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절차에서 면접교섭이 정해지지 않은 채 마무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거나, 구체적인 일정을 잡을 방법이 없어 보이는 경우입니다.
대법원이 최근 이런 상황에서 면접교섭을 정하지 않은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이행이 어렵다는 사정과 면접교섭을 배제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취지입니다.
이번 판결 한 줄 요약
현실적인 이행이 어렵다는 이유로 비양육친의 면접교섭을 사실상 배제한 것은 부당하다.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4므15467 판결 (파기환송, 일부)
무엇이 문제였나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혼, 위자료,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 양육비를 청구했고, 절차가 피고에 대한 공시송달로 진행되어 제1심에서 이혼과 친권자·양육자 지정 등의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피고는 추완항소를 제기하면서 이혼과 친권자·양육자 지정에는 불복하지 않고, 위자료 청구의 기각과 함께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을 구했습니다. 그런데 원심 절차는 이번에는 원고와 자녀가 소재불명이라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공시송달로 진행되었습니다.
원심은 위자료 부분에 대한 항소는 받아들이면서, 면접교섭에 관하여는 자녀의 소재가 불분명하고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을 정할 수 없어 현실적인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면접교섭에 관하여 정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 배제는 예외입니다
대법원은 원칙과 예외의 순서를 다시 세웠습니다. 가정법원은 원칙적으로 민법 제837조의2에 따라 부모와 자녀의 면접교섭을 허용하되, 면접교섭이 자녀의 복리를 침해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청구 또는 직권으로 면접교섭을 배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우에도 신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혼 등에 따른 갈등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요인이 일부 발견되더라도, 장기적으로 면접교섭이 이루어질 때 자녀의 복리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깊이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방법도 제시했습니다. 배제냐 허용이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합목적적인 재량에 따라 시기·장소·방법 등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적합한 방향을 찾아야 하고, 이러한 고려 없이 막연한 우려를 내세워 면접교섭 자체를 배제하는 데에는 신중하여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무엇을 보고 판단하나
자녀의 복리 침해 여부 — 고려 요소
· 자녀의 연령, 건강상태, 면접교섭에 대한 의사
· 청구하는 부모 일방과 자녀 사이의 유대관계나 친밀도
· 면접교섭을 청구하는 의도나 목적
· 현재 양육환경에 비추어 갈등을 유발하거나 적응에 장애가 되는지
· 청구인에게 현저한 비행이나 아동학대 등의 전력이 있는지
대법원은 이 요소들을 종합하되, 면접교섭이 자녀의 복리에 단기적·장기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1. 12. 16.자 2017스628 결정 참조).
면접교섭은 누구의 권리인가
면접교섭을 부모의 권리로만 생각하면 이번 판결의 논리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민법 제837조의2는 이를 자녀와 부모 양쪽에 관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 대법원이 판단 기준으로 삼은 것도 부모의 사정이 아니라 자녀의 복리입니다.
그래서 배제 여부를 다툴 때 「상대가 양육비를 주지 않는다」거나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는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그러한 사정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반대로 지금 당장 만날 수 없다는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아이의 복리에 관한 판단이 아니라 집행의 문제이므로, 그 이유만으로 권리 자체를 없애는 결론에 이르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번 판결의 취지입니다.
절차 쟁점 — 항소심에서 면접교섭을 구할 수 있나
이 판결에는 절차에 관한 판단도 함께 담겼습니다. 재판상 이혼 청구에 친권자·양육자 지정이나 양육비 청구가 병합되어 계속 중인 경우, 상대방은 반대청구로 면접교섭 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면접교섭에 관한 청구는 마류 가사비송사건에 속합니다.
그 반대청구가 항소심에서 제기된 경우에는 민사소송법 제412조를 유추하여, 반대청구 상대방의 심급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는 때 또는 상대방이 동의하거나 이의 없이 심문에 응함으로써 동의한 것으로 간주되는 때에 허용될 수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대법원은 환송 후 원심이 피고의 주장이 반대청구인지 직권 발동을 촉구하는 취지인지 명확히 하고, 반대청구라면 그 요건을 갖추었는지도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리하며 확인할 점
실무에서 이 판결이 갖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상대와 연락이 닿지 않거나 아이의 소재를 알 수 없는 사정은 이행의 문제이지 권리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정하지 않고 넘어가면 나중에 다시 청구해야 하지만, 정해 두면 사정이 바뀌었을 때 그 내용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변호사 검토를 고려할 만한 경우
공시송달로 진행된 절차에서 뒤늦게 다투게 된 경우, 면접교섭을 항소심에서 처음 구하는 경우, 상대가 면접교섭 배제를 주장하는 경우에는 청구의 형식과 시점을 함께 정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아이의 소재를 모르면 면접교섭을 정할 수 없나요?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4므15467 판결은 현실적인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면접교섭을 사실상 배제한 원심을 부당하다고 보아 파기·환송했습니다.
Q2. 면접교섭을 배제하려면 어떤 사정이 있어야 하나요?
대법원은 면접교섭이 자녀의 복리를 침해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배제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Q3. 항소심에서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나요?
같은 판결은 반대청구 상대방의 심급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는 때 또는 동의하거나 이의 없이 심문에 응한 때에는 항소심에서도 허용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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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한중앙 · 한병철 변호사
부산 해운대 사무소 | 1533-7377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인용 법령·판결: 민법 제837조의2; 가사소송법 제14조;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4므15467 판결; 대법원 2021. 12. 16.자 2017스628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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