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서 접근금지 결정문을 받아 든 날은 조금 안심이 됩니다. 그런데 보름쯤 지나 퇴근길 골목 어귀에 그 사람의 차가 서 있습니다. 가까이 오지는 않고 한참 있다가 떠납니다. 경찰을 불러야 할지, 법원에 알려야 할지, 이 정도로는 아무도 움직이지 않을 것 같아 망설여집니다. 피해자보호명령은 결정으로 끝나는 제도가 아닙니다. 가정폭력처벌법은 명령이 실제로 지켜지는지를 법원이 확인하고, 어기면 검사에게 넘기는 통로를 따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명령이 나온 뒤 법원은 손을 놓나
그렇지 않습니다. 법원은 임시보호명령과 피해자보호명령의 이행실태를 수시로 조사하게 할 수 있습니다. 조사를 맡을 수 있는 사람도 법에 적혀 있습니다. 가정보호사건조사관, 법원공무원, 사법경찰관리, 보호관찰관 등입니다.
조사한 사람은 결과를 지체 없이 법원에 보고해야 합니다.
다만 이 조사는 법원이 할 수 있다고 정해진 권한입니다. 매주 누군가 집 앞을 순찰해 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법원이 조사의 필요성을 느끼게 만드는 것은 결국 피해자 쪽에서 올라오는 정보입니다. 그래서 위반으로 보이는 일이 생기면 기록을 남기고 알리는 일을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긴 사실은 어디로 넘어가나
가해자가 결정을 이행하지 않거나 집행에 따르지 않으면, 법원은 그 사실을 관할 검사에게 통보할 수 있습니다. 이 통보가 형사 절차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입니다.
피해자보호명령이나 임시보호명령을 받고도 이행하지 않은 가정폭력행위자는 2년 이하의 징역,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같은 위반을 상습적으로 되풀이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무거워집니다.
현장에서 급한 상황이라면 순서를 바꾸셔야 합니다. 먼저 112에 신고해 출동 기록을 남기고, 그 뒤에 법원 사건 번호를 적어 위반 사실을 알리는 서면을 내는 편이 좋습니다. 경찰 출동 기록은 나중에 법원과 검사 모두에게 가장 설득력 있는 자료가 됩니다.
명령마다 위반은 어떻게 보이나
피해자보호명령은 다섯 가지이고 한꺼번에 여러 개를 함께 받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명령을 받았는지에 따라 위반의 모습과 모아 둘 자료가 달라집니다.
| 명령의 종류 | 위반은 이렇게 드러납니다 | 남겨 둘 자료 |
|---|---|---|
| 주거에서 퇴거·격리 | 집에 다시 들어오거나 짐을 가지러 왔다며 문을 두드림 | 현관 카메라 영상, 출동 기록 |
|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 집 앞, 직장 주차장, 아이 학교 근처에 나타남 | 위치와 시각을 적은 메모, 목격자 연락처 |
| 전화·문자·메신저 접근금지 | 번호를 바꿔 연락하거나 지인 계정으로 메시지를 보냄 | 화면 캡처, 통화 목록 |
| 친권행사의 제한 | 학교나 병원에 친권자라며 서류를 요구함 | 기관 담당자의 확인 내용 |
| 면접교섭권 행사의 제한 | 아이를 만나겠다며 약속 없이 찾아옴 | 날짜별 기록, 아이의 진술 메모 |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는 피해자 본인뿐 아니라 가정구성원과 그 주거·직장까지 기준점이 됩니다. 결정문에 누구와 어느 장소가 적혀 있는지 다시 확인해 두면, 아이 학교 앞에 나타난 경우처럼 애매한 장면에서도 판단이 쉬워집니다.
피해자는 무엇을 준비해 두면 되나
명령이 지켜지는지 살피는 일은 법원의 권한이지만, 그 판단의 재료는 대개 피해자의 손에서 나옵니다.
- 결정문 사본을 휴대전화에 사진으로 저장해 두기 (출동한 경찰에게 바로 보여 줄 수 있도록)
- 위반이 의심되는 날마다 날짜, 시각, 장소, 거리를 짧게 적기
- 현관 카메라나 블랙박스 영상은 덮어쓰기 전에 따로 옮기기
- 새 번호나 다른 사람 계정으로 온 연락은 지우지 말고 캡처하기
- 112 신고 후 접수 번호를 받아 메모해 두기
이렇게 모은 자료를 사건 번호와 함께 법원에 제출하면, 법원이 이행실태 조사를 지시하거나 검사에게 통보할지 판단할 때 구체적인 근거가 됩니다.
명령 기간이 끝나 가면 어떻게 하나
피해자보호명령은 1년을 넘을 수 없습니다. 보호가 더 필요하면 직권으로 또는 피해자, 법정대리인, 검사의 청구로 2개월 단위로 연장할 수 있습니다. 연장이나 종류 변경을 거쳐도 종전 기간을 합산해 3년을 넘지 못합니다.
임시보호명령은 본 결정이 나올 때까지 유지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판사가 기간을 따로 제한했다면 그 날짜를 확인해 두십시오.
연장 청구는 기간이 끝나기 전에 여유를 두고 해야 합니다. 그동안 기록해 둔 위반 정황은 연장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 그대로 쓰입니다.
명령만으로 불안하다면 무엇을 더 요청하나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명령의 종류를 바꾸거나 더하는 것입니다. 처음에 접근금지만 받았는데 메신저로 연락이 계속 온다면,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를 추가해 달라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와 법정대리인, 검사가 신청할 수 있고 판사는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결정으로 바꿉니다.
다른 하나는 신변안전조치입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청구나 직권으로 검사에게 신변안전조치를 요청할 수 있고, 검사는 피해자 주거지 관할 경찰서장에게 이를 요청합니다. 가해자와 마주칠 수밖에 없는 법원 출석이나 자녀 면접교섭 때 특히 쓸모가 있습니다.
주의
가해자가 먼저 사과하며 만나자고 해도 명령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응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피해자가 연락에 응한 기록이 남으면 이후 위반을 다툴 때 사정이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정리
피해자보호명령이 나온 뒤에도 법원은 조사관이나 경찰, 보호관찰관을 통해 이행 여부를 살피게 할 수 있고, 어긴 사실은 검사에게 통보할 수 있습니다. 명령 위반은 그 자체로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피해자가 할 일은 분명합니다. 위반이 보이면 112에 신고하고, 날짜와 장소를 기록해 법원에 알리며, 필요하면 명령의 종류 추가나 기간 연장, 신변안전조치를 요청하십시오. 어떤 조합이 맞는지는 위반의 모습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함께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55조의2, 제55조의3, 제55조의4, 제55조의5, 제63조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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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사람이 멀리서 지켜보기만 합니다. 이것도 위반인가요?
결정문에 적힌 사람과 장소로부터 100미터 이내에 들어왔다면 접근금지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거리와 시각, 장소를 기록하고 112 신고로 출동 기록을 남긴 뒤 법원에 알리시는 것이 좋습니다.
법원이 알아서 위반 여부를 확인해 주나요?
법원은 조사관, 법원공무원, 사법경찰관리, 보호관찰관 등에게 이행실태를 수시로 조사하게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시 감시는 아니므로 피해자가 위반 정황을 알리는 것이 실제 조사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명령을 어기면 어떤 처벌을 받나요?
피해자보호명령이나 임시보호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2년 이하의 징역,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해질 수 있고, 상습이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무거워집니다.
1년이 끝나 가는데 아직 불안합니다.
보호가 더 필요하면 2개월 단위로 연장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연장과 변경을 모두 합해 3년을 넘을 수 없으니 남은 기간을 확인하고 미리 청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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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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