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폭력 사건이 가정보호사건으로 넘어간 뒤 깨진 식탁 유리와 병원비를 적어 배상신청서를 냈습니다. 몇 주 뒤 받아 든 결정서에는 상담위탁 처분 아래에 짧은 한 줄이 더 붙어 있었습니다. 피해자의 배상신청을 각하한다. 서류를 보강해 다시 내려 했더니 법원에서는 같은 신청은 다시 받을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각하가 어떤 경우에 나오는지, 왜 그 문이 한 번만 열리는지, 그리고 닫힌 뒤에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순서대로 살펴봅니다.
각하는 어떤 경우에 내려지나
사유는 세 갈래입니다.
가정폭력처벌법 제59조 제1항은 배상신청이 부적법한 경우, 그 신청이 이유 없는 경우, 그리고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결정으로 각하하도록 정합니다. 앞의 둘은 다른 재판에서도 흔히 보는 이유이지만, 세 번째는 이 절차의 성격에서 나온 것입니다.
보호사건의 중심은 행위자에게 어떤 보호처분을 내릴지입니다. 돈 문제는 거기에 붙은 곁가지이고, 그 곁가지를 따지느라 본 절차가 늘어지면 제도의 목적이 흐려집니다. 그래서 법원은 손해가 있다는 점이 보이더라도 이 자리에서 판단하기에 맞지 않다고 보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각하 사유 | 이런 때 문제가 됩니다 | 그 뒤에 남는 길 |
|---|---|---|
| 신청이 부적법한 경우 | 피해자가 아닌 사람이 냈거나, 1심 절차가 끝난 뒤에 낸 경우 | 민사소송 또는 이혼 소송에서 손해배상 청구 |
| 신청이 이유 없는 경우 | 주장한 손해가 배상명령의 대상에 들지 않거나 증명되지 않은 경우 | 대상 밖 손해는 처음부터 민사 절차로 |
| 배상명령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 | 금액을 두고 다툼이 커서 보호사건 안에서 정리하기 어려운 경우 | 민사 절차에서 증거를 갖추어 다시 다툼 |
배상명령으로 구할 수 있는 돈도 두 가지로 묶여 있습니다. 하나는 피해자와 가족이 당장 먹고살 생활비이고, 다른 하나는 폭력으로 부서진 물건값과 병원비입니다. 이 범위를 넘는 항목을 섞어 적으면 그 부분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각하는 결정서에 어떻게 나타나나
대개 보호처분 결정서 한 장 안에 함께 실립니다.
같은 조 제2항은 보호처분의 결정과 동시에 각하 재판을 할 때 그 내용을 결정서 주문란에 함께 적을 수 있게 했습니다. 접근제한이나 상담위탁 같은 처분 문구 뒤에 각하 문구가 이어 붙는 모양이어서, 처분 내용만 확인하고 넘기면 배상 부분이 어떻게 끝났는지 놓치기 쉽습니다.
일부만 받아들여진 경우도 주문에 드러납니다. 신청한 금액보다 적은 금액이 적혀 있다면 나머지는 인용되지 않은 것이고, 그 나머지에도 아래에서 볼 재신청 금지가 똑같이 걸립니다.
왜 불복도 재신청도 막아 두었나
제59조 제3항이 닫아 둔 문은 두 개입니다. 각하나 일부 인용 재판에 신청인이 이의를 걸 길이 없고, 똑같은 신청서를 다시 들고 갈 길도 없습니다.
한쪽으로 기울어 보이는 규정입니다.
실제로 행위자는 배상명령이 내려지면 제60조 제3항에 따라 7일 안에 그 부분만 떼어 항고할 수 있고, 항고가 기각되어도 법령 위반을 이유로 7일 안에 재항고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에게는 그런 길이 없습니다. 이 차이는 각 결정이 남기는 결과의 무게에서 나옵니다. 배상명령이 받아들여지면 그 결정서를 근거로 행위자의 월급이나 예금에 강제집행이 들어올 수 있으니, 행위자에게는 재산이 걸린 재판입니다. 반면 각하된 피해자는 이 간이 절차를 쓰지 못하게 되었을 뿐, 손해배상청구권 자체를 잃지 않습니다.
같은 신청을 되풀이하지 못하게 한 이유도 여기에 닿아 있습니다. 보호사건 안에서 돈 문제를 여러 번 다투게 하면 그 절차가 민사소송을 닮아 가고, 결정은 계속 미뤄집니다. 한 번 판단을 받은 신청은 거기서 끝내고 다툼이 남는 부분은 정식 민사 절차로 보내라는 설계입니다.
일부만 인용되었을 때 나머지는 어디로 가나
인용된 금액과 그렇지 않은 금액의 운명이 갈립니다.
제61조 제2항이 막는 범위는 확정된 배상명령이 인정한 금액까지입니다. 그만큼은 다른 절차로 또 받아 낼 수 없지만, 뒤집어 읽으면 인정되지 않은 금액은 막혀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 결정서 주문에서 인용된 항목과 금액을 그대로 옮겨 적습니다.
- 신청서에 적었던 금액과 비교해 빠진 부분을 계산합니다.
- 위자료처럼 처음부터 배상명령 대상이 아니었던 손해를 따로 정리합니다.
- 이혼을 준비 중이라면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과 함께 청구할지 검토합니다.
- 그렇지 않다면 별도의 민사소송으로 나머지 금액을 청구합니다.
이미 받은 금액을 다시 청구 금액에 넣으면 그 부분은 막히므로, 계산 단계에서 겹치지 않게 덜어 내는 것이 먼저입니다.
절차는 어떤 법을 따라 진행되나
가정폭력처벌법의 배상명령 장은 제56조부터 제62조까지 7개 조문이 전부입니다.
그 빈자리를 메우는 것이 제62조입니다. 이 장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과 민사소송법의 관련 규정을 준용하되, 민사소송법 가운데 일부 조항만은 빼 두었습니다. 형사재판에서 쓰이는 배상명령 절차와 민사소송의 기본 규칙이 뒤에서 받쳐 주는 구조입니다.
신청 단계도 마찬가지로 특례법의 신청 절차를 끌어다 씁니다. 사건이 계속된 제1심 법원에 신청해야 하고 인지는 붙이지 않습니다. 1심 결정이 나온 뒤 항고심에 가서야 처음 배상을 구하는 방식은 이 구조와 맞지 않습니다.
신청서를 내기 전에 확인할 것
· 청구하는 돈이 부양에 필요한 금전 또는 물적 피해·치료비에 해당하는지
· 진단서와 진료비 내역, 파손 물건의 사진과 견적을 한꺼번에 붙였는지
· 금액을 항목별로 나누어 적었는지
· 행위자와 합의된 금액이 있다면 그 합의서를 함께 냈는지
· 1심 심리가 끝나기 전에 제출했는지
처음 한 번에 무엇을 갖추어야 하나
재신청이 막혀 있으니 첫 신청서가 사실상 마지막 신청서입니다.
법원이 각하를 택하는 대표적인 장면은 금액의 근거가 흐릿할 때입니다. 영수증 없이 대략의 금액만 적거나, 치료비와 위자료를 한 숫자로 뭉쳐 적으면 법원은 이 절차에서 가려내기 어렵다고 보기 쉽습니다. 항목을 나누고 항목마다 증빙을 붙이면 일부라도 인용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합의가 있었다면 그것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제57조 제2항에 따라 행위자와 피해자가 합의한 배상액에 대해서도 법원이 배상을 명할 수 있으므로, 조사 과정에서 금액이 정리되었다면 합의서를 신청서에 붙여 두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
배상신청은 부적법하거나 이유가 없을 때, 또는 이 절차에서 판단하기에 적절하지 않을 때 각하됩니다.
각하든 일부 인용이든 피해자 쪽에서 다툴 방법은 없고 재신청도 막힙니다. 그러나 손해배상청구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인용되지 않은 금액과 위자료는 이혼 소송이나 민사소송으로 다시 구할 수 있습니다. 결정서 주문을 받으셨다면 인용된 금액과 남은 금액을 나누어 정리하고, 어느 절차로 나머지를 청구할지 변호사와 함께 정해 두는 것이 다음 순서입니다.
참조 조문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6조, 제57조, 제58조, 제59조, 제60조, 제61조, 제62조 · 가사소송법 제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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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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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배상신청이 각하됐는데 항고할 방법이 정말 없나요?
없습니다. 신청을 각하하거나 일부만 인용한 재판에 대해 신청인은 불복을 신청하지 못하도록 법이 정하고 있습니다. 대신 손해배상청구권은 남아 있어 민사 절차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서류를 보강하면 같은 법원에 다시 낼 수 있지 않나요?
같은 배상신청은 다시 할 수 없습니다. 보강한 자료는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 청구나 별도의 민사소송에서 증거로 쓰시면 됩니다.
행위자는 배상명령에 항고할 수 있다는데 왜 다른가요?
인용된 배상명령은 민사판결처럼 강제집행의 근거가 되어 행위자의 재산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각하된 피해자는 이 간이 절차를 쓰지 못할 뿐 권리를 잃지 않으므로 법이 다르게 취급합니다.
위자료도 함께 신청했다가 그 부분이 빠졌습니다.
배상명령의 대상은 생활비 성격의 부양 금전과 폭력으로 생긴 물건 피해, 병원비로 한정됩니다. 위자료는 처음부터 이혼 소송이나 민사소송에서 청구해야 하는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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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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