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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지식인2026년 9월 17일조회 4

부양을 포기한다는 각서를 써 주었는데 그게 유효할까요?

Q질문 내용

몇 년 전 집안일을 정리하면서 아버지께 앞으로 부양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서 드렸습니다. 지금은 제가 몸이 아파 일을 못 하는데, 그때 쓴 각서 때문에 아무것도 말할 수 없는 건지 궁금합니다.

A관련 문의 답변

본인 사안은 가족 사이에 오간 문서가 어느 범위까지 힘을 갖는지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부양을 받을 권리 자체를 미리 넘기거나 버리는 내용은 민법이 정면으로 막고 있어 그 부분은 효력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 각서에 적힌 문장부터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포기 각서라고 불리는 문서는 실제로는 서로 다른 내용을 한 장에 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① 앞으로 부모님에게 생활비를 청구하지 않겠다는 문장 ② 형제들 사이에서 이미 지출한 돈을 정산하지 않겠다는 문장 ③ 나중에 재산을 나눌 때 몫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문장이 섞여 있습니다. 세 문장은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민법이 금지하는 것은 첫 번째 유형이고, 나머지는 각각 다른 조문으로 판단됩니다. 그래서 각서의 제목이 아니라 문장 하나하나를 읽는 것이 먼저입니다.

■ 처분을 막아 둔 조문은 하나입니다

민법 제979조는 부양을 받을 권리는 이를 처분하지 못한다고만 적혀 있습니다. 처분에는 양도와 포기, 담보 제공이 모두 들어갑니다. 조문이 이렇게 짧은 이유는 이 권리가 특정한 사람의 생존에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제975조가 스스로 살아갈 방편이 없는 사람에게만 이행 책임이 생기도록 범위를 좁혀 둔 것과 같은 결입니다.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을 미리 없애 두는 약속은 제도의 목적 자체를 무너뜨리므로 처음부터 허용하지 않은 것입니다.

■ 각서를 쓴 사람이 누구인지도 봅니다

부모님께 드린 각서와 형제에게 준 각서는 다릅니다. 부모님이 자녀에게 앞으로 부양을 구하지 않겠다고 써 준 경우가 제979조에 곧바로 닿는 전형입니다. 반대로 형제끼리 누가 얼마를 맡을지 나누어 적은 문서는 제976조 제1항이 말하는 협정으로 읽힐 여지가 있습니다. 이 조문은 누가 먼저 얼마를 맡을지를 가족들이 스스로 정하도록 길을 열어 두었고, 제977조도 액수와 방식에 관하여 같은 짜임을 취하고 있습니다. 형제 사이의 분담 합의는 그래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 합의가 있어도 다시 정할 수 있습니다

제978조는 이미 맺어 둔 합의나 재판이 있더라도 그 뒤에 형편이 바뀌면 법원이 그 내용을 다시 정할 수 있게 했습니다. 협정으로 인정되는 문서라 해도 한 번 쓰면 영원히 묶이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각서를 쓸 당시와 지금 사이에 ① 소득이나 직업이 바뀌었는지 ② 부모님의 요양 단계나 의료비가 달라졌는지 ③ 다른 형제의 형편이 변했는지를 시점별로 정리해 두시면 변경을 구할 때 근거가 됩니다.

■ 각서를 이미 주고받으셨다면

먼저 원본을 확보하십시오. 사본만 남아 있으면 작성 시기와 필적을 두고 다툼이 생깁니다. 그다음에 작성 경위를 시간 순서로 적어 두시기 바랍니다. 언제 어디에서 누가 요구했는지, 그 자리에 누가 있었는지, 문서를 쓰기 전후로 오간 문자가 있는지가 기록되어야 합니다. 서명이나 날인이 본인의 것인지, 날짜가 실제 작성일과 맞는지도 확인하십시오. 위임장이나 인감증명서가 함께 오갔다면 그 용도도 같이 정리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975조, 제976조, 제977조, 제978조, 제97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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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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