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면서 한 달에 두 번 아이를 만나기로 정했는데, 전 배우자가 계속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만나지 못하게 합니다. 벌써 넉 달째 아이 얼굴을 못 봤습니다. 양육비는 계속 보내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본인 사안은 면접교섭이 어떤 성격의 권리인지부터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양육비를 끊는 방식이 아니라 가정법원의 이행명령으로 다투셔야 하고, 정해진 내용이 모호하다면 면접교섭 심판으로 일정을 특정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 면접교섭 권리의 성격
면접교섭은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의 권리이면서 동시에 자녀 자신의 권리입니다. 민법 제837조의2가 부모와 자녀 양쪽에 이 권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두 가지가 따라 나옵니다. ① 부모 사이의 합의만으로 자녀의 권리를 없앨 수 없고 ② 상대가 거부한다고 해서 그 권리가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넉 달째 만나지 못하고 계신 상황은 권리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이행이 막혀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대응도 권리를 새로 만드는 쪽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내용을 강제하는 절차로 갑니다.
■ 양육비를 끊는 대응이 위험한 이유
아이를 못 만나게 한다고 양육비를 중단하는 대응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두 의무가 서로 맞바꿀 수 있는 관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면접교섭 불이행과 양육비 미지급은 각각 별도의 이행 절차로 다투게 되어 있고, 양육비를 멈추면 그 자체로 제재의 대상이 됩니다. 오히려 상대에게 방어할 거리를 만들어 주는 결과가 됩니다. 양육비는 계속 보내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그 상태를 유지하시는 편이 앞으로의 절차에서 유리합니다. 자기 의무를 지켜 온 쪽의 요구가 설득력을 가집니다.
■ 지금부터 남겨야 하는 기록
절차의 출발점은 기록입니다. ① 약속된 날짜와 시간 ② 상대가 든 거부 사유 ③ 그날 오간 문자와 메신저 ④ 실제로 만났는지 여부를 한 줄씩 정리해 두십시오. 월 2회로 정해져 있었다면 넉 달 동안 여덟 번의 불이행 기록이 쌓이는 셈입니다. 문자와 메신저는 이행 여부를 보여 주는 가장 직접적인 자료가 됩니다. 다만 감정적인 표현은 나중에 본인에게 불리하게 쓰일 수 있으므로 사실만 적는 편이 좋습니다. 요구는 짧고 정중하게, 기록은 빠짐없이 남기는 것이 원칙입니다.
■ 이행명령 신청과 그 한계
판결이나 조정조서에 면접교섭 내용이 정해져 있다면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64조에 있는 절차로, 정해진 의무를 이행하라고 법원이 명하는 것이며 비용 부담도 크지 않습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이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제67조에 따라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다만 양육비와 달리 면접교섭 불이행에는 감치가 적용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법원이 불이행을 확인한 기록이 남는다는 점에서 이후 절차의 근거가 됩니다.
■ 내용이 모호할 때의 면접교섭 심판
합의 없이 이혼했거나 정해진 문구가 모호하면 이행명령을 쓰기 어렵습니다. 이때는 면접교섭 심판을 청구해 일정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심판에서 정하는 내용은 ① 정기 면접의 요일과 시간 ② 숙박 여부 ③ 방학과 명절의 처리 ④ 인도 장소와 방법 ⑤ 영상통화 같은 보조적 방법입니다. 몇째 주 무슨 요일, 몇 시부터 몇 시까지처럼 특정해 두어야 이후의 다툼이 줄어듭니다. 이행명령은 신청부터 결정까지 대체로 두세 달, 심판은 그보다 오래 걸리므로 사전처분으로 임시 면접교섭을 함께 신청하는 방법을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 아이의 거부와 피해야 할 대응
양육친이 아이의 의사를 이유로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은 아이의 나이와 그 의사가 형성된 경위를 함께 보고, 한쪽의 영향으로 생긴 거부감이라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갈등이 심한 사건이라면 면접교섭보조인의 도움을 받거나 가정법원의 면접교섭센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반대로 아이를 데리러 가서 실랑이를 벌이거나 학교 앞에서 기다리는 방식, 아이에게 상대를 비난하는 말을 하는 행동은 본인에게 불리한 사정으로 평가됩니다. 절차를 밟는 편이 결과적으로 더 빠릅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837조의2 · 가사소송법 제64조, 제67조 · 민법 제908조의2, 제75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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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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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면접교섭을 못 하면 양육비를 안 줘도 되나요?
안 됩니다. 두 의무는 맞물린 관계가 아니어서 양육비를 끊으면 별도의 제재를 받게 됩니다.
이행명령을 어기면 어떻게 되나요?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다만 양육비와 달리 감치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아이가 만나기 싫다고 하면 방법이 없나요?
법원은 아이의 나이와 그 의사가 형성된 경위를 함께 봅니다. 한쪽의 영향으로 형성된 거부감이라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이혼할 때 정해 두지 않았으면 어떻게 하나요?
면접교섭 심판을 청구해 요일과 시간, 숙박 여부까지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특정될수록 이행을 요구하기 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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