 있다면 무거운 수단을 쓰지 않는다는 원칙입니다. 제925조의2는 이 원칙을 조문에 직접 적어 두었고, 그래서 상실 선고를 구하는 쪽은 아이의 피해뿐 아니라 다른 조치로는 부족하다는 점까지 증명해야 합니다.
선고를 받아도 남는 것이 있다
친권이 사라진다고 부모라는 지위가 지워지지는 않습니다.
제925조의3은 앞서 본 네 가지 선고가 내려지더라도 부모의 자녀에 대한 그 밖의 권리와 의무는 변경되지 아니한다고 적었습니다.
부양의무가 대표적입니다. 친권을 잃었다는 이유로 양육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시면 오해입니다. 상속에서도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빈자리는 누가 채우나
선고와 동시에 대리인이 사라지므로 공백이 생깁니다.
- 제927조의2 제1항은 단독 친권자였던 사람에게 이런 선고가 내려지면 제909조의2의 규정을 준용해 친권자 지정이나 미성년후견인 선임으로 이어지게 합니다.
- 제928조는 친권자가 그런 사유로 친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행사하지 못하게 된 미성년자에게 후견인을 두도록 합니다.
- 제932조 제2항은 그런 선고로 후견인이 필요해지면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선임하도록 합니다.
일부 제한이나 재산 부분만 떼어 낸 사안에서는 후견인의 임무도 그 범위로 좁혀집니다. 제946조가 그렇게 정해 두었습니다.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아이는 어떻게 보호되나
기다리는 동안에도 쓸 수 있는 장치가 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62조 제1항은 심판청구나 조정신청이 있는 경우에 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으로 현상을 변경하거나 물건을 처분하는 행위의 금지를 명할 수 있고, 관계인의 감호와 양육을 위한 처분도 할 수 있게 합니다. 아이를 누구와 지내게 할지를 임시로 정하는 데 쓰입니다.
재산 쪽도 막을 수 있습니다. 제63조 제1항은 마류 가사비송사건을 본안으로 한 가압류와 가처분을 허용하고, 같은 조 제2항은 담보를 제공하게 하지 아니하고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확인할 것
· 어떤 행위가 언제 있었는지를 날짜 순으로 적어 두었는지
·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경찰의 기록이 남아 있는지
· 더 가벼운 조치를 먼저 시도한 적이 있는지와 그 결과
· 선고 이후 누가 아이를 맡을 수 있는지
· 아이 명의의 재산이 있고 그것이 위태로운지
정리
제924조는 친권의 남용으로 아이의 복리가 크게 훼손되었거나 그럴 염려가 있을 때 상실 또는 일시 정지를 선고하게 합니다. 일시 정지에는 2년의 상한과 한 번의 연장이 붙습니다. 상실에는 그런 기간이 없습니다.
제925조의2가 이 조치들을 계단 위에 세웁니다. 상실은 다른 조치로 아이를 지킬 수 없을 때에만, 그 아래 조치들은 동의를 갈음하는 재판 등으로 부족할 때에만 가능합니다.
선고를 받아도 부양의무와 상속관계는 제925조의3에 따라 그대로 남습니다. 무엇을 구할지에 따라 준비할 자료가 크게 달라집니다. 어느 칸을 겨냥할지를 변호사와 함께 정해 두고 시작하십시오.
참조 조문
민법 제922조의2, 제924조, 제924조의2, 제925조, 제925조의2, 제925조의3, 제927조의2, 제928조, 제932조, 제946조 · 가사소송법 제62조, 제63조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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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학대 정황은 있는데 증거가 사진 몇 장뿐입니다. 상실까지 갈 수 있나요?
자료의 두께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제925조의2 제1항이 다른 조치로 부족한 경우로 상실을 한정하고 있어, 우선 일부 제한이나 일시 정지를 구하면서 아동보호전문기관과 병원 기록을 함께 모으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친권을 잃으면 양육비도 내지 않게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제925조의3이 상실이나 정지가 선고된 경우에도 부모의 그 밖의 권리와 의무는 변경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부양의무는 그대로 남습니다.
일시 정지 기간이 끝나면 친권이 자동으로 돌아오나요?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정지의 효력은 사라집니다. 다만 그동안 미성년후견인이 선임되어 있었다면 그 자리를 정리하는 절차가 따로 필요하므로 심판문의 주문을 확인해 보십시오.
재판 중에 아이를 아버지에게서 떼어 놓을 방법이 있나요?
가사소송법 제62조 제1항의 사전처분을 신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감호와 양육을 위한 처분이 가능하므로, 청구서와 함께 신청하시면서 급박한 사정을 소명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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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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