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이혼 이야기를 꺼낸 지 일주일 만에 동네 부동산 앱에 낯익은 동과 호수가 매물로 올라왔습니다. 아파트는 남편 단독 명의였고, 결혼 생활 12년 동안 대출을 함께 갚아 온 집이었습니다. 소송을 내고 재산분할 판결을 받을 때쯤이면 집은 이미 팔리고 돈은 흩어져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일반 민사 가압류처럼 큰 공탁금을 마련할 여유도 없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63조는 바로 이 장면을 염두에 둔 조문입니다.
이혼 전에도 상대 명의 아파트를 묶어 둘 수 있나
제63조 제1항은 가정법원이 가사소송사건이나 마류 가사비송사건을 본안으로 하여 가압류나 가처분을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재판상 이혼은 나류 가사소송사건이고, 재산분할에 관한 처분은 마류 가사비송사건입니다. 두 사건 모두 본안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본안을 아직 내지 않았어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보전처분은 애초에 본안보다 앞서 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절차이고, 절차에는 민사집행법의 가압류·가처분 규정이 준용됩니다. 다만 신청서에는 장차 어떤 사건으로 무엇을 청구할지가 분명히 드러나야 합니다.
속도가 생명입니다.
가압류와 가처분 중 무엇을 고르나
선택은 무엇을 받으려 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재산분할을 돈으로 받으려 한다면, 그 금전 청구의 집행을 보전하기 위해 아파트를 가압류합니다. 아파트 자체를 넘겨받거나 지분을 받으려 한다면 처분금지가처분이 맞습니다.
둘 다 등기부에 기입되므로, 그 뒤에 아파트를 산 사람은 이 기입을 떠안고 사는 셈이 됩니다. 매수 희망자로서는 그 부담을 안고 계약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실상 매도를 막는 효과가 납니다.
이혼 소송 중에 가정법원이 내리는 사전처분과 혼동하기 쉬운데, 둘은 힘이 다릅니다. 사전처분은 집행력이 없어서 상대가 무시하고 팔아 버리면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 같은 제재만 남습니다.
| 구분 | 사전처분 (제62조) | 가압류 (제63조) | 처분금지가처분 (제63조) |
|---|---|---|---|
| 언제 신청하나 | 소 제기, 심판청구, 조정신청이 있은 뒤 | 본안 전에도 가능 | 본안 전에도 가능 |
| 무엇을 막나 | 현상 변경, 물건 처분 등을 금지하는 명령 | 금전 청구의 집행 보전 (아파트를 묶어 둠) | 다툼 대상인 아파트 자체의 처분 |
| 집행력 | 없음 (위반 시 과태료 등 제재) | 있음, 등기부에 기입 | 있음, 등기부에 기입 |
| 담보 | 규정 없음 | 담보 없이도 가능 (법원 판단) | 담보 없이도 가능 (법원 판단) |
담보 없이 된다는 말은 어떤 뜻인가
제63조 제2항은 이 재판을 담보를 제공하게 하지 아니하고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일반 민사 가압류에서 법원이 담보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한 가압류로 채무자가 입을 손해에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가사 사건에서는 그 원칙을 한 걸음 물려 둔 셈입니다.
주의할 점은 표현이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담보 면제는 법원의 재량이지 신청인의 권리가 아닙니다. 소명이 탄탄하면 무담보로 결정이 날 가능성이 커지고, 소명이 약하면 법원이 일정한 담보를 정할 수 있습니다. 담보를 정한 결정이 나오면 그 담보를 제공해야 집행으로 넘어갑니다.
신청서에는 무엇을 소명해야 하나
두 가지입니다. 청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 그리고 지금 막지 않으면 집행이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 혼인 기간, 아파트 취득 시기와 대금 마련 경위
- 대출 상환에 함께 기여한 내역 (계좌 이체, 맞벌이 소득 자료)
- 예상 재산분할 금액과 그 산정 근거
- 매물 등록 화면, 중개업소 연락, 다른 재산을 옮기는 정황
- 등기부등본과 시세 자료
재산분할 금액은 정확할 필요는 없지만 근거 없이 부풀리면 가압류 범위가 줄거나 담보가 붙을 수 있습니다. 상대의 다른 재산을 알기 어렵다면 본안 단계에서 재산명시나 재산조회를 신청해 범위를 넓혀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신청은 본안이 될 이혼이나 재산분할 사건을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냅니다. 가압류는 변론 없이 결정할 수 있고 집행도 상대에게 결정을 송달하기 전에 할 수 있어서, 상대가 알아차리기 전에 등기부 기입까지 마칠 수 있습니다. 상대에게 미리 알리고 협상하겠다는 생각이라면 그 순서를 신중히 정해야 합니다.
주의
가압류 결정을 받았다면 고지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집행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집행할 수 없습니다. 부동산은 법원사무관 등이 등기를 촉탁하므로, 결정 직후 촉탁에 필요한 비용부터 챙겨 두어야 늦지 않습니다.
상대방은 어떻게 맞설 수 있나
남편 쪽에도 방어 수단이 있습니다. 가압류 결정에 대해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이의만으로 집행이 멈추지는 않습니다.
남편이 꺼낼 수 있는 또 하나의 카드는 본안 제소명령입니다. 남편이 신청하면 법원은 아내에게 2주 이상의 기간을 정해 본안 소송을 내고 그 증명서를 제출하라고 명합니다. 기간 안에 내지 않으면 남편의 신청에 따라 가압류가 취소됩니다. 결국 가압류를 해 두었다면 이혼과 재산분할 청구를 미루지 말고 이어 가야 합니다.
그 밖에 사정이 바뀌었거나, 남편이 법원이 정한 담보를 제공했거나, 집행 뒤 3년간 본안을 내지 않았다면 남편이 가압류 취소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미 팔려 버렸다면 늦었나
완전히 늦은 것은 아닙니다. 부부 한쪽이 상대의 재산분할청구권을 해할 줄 알면서 재산을 처분했다면 가정법원에 그 처분의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매수인이 그 사정을 몰랐다면 취소가 막히므로 다툼이 길어지고 결과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기간도 짧습니다. 이 소는 취소 원인을 안 날부터 1년, 처분이 있은 날부터 5년 안에 내야 합니다. 재산분할청구권 자체도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사라지므로, 소송이 늘어지는 사이 또 다른 기한을 놓치지 않도록 날짜를 따로 적어 두어야 합니다. 결국 처분 전에 묶어 두는 것이 비용과 시간 모두에서 낫습니다.
정리
이혼을 앞두고 상대 명의 아파트가 팔릴 기미가 보이면, 가사소송법 제63조에 따라 재산분할이나 이혼 사건을 본안으로 가압류나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담보 없이도 결정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지만 그 판단은 법원의 몫이고, 소명의 충실도가 결과를 가릅니다.
결정 뒤 2주 안의 집행, 제소명령에 대비한 본안 준비까지 한 흐름으로 움직여야 효과가 남습니다. 가압류와 가처분 중 무엇을 고를지, 분할 금액을 얼마로 잡을지는 변호사와 함께 자료를 놓고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가사소송법 제2조, 제48조의2, 제48조의3, 제62조, 제63조 · 민사집행법 제276조, 제277조, 제278조, 제280조, 제283조, 제287조, 제288조, 제292조, 제293조, 제300조 · 민법 제406조, 제839조의2, 제839조의3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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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이혼 소송을 내기 전에도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가사소송법 제63조는 가사소송사건이나 마류 가사비송사건을 본안으로 가압류·가처분을 할 수 있게 하고, 보전처분은 본안 전에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제소명령이 나오면 정해진 기간 안에 본안을 내야 합니다.
담보 없이 된다고 했는데 법원이 공탁을 요구할 수도 있나요?
제63조 제2항은 담보 없이 할 수 있다고 정할 뿐이어서 면제는 법원의 재량입니다. 소명이 부족하면 법원이 담보를 정할 수 있고, 그 경우 담보를 제공해야 집행할 수 있습니다.
가압류와 가처분은 어떻게 다른가요?
재산분할을 돈으로 받으려면 그 금전 청구를 보전하는 가압류를, 아파트 자체나 지분을 받으려면 처분금지가처분을 고릅니다. 둘 다 등기부에 기입되어 처분을 사실상 어렵게 만듭니다.
가압류 결정을 받고 한 달 뒤에 집행해도 되나요?
가압류 재판의 집행은 채권자에게 재판을 고지한 날부터 2주를 넘기면 할 수 없습니다. 결정을 받으면 바로 등기 촉탁에 필요한 비용을 납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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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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