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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21일조회 6

친생자임을 승인하면 다시 다툴 수 없나

혼인 중에 태어난 아이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됩니다. 그 추정을 깨는 유일한 통로가 친생부인의 소인데, 민법은 그 통로 앞에 문 하나를 더 달아 두었습니다. 출생 후에 내 아이가 맞다고 승인한 사람은 다시 부인의 소를 내지 못한다는 조문입니다. 한 문장짜리 규정이지만 실제 사건에서 결론을 가르는 일이 잦습니다. 무엇이 승인으로 평가되는지, 속아서 한 승인은 어떻게 되는지를 차례로 보겠습니다.

승인은 어느 자리에 놓인 장치인가

순서를 먼저 잡아야 이해가 됩니다.

제844조 제1항은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자녀로 추정하고, 제2항과 제3항이 혼인 성립일부터 200일 후 출생과 혼인관계 종료일부터 300일 이내 출생을 각각 혼인 중 임신으로 추정합니다. 이 추정을 받는 자녀에 대하여는 제846조와 제847조가 부인의 소라는 통로를 엽니다.

제847조 제1항은 그 소를 남편이나 아내가 다른 일방 또는 자녀를 상대로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 내에 제기하도록 했습니다. 기간이 짧은 편입니다.

제852조는 그 기간이 남아 있더라도 문을 닫아 버립니다.

친생자 승인
자녀가 태어난 뒤에 그 아이가 자기의 친생자임을 받아들이는 의사표시입니다. 승인을 한 사람은 제852조에 따라 다시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지 못하므로, 사실상 다툴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효과가 생깁니다.

조문은 얼마나 짧은가

제852조는 한 문장입니다. 자녀의 출생 후에 친생자임을 승인한 사람은 다시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주목할 단어가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출생 후입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한 말은 이 조문이 말하는 승인이 아닙니다. 임신 사실을 듣고 기뻐하며 한 이야기가 뒤에 발목을 잡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른 하나는 승인이라는 말 자체입니다. 조문은 어떤 방식이어야 하는지를 적지 않았습니다. 신고서를 내야 하는지 말로 충분한지에 관한 규정이 없습니다.

무엇까지 승인으로 볼 것인가

여기가 실제 다툼의 무대입니다.

조문에 방식이 없으므로 판단은 사안마다 이루어집니다. 아이가 자기 자식이 아닐 수 있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그것을 받아들인다는 뜻이 드러났는지가 핵심입니다. 단순히 아이를 키웠다는 사실과, 의심을 품은 상태에서 내 아이로 하겠다고 밝힌 것은 무게가 다릅니다.

실무에서 자료로 쓰이는 것은 대체로 이런 것들입니다.

  • 유전자 검사 결과를 확인한 시점과 그 이후의 언행
  • 친척이나 지인에게 보낸 문자와 메신저 대화
  • 양육비 부담이나 보험 수익자 지정 같은 실제 행동
  • 가족관계등록 관련 서류를 누가 언제 작성했는지

중요한 점은 모르고 한 행동이 승인이 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의심 자체가 없었다면 다툴 권리를 포기한다는 뜻도 성립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속거나 협박을 당해 승인했다면

제854조가 그 경우를 위해 놓여 있습니다.

제852조의 승인이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한 때에는 이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아이의 친부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상대가 이를 숨기고 확인시켜 준 경우, 혹은 승인하지 않으면 해를 입히겠다고 위협한 경우가 이에 해당할 여지가 있습니다.

제854조는 취소의 기간을 따로 적지 않아 총칙의 취소 규정을 어떻게 끌어올지가 문제 됩니다. 제146조는 취소권을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안에 행사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주의하실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제143조 제1항은 취소할 수 있는 행위를 추인한 뒤에는 취소하지 못한다고 적었습니다. 속은 사실을 알고 난 뒤에도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였다면 이 조항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취소하면 부인의 소를 낼 수 있게 되나

취소가 받아들여지면 승인은 없던 것으로 다루어집니다. 제141조가 취소된 법률행위를 처음부터 무효인 것으로 본다고 정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제847조 제1항의 2년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승인을 취소하는 절차와 부인의 소를 언제 낼 것인지를 함께 계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취소 소송을 마친 뒤에 기간이 남아 있지 않다면 애써 되돌린 보람이 없어집니다.

상대가 될 사람이 모두 사망한 사안이라면 제847조 제2항이 검사를 상대로 한 소를 열어 둡니다. 그 기간도 사망을 안 날부터 2년입니다.

주의
의심이 생긴 시점부터 기간이 흐르기 시작한다고 보셔야 안전합니다. 검사 결과를 받아 두고도 가정을 지키려고 몇 해를 보낸 뒤에 찾아오시면, 승인으로 평가될 언행이 쌓여 있는 데다 제847조의 기간까지 문제 되는 이중의 벽을 만나게 됩니다. 결론을 내리기 전에 먼저 상담을 받으시는 편이 낫습니다.

승인에 걸리지 않는 통로도 있다

모든 사건이 부인의 소로만 가는 것은 아닙니다.

제854조의2는 어머니 또는 어머니의 전 남편이 제844조 제3항의 경우에 가정법원에 친생부인의 허가를 청구할 수 있게 합니다. 혼인관계가 끝난 뒤 300일 안에 태어난 아이가 대상이고, 이미 혼인 중의 자녀로 출생신고가 된 경우에는 쓸 수 없다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제865조 제1항은 또 하나의 칸입니다. 제845조, 제846조, 제848조, 제850조, 제851조, 제862조와 제863조에 따라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이 다른 사유를 원인으로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낼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사안이 어느 칸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낼 소의 이름이 달라집니다.

확인할 것
· 아이가 혼인 성립 200일 후 또는 혼인 종료 300일 이내에 태어났는지
· 의심을 갖게 된 계기와 그 날짜가 무엇인지
· 그 이후에 주고받은 대화와 서류에 승인으로 읽힐 표현이 있는지
·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받은 날짜
· 사기나 강박을 뒷받침할 자료가 남아 있는지

정리

제852조는 출생 후에 친생자임을 승인한 사람에게서 친생부인의 소를 낼 자격을 거두어 갑니다. 조문이 승인의 방식을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엇이 승인인지는 사안마다 다투어집니다. 의심을 알고도 받아들였는지가 판단의 중심에 놓입니다.

제854조는 사기나 강박으로 한 승인을 취소할 수 있게 열어 두었습니다. 취소되면 제141조에 따라 승인은 처음부터 없던 것이 되지만, 제847조 제1항의 2년은 별도로 흘러가므로 두 시계를 함께 봐야 합니다.

사안에 따라서는 제854조의2의 허가 청구나 제865조의 확인의 소가 더 맞는 길일 수 있습니다. 어느 통로가 열려 있는지는 출생일과 혼인 기간, 등록부의 기재를 맞춰 보아야 알 수 있으니 서류부터 갖추어 변호사와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41조, 제143조, 제146조, 제844조, 제846조, 제847조, 제852조, 제854조, 제854조의2, 제86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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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아이를 5년 동안 키웠습니다. 이것만으로 승인이 되나요?

기른 사실만으로 곧바로 승인으로 평가되지는 않습니다. 제852조가 말하는 승인은 친생자임을 받아들이는 의사표시이므로, 의심을 가진 상태에서 그것을 받아들였다고 볼 만한 언행이 있었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출생신고를 제 이름으로 했는데 그게 승인인가요?

조문은 신고를 승인으로 적지 않았습니다. 다만 신고 당시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누가 언제 어떤 자료로 신고했는지를 정리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아내가 사실을 숨겨서 승인했습니다. 되돌릴 수 있나요?

제854조가 사기나 강박으로 인한 승인의 취소를 허용합니다. 다만 속은 사실을 알고도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였다면 제143조 제1항의 추인이 문제 될 수 있으니 시점을 잘 잡으셔야 합니다.

이혼한 지 두 달 만에 전처가 아이를 낳았습니다.

혼인관계 종료일부터 300일 이내의 출생이라면 제844조 제3항의 추정이 걸립니다. 다만 제854조의2가 어머니와 전 남편에게 친생부인의 허가 청구를 열어 두고 있으므로, 출생신고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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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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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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