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신고가 수리되었다고 해서 그 입양이 언제나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부터 효력이 없는 경우가 있고, 일단 효력은 생겼지만 법원에 가서 되돌릴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 갈래는 요건도 다르고 청구할 수 있는 사람도 다르며, 무엇보다 기간이 다릅니다. 실제 상담에서는 이 구분을 놓쳐 시기를 넘긴 뒤에 찾아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법이 나누어 둔 기준을 조문 순서대로 짚어 보겠습니다.
두 갈래로 나누어 둔 이유는 무엇인가
흠의 무게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입양은 신고로 성립하고, 성립하면 양자는 양부모의 친생자와 같은 지위를 가집니다. 민법 제882조의2가 그렇게 정하면서 입양 전의 친족관계는 그대로 존속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 사람의 신분관계가 통째로 바뀌는 일입니다.
그래서 흠이 있더라도 곧바로 없던 일로 돌리면 혼란이 큽니다. 법은 관계의 뿌리가 없는 흠만 무효로 돌리고, 나머지는 취소라는 통로로 보냈습니다.
무효는 누구도 그 입양을 유효하다고 주장할 수 없는 상태이고, 취소는 법원의 판결이 있어야 비로소 효력이 없어지는 상태입니다.
어떤 경우에 처음부터 효력이 없나
제883조가 두 가지만 적어 두었습니다.
첫째는 당사자 사이에 입양의 합의가 없는 경우입니다. 서류만 오갔을 뿐 양자가 될 사람에게 입양을 받아들일 뜻이 없었다면 관계의 바닥이 비어 있는 셈입니다.
둘째는 세 개의 조문을 위반한 경우입니다. 제867조 제1항의 미성년자 입양에 대한 가정법원의 허가, 제869조 제2항의 13세 미만인 사람에 대한 법정대리인의 승낙, 그리고 제877조입니다. 제877조는 한 문장입니다. 존속이나 연장자를 입양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목록이 짧다는 점을 눈여겨보십시오. 나머지 흠은 모두 다음 칸으로 넘어갑니다.
무효와 취소
무효는 판결을 받지 않아도 처음부터 효력이 없는 상태이고, 확인의 소로 그 사실을 확정합니다. 취소는 판결이 확정되어야 효력이 없어지며 그때까지는 유효한 입양으로 다루어집니다. 그래서 무효 사유에는 기간 제한이 없고 취소 사유에는 기간이 붙습니다.
취소는 어떤 흠에서 열리나
제884조 제1항이 세 묶음으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첫 묶음은 동의와 허가가 빠진 경우입니다. 성년이 되어야 입양할 수 있다는 제866조, 13세 이상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 동의를 요구하는 제869조 제1항, 미성년자 입양에서 부모의 동의를 요구하는 제870조 제1항, 성년자 입양에서 부모의 동의를 요구하는 제871조 제1항, 피성년후견인에 관한 제873조 제1항, 부부 공동입양과 배우자 동의를 정한 제874조가 여기에 듭니다.
둘째 묶음은 사정을 몰랐던 경우입니다. 입양 당시 양부모와 양자 중 어느 한쪽에게 악질이나 그 밖에 중대한 사유가 있음을 알지 못했다면 취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사기 또는 강박으로 입양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입니다.
| 위반된 조문 | 취소를 구할 수 있는 사람 |
|---|---|
| 제866조 (양부모의 성년) | 양부모, 양자와 그 법정대리인 또는 직계혈족 |
| 제869조·제870조 (동의와 승낙) | 양자나 동의권자 |
| 제871조 제1항 (성년자의 부모 동의) | 동의권자 |
| 제873조 제1항 (피성년후견인) | 피성년후견인이나 성년후견인 |
| 제874조 (부부 공동입양) | 배우자 |
기간을 넘기면 어떻게 되나
구할 수 없게 됩니다. 취소권은 오래 남아 있지 않습니다.
- 제894조가 큰 울타리입니다. 동의와 허가가 빠진 유형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6개월, 있었던 날부터 1년이 지나면 취소를 청구하지 못합니다.
- 제889조는 양부모가 성년이 되면 제866조 위반을 이유로 한 취소를 막습니다.
- 제891조 제1항은 양자가 성년이 된 후 3개월이 지나거나 사망하면 제869조 제1항 등의 위반을 이유로 한 취소를 막고, 제2항은 양자가 사망하면 제871조 제1항 위반을 이유로 한 취소를 막습니다.
- 제893조는 성년후견개시의 심판이 취소된 후 3개월이 지나면 제873조 제1항 위반을 이유로 한 취소를 막습니다.
- 제896조는 악질이나 중대한 사유를 몰랐던 경우에 대해 안 날부터 6개월을 정합니다.
사기나 강박으로 인한 취소는 제897조가 혼인에 관한 제823조를 준용합니다. 사기를 안 날 또는 강박을 면한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청구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취소되면 지나간 시간은 어떻게 되나
지워지지 않습니다.
제897조는 입양 취소의 효력에 관하여 제824조를 준용합니다. 혼인 취소의 효력이 기왕에 소급하지 않는다는 그 조문입니다. 입양이 취소되어도 취소 전까지 양친자로 지낸 기간이 없던 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손해배상의 길도 함께 열려 있습니다. 같은 조가 제806조를 준용해 재산상 손해뿐 아니라 정신상 고통에 대한 배상도 구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는 무효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사건으로 어떻게 내야 하나
세 갈래로 갈립니다.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은 입양의 무효를 가류 가사소송사건으로, 입양의 취소를 나류 가사소송사건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입양의 무효·취소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는 다류 사건입니다.
절차가 달라지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제50조는 나류와 다류 가사소송사건, 그리고 마류 가사비송사건에 조정 전치를 요구합니다. 가류인 무효 확인에는 이 절차가 붙지 않습니다.
심리 방식도 다릅니다. 신분관계를 확정하는 사건이라 법원이 스스로 자료를 모으고 필요하면 당사자를 불러 물어보게 되어 있습니다. 상대가 다투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청구한 대로 결론이 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주의
관계를 정리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무효나 취소가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사이가 나빠졌거나 부양을 하지 않는 사정은 파양의 문제이지 입양의 흠이 아닙니다. 어느 통로로 가야 하는지부터 갈리므로, 신고 당시의 서류와 동의서를 먼저 확보하신 뒤에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정리
제883조는 합의가 없는 경우와 세 조문을 위반한 경우만 무효로 돌리고, 나머지 흠은 제884조의 취소로 보냈습니다. 취소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위반된 조문마다 제885조부터 제888조까지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기간이 가장 자주 문제 됩니다. 동의와 허가가 빠진 유형은 안 날부터 6개월, 있었던 날부터 1년이고, 사기와 강박은 3개월입니다. 취소되어도 효력은 소급하지 않으며 손해배상은 별도로 구할 수 있습니다. 무효는 가류, 취소는 나류여서 조정 전치 여부가 갈리므로 첫 서면을 내기 전에 변호사와 함께 통로를 정하십시오.
참조 조문
민법 제806조, 제823조, 제824조, 제866조, 제867조, 제869조, 제870조, 제871조, 제873조, 제874조, 제877조, 제882조의2, 제883조, 제884조, 제885조, 제886조, 제887조, 제888조, 제889조, 제891조, 제893조, 제894조, 제896조, 제897조 · 가사소송법 제2조, 제17조, 제5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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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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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입양 신고를 한 지 오래되었는데 지금도 다툴 수 있나요?
무효 사유라면 기간 제한이 없지만 취소 사유는 다릅니다. 동의와 허가가 빠진 유형은 사유를 안 날부터 6개월, 있었던 날부터 1년이 지나면 청구하지 못합니다.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부터 가려야 하므로 입양신고서와 동의서를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부모의 동의 없이 성년인 저를 입양했다는데 어떻게 되나요?
제871조 제1항 위반에 해당할 수 있고, 이 경우 취소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동의권자입니다. 다만 양자가 사망하면 이 사유로는 청구하지 못하고, 제894조의 기간 제한도 함께 적용됩니다.
배우자 몰래 입양을 했다면 무효인가요?
무효가 아니라 취소 사유입니다. 제874조는 배우자 있는 사람이 배우자와 공동으로 입양하도록 하고 양자가 될 때에는 배우자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데, 이를 위반한 입양의 취소는 제888조에 따라 배우자가 청구합니다.
취소되면 상속이나 등록부는 어떻게 정리되나요?
판결이 확정되면 그에 따라 가족관계등록부를 정리하게 되고, 취소의 효력은 소급하지 않으므로 그 전의 법률관계가 일괄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개별 재산관계는 사안마다 달라지므로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확정 후 절차까지 함께 설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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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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