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를 받고 경찰이 다녀간 뒤에도 같은 집에서 밤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법원의 결정을 받으려면 며칠이 걸리는데 위험한 것은 오늘 저녁이기 때문입니다. 이 공백을 메우려고 만들어 둔 장치가 긴급임시조치입니다. 사법경찰관이 법원의 결정 없이 먼저 조치를 해 두고, 그 뒤에 법원의 판단을 받는 구조로 짜여 있습니다. 어떤 요건에서 발동되고 어디까지 효력이 미치며 얼마나 버티는지를 조문의 순서대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응급조치와는 어디에서 갈리나
이름이 비슷해 자주 섞입니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가 정한 응급조치는 신고를 받은 사법경찰관리가 현장에서 하는 일의 목록입니다. 폭력행위의 제지와 분리, 현행범 체포 등 범죄수사, 상담소나 보호시설로 인도, 의료기관으로 인도가 여기에 듭니다.
그런데 이 목록에는 앞으로의 접근을 막는 내용이 없습니다. 오늘 상황을 끝내는 조치일 뿐 내일을 막아 주지는 못한다는 뜻입니다.
긴급임시조치는 그다음 칸을 채웁니다. 제8조의2 제1항은 응급조치를 했는데도 재발될 우려가 있고 긴급을 요하여 법원의 임시조치 결정을 받을 수 없을 때 발동된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세 가지가 나란히 갖추어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누가 결정하고 피해자는 무엇을 하나
결정 주체는 사법경찰관입니다. 검사의 지휘나 법원의 결정을 거치지 않으므로 신고가 접수된 그 자리에서 조치가 붙을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자리도 조문에 있습니다. 제8조의2 제1항은 직권 또는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의 신청에 의하여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경찰이 알아서 해 주기를 기다리는 것 말고 피해자 쪽에서 요청할 통로가 열려 있다는 의미입니다.
조치를 하면 사법경찰관은 즉시 긴급임시조치결정서를 작성해야 하고, 같은 조 제3항은 그 결정서에 범죄사실의 요지와 조치가 필요한 사유를 적도록 합니다. 이 서류는 뒤에 법원으로 넘어갈 때 그대로 첨부됩니다.
확인할 것
· 신고 접수번호와 출동한 지구대·경찰서의 이름
· 긴급임시조치가 이루어졌는지, 몇 호 조치인지
· 결정서의 범죄사실 요지가 진술과 맞는지
· 담당 수사관의 소속과 연락처
어떤 내용을 담을 수 있나
세 가지입니다.
제8조의2 제1항은 제29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 중 하나를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제1호는 주거나 점유하는 방실로부터의 퇴거 등 격리, 제2호는 주거·직장 등에서 100미터 이내의 접근 금지, 제3호는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입니다.
네 번째 칸부터는 경찰 단계에서 쓸 수 없습니다. 의료기관 위탁과 유치, 상담위탁은 판사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사람의 신체를 붙잡아 두는 조치는 법원의 판단을 거치게 해 둔 것입니다.
| 구분 | 내용 |
|---|---|
| 결정하는 사람 | 긴급임시조치는 사법경찰관이, 임시조치는 판사가 결정합니다. |
| 담을 수 있는 내용 | 긴급임시조치는 격리·접근금지·전기통신 접근금지 세 가지로 한정됩니다. |
| 어겼을 때 | 긴급임시조치 불이행은 과태료, 법원의 임시조치 불이행은 형벌 대상입니다. |
| 지속 기간 | 법원 결정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긴급임시조치는 즉시 취소됩니다. |
48시간이라는 시한은 무엇을 뜻하나
긴급임시조치는 임시로 붙여 둔 것이어서 그대로 굳지 않습니다.
제8조의3 제1항은 사법경찰관이 지체 없이 검사에게 임시조치를 신청하고 검사가 법원에 청구하도록 정합니다. 그 청구는 조치를 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하여야 하며 앞서 작성한 결정서를 첨부해야 합니다.
이어지는 제2항이 결말을 정합니다. 검사가 청구하지 않거나 법원이 임시조치 결정을 하지 않은 때에는 긴급임시조치를 즉시 취소하여야 합니다. 경찰이 붙여 둔 접근금지가 그 순간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틀 사이에 절차가 어디까지 갔는지를 알아 두는 일이 중요합니다.
법원의 임시조치로 넘어가면 무엇이 달라지나
기간이 생기고 선택지가 늘어납니다.
제29조 제5항은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기간을 2개월, 제4호부터 제6호까지를 1개월로 정합니다. 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앞의 세 가지는 두 차례, 뒤의 세 가지는 한 차례 연장할 수 있습니다.
제8조 제2항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행위자가 결정된 임시조치를 어겨 재발 우려가 인정되면, 검사는 직권으로 또는 사법경찰관의 신청으로 제29조 제1항 제5호의 유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어긴 사실 자체가 더 무거운 조치의 근거가 되는 셈입니다.
어겼을 때의 제재가 왜 다른가
같은 내용의 접근금지인데 제재가 갈립니다.
제66조 제2호는 정당한 사유 없이 긴급임시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에게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합니다. 조치가 뒤에 취소된 때는 제외됩니다.
법원의 임시조치를 어긴 경우는 다릅니다. 제63조 제2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제29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임시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하도록 정하고, 상습이면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형이 올라갑니다.
차이의 이유는 명령을 낸 주체에 있습니다. 경찰이 임시로 붙인 조치와 법원이 심리를 거쳐 낸 결정은 무게가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긴급임시조치 단계에서는 접근이 계속되더라도 형사처벌로 바로 이어지지 않으므로, 법원의 결정으로 넘어가는 것이 보호의 실질을 좌우합니다.
주의
조치가 붙었더라도 상대가 나타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직접 설득하거나 항의하려 하시면 위험이 커집니다.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뒤 112로 신고해 출동 기록을 남기시고, 상담과 보호시설 안내가 필요하면 여성긴급전화 1366으로 연락하십시오.
보호를 이어 가려면 무엇을 준비하나
경찰 단계의 조치는 짧습니다. 그 뒤를 이을 절차를 미리 알아 두는 편이 낫습니다.
- 긴급임시조치가 있었다는 사실과 결정서 작성 여부를 담당 수사관에게 확인합니다.
- 검사의 임시조치 청구가 들어갔는지, 법원이 언제 결정하는지를 물어 둡니다.
- 임시조치가 붙으면 결정문의 내용과 기간, 연장 가능 여부를 기록해 둡니다.
- 기간이 끝난 뒤에도 보호가 필요하면 제55조의2의 피해자보호명령을 검토합니다.
이 명령은 검사나 경찰을 거치지 않고 피해자가 가정법원에 곧바로 낼 수 있어, 경찰 단계의 조치가 취소되어도 통로가 남습니다.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형사 절차와 가사 절차의 순서를 함께 정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정리
긴급임시조치는 응급조치만으로 재발을 막기 어렵고 법원의 결정을 기다릴 수 없을 때 사법경찰관이 하는 조치입니다. 담을 수 있는 내용은 격리,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세 가지이며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의 신청으로도 이루어집니다.
조치를 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검사가 법원에 임시조치를 청구해야 하고, 청구가 없거나 법원이 결정하지 않으면 즉시 취소됩니다. 불이행의 제재가 과태료에 그친다는 점도 함께 알아 두셔야 합니다. 기간이 짧으므로 피해자보호명령까지 염두에 두고 순서를 잡아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제8조, 제8조의2, 제8조의3, 제29조, 제55조의2, 제63조, 제6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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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경찰이 긴급임시조치를 해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은 사법경찰관에게 긴급임시조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검사나 사법경찰관에게 임시조치의 청구나 신청을 요청하고 의견을 진술하는 길도 열려 있으니 요청한 사실을 기록으로 남겨 두십시오.
긴급임시조치가 되면 상대가 집에서 나가야 하나요?
제29조 제1항 제1호의 격리가 붙은 경우에만 그렇습니다.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로 이루어지므로 접근금지만 붙는 경우도 있어, 어떤 호가 적용되었는지를 확인해 두셔야 무엇이 금지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틀이 지나면 보호가 끝나 버리는 것인가요?
법원이 임시조치를 결정하면 그 기간만큼 보호가 이어지고 격리와 접근금지는 2개월입니다. 결정이 나지 않아 취소된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피해자보호명령을 직접 청구하는 방법이 남아 있습니다.
이혼한 사이인데도 이 법이 적용되나요?
이 법은 배우자였던 사람도 가정구성원에 포함하고 있어 이혼 뒤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관계와 행위의 성격은 사안마다 따져야 하므로 변호사와 함께 어떤 절차를 걸지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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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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