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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21일조회 8

미리 정해 두는 후견계약과 임의후견감독인

판단이 흐려진 뒤에 법원이 대리인을 골라 주는 제도가 성년후견입니다. 그런데 아직 멀쩡할 때 내 손으로 그 사람을 미리 정해 둘 수는 없는지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민법은 그 통로를 따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후견계약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고, 계약을 써 두는 것만으로는 작동하지 않으며 법원이 감독인을 붙인 날부터 비로소 힘을 갖는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어떤 요건이 붙어 있고 어디서 자주 막히는지를 짚어 보겠습니다.

어떤 상황을 겨냥한 제도인가

아직 오지 않은 시점을 겨냥합니다.

제959조의14 제1항은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하게 될 상황에 대비하여 재산관리와 신상보호에 관한 사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그 사무에 관한 대리권을 주는 것이라고 정합니다. 이미 부족한 상황도 포함되지만, 무게중심은 앞쪽에 있습니다.

맡기는 범위는 전부일 수도 일부일 수도 있습니다. 부동산 처분만 맡기고 일상 지출은 본인이 계속 하겠다고 정해도 됩니다.

후견계약
장래에 판단능력이 떨어질 상황에 대비해 본인이 직접 후견인이 될 사람과 그 권한의 범위를 정해 두는 계약입니다. 법원이 사람을 고르는 법정후견과 달리 본인의 선택이 먼저 놓이며, 그래서 임의후견이라고도 불립니다.

왜 공정증서라야 하나

제2항이 방식을 못 박았습니다. 후견계약은 공정증서로 체결하여야 합니다.

사문서로 써 두었다면 그 자체로 효력이 없습니다. 판단능력이 떨어진 뒤에 누군가 내미는 종이 한 장으로 재산 전체의 대리권이 넘어가는 일을 막으려는 장치입니다. 공증인 앞에서 본인의 뜻을 확인하는 절차가 곧 안전장치인 셈입니다.

공증 사무소에서는 계약의 내용과 대리권의 범위를 문항별로 적게 합니다. 무엇을 맡길지 미리 정리해 가시는 편이 시간을 아낍니다. 실제로 자주 적히는 항목은 이렇습니다.

  • 예금 계좌의 입출금과 카드 관리
  • 부동산의 임대, 관리, 처분
  • 요양시설 계약과 병원비 납부
  • 연금과 보험금의 수령
  • 세금 신고와 각종 공과금 처리

써 두어도 곧바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

이 부분을 모르고 오시는 분이 가장 많습니다.

제3항은 후견계약이 가정법원이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한 때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적었습니다. 공정증서에 도장을 찍은 날이 아닙니다. 계약서만 들고 은행에 가면 대리권을 인정받지 못합니다.

계약은 체결한 뒤 후견등기부에 등기해 둡니다. 등기가 되어 있어야 다음 단계인 감독인 선임 청구가 가능합니다.

감독인은 어떤 요건에서 선임되나

제959조의15 제1항이 두 가지를 함께 요구합니다. 후견계약이 등기되어 있을 것, 그리고 본인이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 있다고 인정될 것입니다.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임의후견인,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입니다. 본인이 아닌 사람이 청구한 경우에는 제2항에 따라 법원이 미리 본인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다만 본인이 의사를 표시할 수 없는 때에는 그 동의 절차가 생략됩니다.

가사소송법 제45조의5는 감독인을 선임할 때 본인이 될 사람의 정신상태에 관하여 의사나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제45조의6 제1항 제1호는 본인과 임의후견인, 감독인이 될 사람의 진술을 듣게 합니다. 사건은 제44조 제1항 제1호의2에 따라 피후견인의 주소지 가정법원으로 갑니다.

감독인은 무엇을 하나

이름 그대로 지켜보는 자리입니다.

제959조의16 제1항은 감독인이 임의후견인의 사무를 감독하고 그 사무에 관하여 가정법원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제2항은 법원이 필요하다고 보면 감독사무에 관한 보고를 요구하거나, 임의후견인의 사무와 본인의 재산상황을 조사하도록 명할 수 있게 합니다.

감독인의 자격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제959조의15 제5항이 준용하는 제940조의5에 따라 후견인의 가족은 감독인이 되지 못합니다. 감시하는 사람과 감시받는 사람이 한 집에 있으면 감독이 성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는 변호사나 법무사, 사회복지사가 감독인으로 선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수는 제959조의16 제3항이 준용하는 제940조의7을 거쳐 제955조가 적용되므로, 법원이 본인의 재산에서 상당한 액수를 정해 줄 수 있습니다.

법원이 감독인을 붙이지 않는 경우

계약을 써 두었다고 언제나 통과되지는 않습니다.

제959조의17 제1항은 임의후견인이 될 사람이 제937조 각 호의 결격사유에 해당하거나, 현저한 비행을 하거나, 계약에서 정한 임무에 적합하지 아니한 사유가 있으면 법원이 감독인을 선임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감독인이 선임되지 않으면 계약은 효력을 얻지 못하므로, 결과적으로 후견이 시작되지 않습니다.

선임된 뒤에 문제가 드러난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감독인, 본인,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로 법원이 임의후견인을 해임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만두려면 어떻게 하나

감독인 선임을 기준으로 절차가 갈립니다.

시점그만두는 방법
감독인 선임 전본인이나 임의후견인이 언제든지 공증인의 인증을 받은 서면으로 철회
감독인 선임 후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종료

제959조의18이 이 두 칸을 나누어 둔 조문입니다. 효력이 생긴 뒤에는 본인의 생활이 그 위에 얹혀 있으므로 임의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아 둔 것입니다.

끝난 뒤에도 남는 문제가 있습니다. 제959조의19는 임의후견인의 대리권 소멸을 등기하지 않으면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적었습니다. 정리했다면 등기까지 마쳐야 합니다.

주의
후견계약이 등기되어 있으면 법정후견으로 가는 길이 좁아집니다. 제959조의20 제1항은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특별히 필요할 때에만 성년후견, 한정후견 또는 특정후견의 심판을 할 수 있게 하고, 그 심판을 받으면 후견계약이 종료된다고 정합니다. 가족이 나중에 성년후견을 신청하려 해도 이 문턱을 먼저 넘어야 합니다.

정리

제959조의14는 후견계약을 공정증서로 체결하게 하고, 그 효력이 가정법원의 임의후견감독인 선임 시점부터 생기도록 했습니다. 계약서와 등기, 감독인 선임이라는 세 단계를 모두 밟아야 대리권이 실제로 움직입니다.

제959조의15는 감독인 선임의 문턱을 정합니다. 등기가 되어 있을 것과 본인의 능력이 부족한 상황일 것이 요건이고, 본인이 아닌 사람의 청구에는 본인의 동의가 붙습니다.

누구에게 무엇을 맡길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대리권의 범위를 너무 넓게 잡으면 감독이 어려워지고 너무 좁게 잡으면 정작 필요한 때 쓰지 못합니다. 공증을 받기 전에 범위를 어떻게 적을지 변호사와 함께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937조, 제940조의5, 제940조의7, 제955조, 제959조의14, 제959조의15, 제959조의16, 제959조의17, 제959조의18, 제959조의19, 제959조의20 · 가사소송법 제44조, 제45조의5, 제45조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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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계약서를 공증받아 두었는데 아버지가 아직 정정하십니다. 지금 효력이 있나요?

없습니다. 제959조의14 제3항에 따라 효력은 가정법원이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한 때부터 생깁니다. 지금은 계약을 등기해 두고 능력이 부족해지는 시점에 선임을 청구하시면 됩니다.

제가 후견인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제 배우자를 감독인으로 세워도 되나요?

되지 않습니다. 제959조의15 제5항이 준용하는 제940조의5는 후견인의 가족을 감독인에서 배제합니다. 법원이 다른 사람을 고르게 됩니다.

어머니가 동의하지 않으시는데 제가 감독인 선임을 청구할 수 있나요?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제959조의15 제2항이 본인 아닌 사람의 청구에는 미리 본인의 동의를 받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본인이 의사를 표시할 수 없는 상태라면 이 요건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후견계약을 써 둔 사람에게 성년후견을 신청할 수 있나요?

제959조의20 제1항이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특별히 필요한 경우로 한정하고 있어 통상의 신청보다 문턱이 높습니다. 왜 계약으로는 보호가 되지 않는지를 자료로 보여 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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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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