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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15일조회 12

사실혼을 일방적으로 깨면 배상해야 하나

혼인신고 없이 여러 해를 함께 살다가 한쪽이 어느 날 짐을 싸서 나가 버리는 일이 있습니다. 신고를 하지 않았으니 법적으로 따질 것이 없다고 여기는 분이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관계를 깨뜨린 쪽에 책임을 묻는 통로가 따로 열려 있고, 법원도 오래전부터 이를 받아들여 왔습니다. 어떤 경우에 책임이 붙고 무엇을 얼마나 구할 수 있는지, 누구를 상대로 걸 수 있는지를 차례로 짚었습니다.

헤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책임이 생기나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혼은 신고로 만들어진 관계가 아니어서 끝내는 데에도 절차가 없습니다. 한쪽이 그만두겠다고 마음먹고 집을 나가면 관계는 그것으로 종료됩니다. 법원의 판결도, 구청에 내는 서류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책임이 붙는 자리는 그다음입니다. 관계를 끝낸 행위 자체가 아니라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끝냈다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 그런 파기는 상대에게 정신적 고통과 재산상 손실을 주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되고, 그때 배상책임이 생깁니다.

제도로도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2조는 가정법원이 맡는 사건을 열거하면서 사실혼관계 부당 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다류 가사소송사건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부당 파기
그만둘 만한 정당한 사유가 없는데도 한쪽이 공동생활을 일방적으로 끊어 버린 경우를 말합니다. 관계를 끝낸 것 자체가 아니라 끝낸 방식과 이유를 문제 삼는 개념입니다.

어떤 사정이 정당한 이유로 받아들여지나

거꾸로 보면 빠릅니다. 관계를 그만둘 만한 사유를 상대가 제공했다면 나간 쪽에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상대의 폭력이나 폭언, 다른 사람과의 부정한 관계, 생활비를 대지 않고 6개월 넘게 연락을 끊은 사정이 여기에 듭니다. 도박이나 과도한 음주로 공동생활이 유지되지 않는 경우도 같습니다. 이런 사정이 인정되면 관계를 끝낸 쪽이 오히려 배상을 구하는 자리에 섭니다.

반대로 성격이 맞지 않는다거나 마음이 식었다는 사정은 정당한 이유로 보기 어렵습니다.

판단은 한 장면이 아니라 관계가 무너진 경위 전체를 놓고 이루어집니다. 집안의 반대도 그 자체로는 방패가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어느 시점부터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시간 순서로 정리해 두는 작업이 사건의 뼈대가 됩니다.

무엇을 청구할 수 있나

두 갈래입니다.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와, 실제로 나간 돈에 대한 재산상 손해입니다.

민법 제806조 제2항은 약혼 해제의 경우에 재산상 손해뿐 아니라 정신상 고통까지 배상하도록 규정합니다. 사실혼 파기에도 같은 구조로 접근합니다.

재산상 손해는 항목을 특정해야 합니다. 예단과 혼수 비용, 결혼식과 신혼여행에 들인 돈, 함께 살 집을 구하느라 정리한 기존 주거의 손실 같은 것이 여기에 듭니다. 상대의 요구로 직장을 그만두었다면 그 부분도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청구 항목내용과 성격
위자료부당한 파기로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입니다.
예물ㆍ예단건넨 금품의 반환이나 그 가액 상당의 배상을 구합니다.
혼례 비용예식장, 신혼여행, 가전과 가구 구입에 들인 실제 지출입니다.
재산분할손해배상과 성격이 다른 별개 청구이며 절차도 달리 진행됩니다.

동거하던 사람 말고 다른 사람에게도 물을 수 있나

물을 수 있습니다.

가사소송법이 다류 사건을 적으면서 제3자에 대한 청구를 포함한다고 괄호 안에 명시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관계를 깨뜨리는 데 가담한 사람이 따로 있다면 그 사람도 같은 절차에서 상대가 됩니다.

두 유형이 자주 나옵니다. 상대의 부모나 형제가 개입해 공동생활을 무너뜨린 경우, 그리고 상대와 부정한 관계를 맺어 파탄을 부른 사람이 따로 있는 경우입니다. 다만 개입했다는 인상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행위와 파탄 사이의 연결이 드러나야 합니다.

어느 법원에 어떤 순서로 내나

가정법원입니다. 일반 민사법원이 아닙니다.

순서에도 규칙이 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50조는 나류와 다류 가사소송사건, 마류 가사비송사건에 대하여 소를 제기하거나 심판을 청구하려는 사람은 먼저 조정을 신청하도록 정했고, 조정을 거치지 않고 낸 사건은 법원이 조정에 회부합니다.

그래서 실제 진행은 조정기일에서 시작됩니다. 합의가 되면 조정조서가 만들어지고 그 자체로 집행력이 생기며, 합의가 되지 않으면 소송으로 넘어갑니다. 같은 법 제57조는 관련 있는 청구를 병합해 조정신청할 수 있게 해 두어 재산분할을 함께 거는 것도 가능합니다.

관계의 존재 자체를 상대가 부인하면 일정이 길어집니다. 사실혼이었는지부터 별도로 다투게 되기 때문입니다.

금액은 무엇으로 갈리나

정해진 표는 없습니다. 법원이 여러 사정을 종합해 정합니다.

  • 함께 산 기간과 공동생활의 밀도
  • 관계가 깨진 경위와 파기한 쪽의 태도
  • 두 사람 사이에 자녀가 있는지
  • 파기로 상대가 입은 경제적 타격과 건강 상태
  • 나이와 재산 상태, 재기의 가능성

같은 5년을 함께 살았어도 결론은 갈립니다. 어느 날 연락을 끊고 사라진 사안과 여러 달 대화 끝에 헤어진 사안은 평가가 다릅니다. 재산상 손해는 성격이 또 달라서, 영수증과 이체 내역으로 금액이 특정되는 항목부터 인정됩니다.

언제까지 청구해야 하나

이 부분을 놓치는 분이 많습니다.

부당 파기에 따른 배상은 불법행위에 기초한 청구여서 민법 제766조의 소멸시효를 그대로 받습니다.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파기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권이 사라집니다.

재산분할은 기간이 다릅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이 정한 2년이 별도로 흐르므로, 두 청구를 함께 생각하신다면 더 짧은 쪽에 일정을 맞추어야 합니다.

주의
사실혼은 이혼신고 같은 공적 기록이 남지 않아 관계가 끝난 날짜 자체가 다툼거리가 됩니다. 상대가 훨씬 이른 날을 종료일로 주장하는 일이 흔하므로, 짐을 옮긴 날의 이사 영수증처럼 날짜가 찍힌 자료를 먼저 확보해 두십시오.

무엇을 모아 두어야 하나

자료가 승부를 가릅니다. 기여도 손해도 말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아래 차례대로 묶어 두십시오.

  1. 함께 살기 시작한 날과 끝난 날을 특정할 수 있는 기록을 고릅니다.
  2. 주민등록 전입 내역, 임대차계약서, 청첩장과 예식 사진을 모읍니다.
  3. 예단과 혼수, 예식 비용의 견적서와 카드 명세, 이체 내역을 항목별로 뽑습니다.
  4. 파기 전후의 문자와 통화 기록을 시간 순서로 배열하고, 제3자가 개입했다면 그 대화를 따로 묶습니다.

관계가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자료와 손해액을 계산하는 자료는 역할이 서로 다릅니다. 하나는 사실혼 인정 단계에서, 다른 하나는 금액 산정 단계에서 쓰입니다. 그래서 서류철을 둘로 나누면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때 훨씬 빠릅니다.

정리

사실혼은 언제든 끝낼 수 있지만 끝내는 방식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공동생활을 일방적으로 끊었다면 위자료와 재산상 손해의 배상 대상이 되고, 가사소송법 제2조가 이 청구를 다류 가사소송사건으로 두어 가정법원이 다룹니다. 파탄에 가담한 제3자도 같은 절차에서 상대가 됩니다.

절차는 조정이 먼저입니다. 기간은 안 날부터 3년, 파기가 있은 날부터 10년이며 재산분할의 2년과는 따로 흐릅니다. 관계가 끝난 날짜를 증명할 자료부터 확보해 두십시오.

참조 조문

민법 제750조, 제751조, 제766조, 제806조 · 가사소송법 제2조, 제5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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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나요?

사실혼으로 인정되면 부당한 파기에 대하여 위자료를 구할 수 있습니다. 함께 산 기간과 부부로 생활한 실태를 보여 주는 자료를 먼저 갖추시는 편이 좋습니다.

상대가 폭력을 써서 제가 먼저 나왔습니다. 제가 책임을 지나요?

관계를 그만둘 만한 사유를 상대가 제공한 경우이므로 나온 쪽에 책임을 묻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그 사정을 이유로 배상을 구할 수 있으니 진단서와 신고 기록을 정리해 두십시오.

예단과 결혼식 비용도 돌려받을 수 있습니까?

위자료와 별도로 재산상 손해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항목별로 금액이 특정되어야 인정되므로 견적서와 카드 명세를 나누어 정리하십시오.

헤어진 지 2년이 넘었는데 지금도 가능한가요?

손해배상은 안 날부터 3년, 파기가 있은 날부터 10년 안에 내야 합니다. 재산분할은 해소된 날부터 2년으로 더 짧으니 남은 날짜부터 확인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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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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