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친척 집으로 입양됐는데, 최근 친어머니를 만나 당시 어머니 허락 없이 입양 신고가 됐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지금 스물여섯이고 양부모와는 오래전부터 왕래가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입양을 없던 일로 돌릴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본인 사안은 부모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미성년자 입양의 취소 사유와 그 청구권이 사라지는 시점, 그리고 취소가 막힌 뒤에 남는 길을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부모의 동의가 빠진 입양은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만 민법 제891조 제1항에 따라 양자가 성년이 된 뒤 3개월이 지나면 취소를 청구하지 못하므로, 지금은 취소보다 무효 사유가 있는지와 파양 쪽을 검토하셔야 합니다.
■ 부모 동의가 빠진 입양은 무효가 아니라 취소 대상입니다
민법 제870조 제1항은 양자가 될 미성년자는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이를 어긴 입양은 제884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가정법원에 취소를 청구할 수 있는 입양이 됩니다. 취소는 법원의 판결이 있어야 효력이 사라지므로 그때까지 입양은 가족관계등록부에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제886조가 정한 양자 본인과 동의권자인 친부모이고, 사건은 가사소송법 제2조의 나류 가사소송사건이라 제50조에 따라 먼저 조정을 신청해야 합니다. 문제는 기간입니다.
■ 성년이 되고 3개월이 지나면 취소 청구권이 사라집니다
제891조 제1항은 양자가 성년이 된 후 3개월이 지나거나 사망하면 제870조 제1항 위반을 이유로 한 입양의 취소를 청구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알았는지 몰랐는지를 묻지 않고 성년이 된 날을 기준으로 세는 기간이라, 성인이 되고 3개월이 지난 뒤에 사실을 알게 되셨다면 취소 청구는 이미 닫혀 있습니다. 제894조가 따로 두는 「사유를 안 날부터 6개월, 사유가 있었던 날부터 1년」의 기간은 제891조와 별도로 적용되는 것이어서, 안 날부터 6개월이 남았다는 사정으로 제891조의 벽을 넘을 수는 없습니다. 성인이 된 뒤에는 신분관계를 빨리 안정시키겠다는 설계이며, 친부모 쪽도 같은 제한을 받습니다.
■ 당시 나이에 따라 무효가 될 수도 있습니다
먼저 입양 신고 당시의 나이를 봅니다. 제869조 제2항은 양자가 될 사람이 13세 미만이면 법정대리인이 그를 갈음하여 입양을 승낙하도록 하고, 제883조 제2호는 이를 어긴 입양을 무효로 정합니다. 친부모가 법정대리인이었다면 그 허락의 부재는 곧 승낙의 누락이므로 13세 미만의 입양이라면 무효가 됩니다. 무효에는 기간 제한이 없어 지금도 입양 무효 확인을 구할 수 있고, 가사소송법 제2조의 가류 사건입니다. 13세 이상이었다면 본인의 승낙 자체가 없었을 때 제883조 제1호의 합의 없음으로 무효를 다툴 여지가 있고, 승낙은 했으나 부모 동의만 빠졌다면 취소 사유에 그쳐 기간이 지난 것이 됩니다.
■ 취소도 무효도 어렵다면 파양이 남습니다
성년이 된 양자는 제898조에 따라 양부모와 협의하여 파양할 수 있습니다. 양부모가 응하면 협의파양 신고로 끝나고 법원 절차가 필요 없습니다. 양부모가 거부하면 제905조의 재판상 파양으로 갑니다. 사유는 ① 양부모의 학대·유기 ② 양부모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 ③ 생사 3년 이상 불명 ④ 그 밖에 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이며, 친부모의 동의 없이 신고된 경위와 그 뒤의 관계가 네 번째 사유의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제907조에 따라 제1호·제2호·제4호의 사유는 안 날부터 6개월, 있었던 날부터 3년이 지나면 청구하지 못하므로 사정을 안 날을 기록해 두셔야 합니다.
■ 지금 챙기실 서류와 순서입니다
먼저 입양관계증명서와 본인의 기본증명서를 발급받아 입양 신고일과 당시 나이를 확인하십시오. 그다음 친부모에게 당시 동의서를 쓴 적이 있는지, 법정대리인이 누구였는지를 확인하고 그 진술을 서면으로 받아 두십시오. 13세 미만에 신고되었다면 입양 무효 확인을, 13세 이상이었다면 승낙 여부에 따라 무효 또는 파양을 선택하게 됩니다. 입양 취소나 무효, 파양에 따른 손해배상은 제897조와 제908조가 준용하는 제806조에 따라 과실 있는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서류상 나이 한 줄이 결론을 바꾸므로 증명서를 먼저 떼어 보신 뒤 변호사와 순서를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806조, 제869조, 제870조, 제883조, 제884조, 제886조, 제891조, 제894조, 제897조, 제898조, 제905조, 제907조, 제908조 · 가사소송법 제2조, 제50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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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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