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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21일조회 8

친권이 끝나면 자녀 재산의 정산 의무

아이가 성년이 되었는데도 통장과 도장이 부모 손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민법은 그 자리를 비워 두지 않았습니다. 법정대리인인 친권자의 권한이 소멸하면 그동안 맡아 온 재산을 놓고 계산을 하라고 적어 두었습니다. 계산이라는 말이 딱딱하게 들리지만 요구하는 바는 단순합니다. 무엇을 맡았고 어디에 얼마를 썼으며 지금 남은 것이 무엇인지를 내놓으라는 것입니다. 이 의무가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차례로 보겠습니다.

권한은 어떤 때 끝나나

끝나는 방식이 하나가 아닙니다.

가장 흔한 것은 자녀가 성년에 이르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아무 절차 없이 그날로 친권이 사라집니다. 친권자가 사망한 경우, 자녀가 다른 사람의 양자가 되어 양부모 쪽으로 친권이 옮겨 가는 경우도 같습니다.

재판으로 끊기는 길도 있습니다. 제924조의 친권 상실과 일시 정지, 제924조의2의 일부 제한, 제925조의 대리권 및 재산관리권 상실이 여기에 듭니다. 제927조 제1항에 따라 스스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 내려놓는 경우도 같습니다.

어느 길로 끝났든 뒤따르는 계산 의무는 같습니다. 자발적으로 물러났다고 해서 면제되지 않습니다.

끝나는 사유누구에게 넘기나
자녀가 성년에 이름자녀 본인
이혼 뒤 친권자가 상대방으로 변경됨새로 정해진 친권자
상실, 일시 정지, 일부 제한의 선고다른 친권자 또는 미성년후견인

계산이란 무엇을 내놓는 일인가

제923조 제1항은 계산을 하여야 한다고만 적었습니다. 어떤 서류를 어떤 형식으로 만들라는 말은 없습니다.

실제로 요구되는 것은 네 덩어리입니다. 관리를 시작할 무렵 자녀 명의로 무엇이 있었는지, 그 사이 들어온 돈과 나간 돈이 얼마이고 어디에 쓰였는지, 지금 남아 있는 것이 무엇인지입니다. 예금은 거래내역으로, 부동산은 등기사항증명서로 뒷받침됩니다.

받는 쪽도 정해져 있습니다. 자녀가 성년이 되었다면 자녀 본인이고, 아직 미성년이라면 새 친권자이거나 제928조에 따라 선임된 미성년후견인입니다.

관리의 계산
친권자가 자녀의 재산을 맡아 온 기간에 대하여 수입과 지출, 남은 재산을 정리해 넘겨주는 절차입니다. 제916조가 자녀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특유재산으로 보면서 그 관리를 친권자에게 맡겼기 때문에, 관리가 끝나는 지점에서 한 번 매듭을 짓게 했습니다.

과실과 양육비는 왜 서로 지워지나

여기가 이 조문에서 가장 실용적인 부분입니다.

제923조 제2항 본문은 자녀의 재산에서 수취한 과실을 그 자녀의 양육과 재산관리 비용과 상계한 것으로 처리합니다. 과실이란 상가에서 나온 차임, 예금 이자, 주식 배당처럼 원본에서 나온 수익입니다.

이 규정이 없다면 부모는 자녀 재산에서 나온 수익을 따로 모아 두었다가 돌려주어야 하고, 자녀는 자기를 키운 비용을 부모에게 다시 물어주어야 합니다. 법은 그 번거로움을 막았습니다. 원본은 넘기고 수익은 비용과 맞바꾼다는 구조로 읽으면 이해가 쉽습니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상계되는 것은 과실이지 원본이 아닙니다. 자녀 명의의 예금을 헐어 생활비로 썼다면 그것은 이 조항이 덮어 주는 범위 밖입니다.

이 상계가 닿지 않는 재산도 있다

같은 항의 단서가 예외를 둡니다.

무상으로 자녀에게 재산을 준 제삼자가 반대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입니다. 이때는 그 재산에서 나온 과실에 상계 처리를 하지 않습니다.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상가를 주면서 임대료는 학비로만 쓰라고 못 박은 상황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이 단서는 제918조와 짝을 이룹니다. 제918조 제1항은 무상으로 재산을 준 제삼자가 친권자의 관리에 반대하면 그 재산을 아예 관리하지 못하도록 하고, 제2항은 관리인을 정해 두지 않았다면 법원이 선임하도록 합니다.

관리가 부실했다면 어디까지 책임지나

기준선은 제922조에 있습니다. 친권자가 대리권이나 재산관리권을 행사할 때에는 자기의 재산에 관한 행위와 동일한 주의를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의 돈을 맡은 수탁자보다는 느슨하지만,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관리가 어긋난 채로 계속되면 제925조가 작동합니다. 부적당한 관리로 자녀의 재산을 위태롭게 한 경우에 법원이 대리권과 재산관리권의 상실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

이해가 맞부딪히는 거래에는 별도의 문턱이 있습니다. 제921조 제1항은 친권자와 자녀 사이에 이해가 상반되는 행위를 하려면 법원에 특별대리인의 선임을 청구하도록 했습니다. 상속재산을 나누며 부모가 자녀를 대리해 도장을 찍은 사안이 자주 문제 됩니다.

주의
돈이 빠져나간 사실 자체보다,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를 설명할 자료가 있는지가 갈림길이 됩니다. 학원비와 치료비처럼 자녀를 위한 지출이라면 영수증과 이체 메모가 곧 방어 자료입니다.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내역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듭니다.

권한이 끝난 뒤에도 남는 일

끝났다고 손을 놓으면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919조는 제691조와 제692조를 이 관리에 준용합니다. 제691조는 급박한 사정이 있으면 상대방이 사무를 처리할 수 있을 때까지 처리를 계속하도록 하고, 그 기간에는 종전 관계가 존속하는 것과 같은 효력을 줍니다. 만기가 코앞인 계약을 방치해 자녀에게 손해가 나는 일을 막으려는 장치입니다.

제692조는 방향이 다릅니다. 권한이 끝났다는 사정은 상대방에게 알리거나 상대방이 알기 전에는 대항하지 못합니다. 임차인이나 거래 은행에 알리지 않으면 종전 친권자를 상대로 한 행위가 유효하게 남을 수 있으므로, 통지는 서면으로 남기십시오.

넘겨줄 때 무엇을 챙겨야 하나

순서를 잡으면 분쟁이 줄어듭니다.

  1. 자녀 명의의 예금, 보험, 주식, 부동산을 한 장에 목록으로 적습니다.
  2. 관리를 시작할 무렵과 끝나는 시점의 잔액을 나란히 적어 차이를 냅니다.
  3. 자녀를 위해 지출한 항목을 학비, 치료비, 주거비로 나누어 증빙과 묶습니다.
  4. 증여나 유언에 사용처를 지정한 문구가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5. 통장과 증권, 인감을 넘기고 인수증을 받습니다.
확인할 것
· 친권이 언제 어떤 사유로 끝났는지와 그 날짜
· 자녀 명의 계좌의 전체 거래내역을 확보했는지
· 자녀 재산에서 나온 수익과 자녀를 위한 지출을 구분했는지
· 제삼자가 사용처를 지정한 증여가 섞여 있는지

정리

제923조 제1항은 법정대리인인 친권자의 권한이 소멸하면 자녀 재산에 대한 관리의 계산을 하도록 정합니다. 성년 도달처럼 자연히 끝나는 경우든 재판으로 끊기는 경우든 다르지 않습니다.

제2항은 그 계산을 현실적으로 만듭니다. 자녀 재산에서 수취한 과실은 양육과 재산관리 비용과 상계한 것으로 처리하되, 무상으로 재산을 준 제삼자가 반대의 의사를 표시했다면 그 재산은 빠집니다. 원본에 손을 댄 부분은 이 처리에 기대지 못합니다.

책임의 기준은 제922조의 주의의무입니다. 넘겨줄 자료를 먼저 갖추는 일이 곧 자기 방어이니, 액수가 크다면 계산서를 만들기 전에 변호사와 함께 항목의 성격부터 가려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691조, 제692조, 제916조, 제918조, 제919조, 제921조, 제922조, 제923조, 제924조, 제925조, 제927조, 제92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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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아이가 성년이 되어 통장을 달라고 합니다. 남은 돈만 주면 되나요?

잔액만 넘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제923조 제1항이 요구하는 것은 관리 기간 전체에 대한 계산이라, 들어온 돈과 나간 돈의 내역도 함께 정리해 주셔야 뒤탈이 없습니다.

아이 명의 상가 임대료를 생활비에 보태 썼습니다. 물어내야 하나요?

임대료는 원본에서 나온 과실이라 제923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양육과 재산관리 비용과 맞바꾼 것으로 처리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그 상가를 준 사람이 사용처를 제한해 두었다면 결론이 달라집니다.

이혼하면서 친권자가 상대방으로 바뀌었습니다. 계산을 해 주어야 하나요?

해 주어야 합니다. 조문은 권한이 소멸한 경우를 말할 뿐 사유를 가리지 않습니다. 새 친권자에게 목록과 내역을 넘기시면 됩니다.

예전에 상속재산을 나누면서 제가 아이를 대리해 서명했습니다.

부모와 자녀의 이해가 갈리는 거래라면 제921조 제1항에 따라 특별대리인을 선임했어야 하는 사안일 수 있습니다. 당시 분할협의서부터 확인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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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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