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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5일조회 2

치매 부모 뜻과 다른 집 매각, 후견 자녀 재량일까

어머니는 정신이 맑은 날이면 같은 말을 되풀이하십니다. 이 집에서 눈 감고 싶다고. 성년후견인이 된 큰오빠는 생각이 다릅니다. 요양병원비가 매달 빠져나가고 예금은 바닥을 보이니 집을 팔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동생들은 오빠가 후견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머니 뜻을 꺾을 수 있는지 묻습니다. 짧게 답하면 후견인에게 판단할 권한은 있지만 재량은 넓지 않습니다. 민법은 어머니의 복리를 먼저 보되 그 안에서 어머니 뜻을 존중하라고 하고, 어머니가 사는 집을 파는 일에는 따로 가정법원의 허가를 요구합니다.

후견인이 되면 부모 재산을 자기 판단으로 처분할 수 있나

성년후견인은 피후견인의 재산을 관리하고 그 재산에 관한 법률행위를 대리합니다. 은행 업무, 계약, 세금 납부 같은 일을 부모 대신 처리하는 사람이 후견인입니다.

그렇다고 백지수표를 받은 것은 아닙니다. 가정법원은 후견인을 선임하면서 법정대리권의 범위를 정할 수 있고, 후견인은 그 범위 안에서만 움직여야 합니다. 후견 심판문과 후견등기사항증명서에 적힌 권한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그 범위 안이라 해도 후견인의 판단에는 기준이 붙어 있습니다.

부모의 뜻은 어디까지 따라야 하나

민법 제947조는 두 문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앞 문장은 성년후견인이 재산관리와 신상보호를 할 때 여러 사정을 고려해 피후견인의 복리에 부합하는 방법으로 처리하라는 것입니다. 뒤 문장은 복리에 반하지 않으면 피후견인의 의사를 존중하라는 것입니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복리가 바깥 울타리이고, 의사 존중은 그 울타리 안에서 작동합니다.

어머니 사례에 대입해 보겠습니다. 집을 팔지 않으면 요양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어 치료가 끊길 형편이라면, 집에 머물고 싶다는 뜻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오히려 복리에 반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른 예금이나 연금으로 몇 해를 버틸 수 있고 매각이 급하지 않다면, 어머니 뜻을 거스를 이유가 약해집니다. 후견인은 이 계산을 자료로 보여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가 사는 집이라면 무엇이 달라지나

여기서부터는 후견인 혼자 정할 수 없습니다. 성년후견인이 피후견인을 대리해 피후견인이 거주하는 건물이나 그 대지를 매도하거나 임대하거나, 전세권이나 저당권을 설정하거나, 임대차를 해지하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후견인이 하려는 일먼저 거쳐야 하는 절차거치지 않았을 때
부모가 사는 집을 팔거나 세를 놓음가정법원 허가효력 자체가 문제될 수 있음
부모가 사는 집에 근저당 설정·전세권 설정가정법원 허가효력 자체가 문제될 수 있음
부모가 살지 않는 다른 부동산을 팖후견감독인이 있으면 그 동의피후견인이나 감독인이 취소 가능
후견인 본인이나 가족이 그 집을 삼감독인이 부모를 대리, 감독인이 없으면 특별대리인 선임이해가 부딪치는 거래로 다퉈짐

허가 심판을 할 때 가정법원은 부모 본인의 진술을 듣도록 되어 있습니다. 의식이 없거나 스스로 뜻을 밝힐 수 없는 경우만 예외입니다. 어머니가 이 집에서 살고 싶다고 말씀하실 수 있는 상태라면, 그 말은 법원에 직접 전달됩니다.

표의 마지막 줄도 흔히 생기는 장면입니다. 후견인인 오빠가 시세보다 싸게 자기 명의로 사들이는 경우입니다.

요양병원에 들어가 계시면 거주하는 집이 아닌가

현실에서 가장 다툼이 많은 대목입니다. 부모가 요양시설로 옮긴 지 몇 달이 지났으니 이제 사는 집이 아니고 허가도 필요 없다고 판단하는 후견인이 있습니다.

위험한 판단입니다. 퇴원하면 돌아갈 곳으로 남아 있고 살림살이와 주민등록이 그대로라면 여전히 거주하는 집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허가 대상인지 애매하면 허가를 신청하는 편이 안전하고, 그 과정에서 법원이 매각의 필요성을 함께 따져 줍니다.

주의
허가 없이 계약서를 쓰고 계약금을 받으면 나중에 매매 효력이 다퉈져 매수인과 분쟁이 생기고, 그 부담이 결국 부모 재산에 돌아옵니다. 매수인을 찾기 전에 허가부터 받으십시오.

후견감독인이 있으면 무엇이 더 필요한가

후견감독인이 선임되어 있다면 후견인은 부동산처럼 중요한 재산의 권리를 바꾸는 행위를 할 때 감독인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부모가 살지 않는 상가나 토지를 파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동의 없이 한 거래는 피후견인이나 감독인이 취소할 수 있습니다.

감독인이 부모에게 이익이 되는 거래인데도 동의하지 않으면, 후견인은 가정법원에 동의를 갈음하는 허가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감독인이 무조건 막을 수 있는 구조는 아닙니다.

후견인이 직접 사거나 자기 배우자에게 넘기는 것처럼 후견인과 부모의 이해가 부딪치는 거래에서는 감독인이 부모를 대리합니다. 감독인이 없다면 법원에 특별대리인 선임을 청구해야 합니다.

형제들이 매각에 반대한다면 무엇을 할 수 있나

형제들은 후견인이 아니어서 매매를 직접 막을 권한은 없습니다. 대신 가정법원을 통해 움직일 수 있는 통로가 여럿 있습니다.

  1. 허가 신청이 들어간 사건에 어머니의 뜻과 다른 재원에 관한 자료를 의견서로 냅니다.
  2. 가정법원에 어머니의 재산상황 조사와 후견사무에 관한 처분을 청구합니다. 친족이면 청구할 수 있습니다.
  3. 감독인이 없다면 성년후견감독인 선임을 청구합니다. 다만 후견인의 형제자매는 감독인이 될 수 없어 제3자가 선임됩니다.
  4. 후견인의 대리권 범위가 넓어 문제라면 4촌 이내 친족으로서 범위 변경을 청구합니다.
  5. 어머니의 복리를 해칠 정도라면 후견인 변경을 청구합니다.

감정이 앞서 오빠를 비난하는 서면보다, 매달 드는 비용과 어머니 명의 재산을 숫자로 정리한 표가 법원을 더 움직입니다.

후견인 자녀는 허가 신청 전에 무엇을 준비하나

반대로 매각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후견인이라면 법원이 물을 질문에 미리 답을 마련해 두어야 합니다.

허가 신청 전 확인할 것
· 요양병원비와 생활비가 한 달에 얼마인지, 예금과 연금으로 몇 개월을 버틸 수 있는지
· 집 말고 먼저 쓸 수 있는 재원은 없는지
· 시세를 보여 주는 자료와 매수 조건
· 매각대금을 어떤 계좌에서 어떻게 관리할지
· 부모가 매각에 대해 어떤 뜻을 밝혔는지와 그 뜻을 따르기 어려운 이유

형제들에게 같은 자료를 미리 보여 주면 법원에서 다툴 일 자체가 줄어듭니다.

정리

성년후견인은 부모 재산을 관리하지만 부모의 복리에 맞게, 그리고 복리에 반하지 않는 한 부모의 뜻을 존중하며 처리해야 합니다. 부모가 사는 집을 팔거나 담보로 잡히려면 가정법원 허가가 필요하고, 그 절차에서 부모 본인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형제들은 재산상황 조사, 감독인 선임, 후견인 변경 청구로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 어느 쪽 입장이든 필요한 비용과 재산을 숫자로 정리하는 일부터 변호사와 함께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938조, 제940조, 제940조의4, 제940조의5, 제940조의6, 제947조, 제947조의2, 제949조, 제949조의3, 제950조, 제954조 · 가사소송법 제45조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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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후견인인 오빠가 어머니 집을 혼자 팔 수 있나요?

어머니가 거주하는 집을 매도하려면 가정법원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법원은 허가 심판에서 어머니 본인의 진술을 들어야 하며, 스스로 의사를 밝힐 수 없는 경우만 예외입니다.

어머니가 반대하시면 무조건 팔 수 없나요?

후견인은 복리에 반하지 않는 한 어머니의 뜻을 존중해야 합니다. 매각하지 않으면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등 복리에 반하는 사정이 있다면 법원 허가를 받아 매각할 수 있습니다.

요양병원에 입원해 계시면 거주 집이 아닌가요?

살림살이와 주민등록이 남아 있고 돌아갈 곳이라면 거주하는 집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애매할 때는 허가를 신청하는 편이 매매 효력 다툼을 막는 길입니다.

형제로서 후견인을 감시할 방법이 있나요?

친족은 가정법원에 재산상황 조사와 후견사무 처분을 청구할 수 있고, 성년후견감독인 선임이나 후견인 변경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후견인의 형제자매는 감독인이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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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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