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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15일조회 10

자녀의 의사는 몇 살부터 듣나

양육자를 정하는 사건에서 가장 조심스러운 대목이 아이의 입을 빌리는 일입니다. 누구와 살고 싶은지 물어보면 되지 않느냐는 말씀을 자주 듣지만, 법원은 그 질문을 그렇게 단순하게 던지지 않습니다. 아이가 한 말을 어디까지 받아들일지, 몇 살부터 물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조문과 실무에 나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기준이 어디에 있고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짚어 보겠습니다.

법은 무엇을 참작하라고 적고 있나

근거 문장부터 읽는 편이 빠릅니다.

민법 제837조 제3항은 양육에 관한 부모의 협의가 자의 복리에 반하는 경우 가정법원이 보정을 명하거나 직권으로 정하도록 하면서, 그때 자의 의사와 나이, 부모의 재산상황, 그 밖의 사정을 참작하라고 적고 있습니다.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법원이 직접 결정하는 경우에도 같은 사정을 살핍니다.

여기서 두 단어가 나란히 놓여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의사와 나이입니다.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와 그 말을 얼마나 무겁게 볼 수 있는지를 함께 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조문 어디에도 숫자는 없습니다.

나이 기준은 어디에 있나

민법이 선을 긋지 않은 자리를 가사소송규칙이 메우고 있습니다.

규칙은 자녀의 양육과 친권자 지정 같은 사항을 정할 때 일정한 나이 이상의 자녀에 대하여 그 의견을 듣도록 원칙을 세워 두었습니다. 법률이 아니라 대법원규칙이므로 개정으로 기준이 움직일 수 있고, 사건을 시작하기 전에 현재 시행되는 문언을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나이가 하한선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기준에 이르지 않은 어린 자녀라도 법원이 필요하다고 보면 의견을 들을 수 있고, 반대로 기준을 넘긴 자녀라도 의견을 듣기 어려운 사정이 있으면 생략될 수 있습니다.

결국 숫자 하나로 정리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상담에서는 나이보다 아이의 표현 능력과 현재 생활 환경을 먼저 여쭙습니다.

자의 의사 참작
자녀가 표시한 희망을 결론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판단 자료의 하나로 놓는다는 뜻입니다. 같은 말이라도 아이의 나이와 이해 능력, 그 말이 나온 상황에 따라 무게가 달라지며, 자녀의 복리에 반하는 방향이면 희망과 다른 결정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어떤 사건에서 아이의 말을 듣나

의견 청취가 문제 되는 국면은 생각보다 넓습니다.

국면근거와 내용
양육자ㆍ양육사항 결정민법 제837조 제3항이 자의 의사와 나이를 참작하도록 합니다.
양육사항의 변경같은 조 제5항의 변경 심판에서도 같은 사정을 살핍니다.
조부모의 면접교섭제837조의2 제2항이 자의 의사를 참작 사유로 적고 있습니다.
친권자 지정과 후견제909조의2가 미성년자의 의사를 고려 요소로 둡니다.
조정 절차가사소송법 제58조 제2항이 자녀의 복리를 우선하도록 정합니다.

표에서 보시듯 근거가 한 곳에 모여 있지 않습니다. 사건의 종류에 따라 조문이 다르고, 그래서 어떤 절차에 있는지에 따라 의견을 듣는 방식도 달라집니다.

실제로는 어떻게 듣나

법정에 아이를 세워 두고 묻는 장면은 실무에서 거의 없습니다.

가장 흔한 경로는 가사조사관의 조사입니다. 조사관이 가정을 방문하거나 아이를 따로 만나 생활 환경, 부모와의 관계, 학교생활을 확인하고 보고서를 냅니다. 이 보고서가 기록에 들어가면 양쪽 대리인도 내용을 보게 됩니다.

법원이 직접 듣는 경우에는 부모가 없는 자리에서 진행합니다. 법정이 아닌 별도의 면접 공간을 쓰기도 하고, 아이의 나이에 맞추어 질문을 풀어 씁니다.

어느 쪽이든 목적은 부모의 시선에서 떼어 놓은 상태에서 아이의 생활을 확인하는 데 있습니다.

아이가 말한 대로 결론이 나나

그렇지 않습니다.

민법 제912조 제1항과 제2항은 친권을 행사하거나 법원이 친권자를 지정할 때 자의 복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라고 정하고, 이를 위해 법원이 관련 분야 전문가나 사회복지기관의 자문을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58조 제2항도 조정 단계에서 같은 원칙을 반복합니다.

그래서 아이의 희망은 강력한 자료이지만 유일한 자료는 아닙니다. 지금 누가 실제로 돌보고 있는지, 학교와 친구 관계가 어디에 뿌리내렸는지가 함께 저울에 올라갑니다. 형제를 떼어 놓게 되는지도 비중이 큰 사정입니다.

희망과 다른 결정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로 아이의 말이 특정 시점에 급격히 바뀌었거나, 한쪽 부모의 영향이 뚜렷하게 드러날 때입니다.

부모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아이에게 미리 말을 일러 두는 것입니다.

조사관은 여러 사건을 다루며 아이의 말과 표정, 표현의 결을 함께 봅니다. 준비된 문장처럼 들리는 진술은 오히려 양육 환경에 대한 의심을 부르고, 그 의심은 보고서에 그대로 남습니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말을 아이 앞에서 반복하는 것도 같은 결과를 낳습니다. 아이가 한쪽 편을 들도록 몰아가는 행위는 정서적 안정을 해치는 사정으로 평가됩니다.

주의
아이에게 답을 가르치거나 조사 당일까지 반복해서 확인하는 행동은 거의 예외 없이 드러납니다. 아이가 겪는 부담도 큽니다.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조사 전후로는 평소의 생활을 그대로 유지하시고, 아이가 먼저 이야기를 꺼낼 때에만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무엇을 준비해 두어야 하나

아이의 말이 아니라 아이의 생활을 보여 주는 자료가 힘을 씁니다.

  1. 최근 1년간 누가 등하교와 병원 방문을 맡아 왔는지 기록으로 정리합니다.
  2. 어린이집이나 학교의 상담 기록, 알림장, 담임과 주고받은 연락을 모읍니다.
  3. 주거 환경과 아이의 방, 통학 거리처럼 생활 조건을 사진과 지도로 보여 줍니다.
  4. 근무 시간과 양육을 도와줄 사람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5. 형제가 있다면 함께 지내 온 방식과 분리되었을 때의 영향을 정리합니다.

이 자료들은 조사관의 방문 전에 준비되어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조사가 끝난 뒤에 제출하면 이미 만들어진 인상을 뒤집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리

민법 제837조 제3항은 양육에 관한 사항을 정할 때 자의 의사와 나이를 참작하라고만 적었을 뿐 나이를 숫자로 못 박지 않았고, 구체적인 기준은 가사소송규칙이 두고 있습니다. 그 기준에 미치지 않는 자녀라도 필요하면 의견을 들으므로, 나이 하나로 결론이 갈린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듣는 방식은 대개 가사조사관의 조사이고, 아이의 희망은 여러 자료 가운데 하나로 놓입니다. 판단의 축은 언제나 자녀의 복리입니다. 아이에게 말을 맞추게 하는 대신 지금까지의 양육 실태를 자료로 남기고, 제출 시점은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정하십시오.

참조 조문

민법 제837조, 제837조의2, 제909조, 제909조의2, 제912조 · 가사소송법 제58조 · 가사소송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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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아이가 아직 초등학생인데 의견을 물어보나요?

규칙이 정한 기준에 이르지 않은 자녀라도 법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의견을 듣습니다. 다만 나이가 어릴수록 표현이 상황에 흔들리기 쉬워 조사관의 관찰과 생활 환경 자료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아이가 저와 살고 싶다고 하면 그대로 정해지나요?

중요한 자료이지만 그것만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현재 누가 실제로 돌보고 있는지, 학교와 친구 관계가 어디에 있는지, 형제와 떨어지게 되는지가 함께 고려되며 판단의 기준은 자녀의 복리입니다.

가사조사관이 집으로 온다는데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아이의 생활이 그대로 보이면 됩니다. 등하교와 병원 방문을 누가 맡아 왔는지, 주거와 통학 환경이 어떤지, 근무 시간 중 돌봄을 도와줄 사람이 있는지를 기록으로 정리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상대가 아이에게 말을 맞춰 놓은 것 같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맞대응하지 않으시는 편이 낫습니다. 아이의 진술이 특정 시점부터 달라졌다면 그 전후의 생활 기록과 대화 내용을 정리해 조사관에게 자료로 제출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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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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