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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9월 29일조회 0

혼인 무효라는 소는 누가 누구를 걸어 내나

혼인신고가 되어 있는데 그 혼인 자체가 처음부터 없던 것으로 다투어지는 사건이 있습니다. 가족관계등록부를 정리하려는 자녀가 내기도 하고, 이미 한쪽이 세상을 떠난 뒤에 남은 친족이 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소송은 원고와 피고를 누구로 세우느냐부터 걸립니다. 가사소송법은 제기할 수 있는 사람과 상대방이 될 사람을 따로 정해 두었습니다. 그 두 조문을 중심으로 실제 서류를 어떻게 꾸미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무효와 취소는 어디서 갈라지나

이름이 비슷하지만 다른 사건입니다.

민법 제815조는 혼인이 무효가 되는 경우를 네 가지 호로 나누어 적었습니다.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가 제1호이고, 직계인척관계가 있거나 있었던 때, 양부모계의 직계혈족관계가 있었던 때가 뒤에 이어집니다. 남은 한 호는 근친혼 제한을 어긴 경우인데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있었던 부분이라 개별 사안에서는 현재 문언을 따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제816조의 취소는 성격이 다릅니다. 나이나 동의 요건을 어긴 혼인,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를 몰랐던 경우, 사기나 강박으로 의사표시를 한 경우처럼 일단 성립한 혼인을 뒤집는 쪽입니다.

효력의 방향도 반대입니다. 제824조는 혼인 취소의 효력은 기왕에 소급하지 아니한다고 못박았습니다. 무효는 처음부터 없던 것으로 보고, 취소는 재판이 확정된 때부터 앞으로만 끊어집니다.

가류 가사소송사건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이 혼인의 무효, 이혼의 무효, 인지의 무효,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 입양의 무효, 파양의 무효를 묶어 놓은 분류입니다. 신분관계의 존재 여부 자체를 확정하는 사건이어서 당사자가 합의로 결론을 만들 수 없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혼인의 취소와 재판상 이혼은 나류로 따로 들어갑니다.

소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어디까지인가

제23조가 세 부류를 적어 두었습니다. 당사자, 법정대리인, 그리고 4촌 이내의 친족입니다. 조문은 이들이 언제든지 혼인무효나 이혼무효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언제든지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제소 기간이 따로 붙어 있지 않습니다.

4촌 이내라는 범위는 민법 제777조가 정한 친족의 범위 안에서 다시 좁혀 놓은 것입니다. 부모와 자녀, 형제자매, 조부모, 삼촌과 고모, 사촌까지가 들어옵니다. 사실혼 배우자나 동거인은 이 목록에 없습니다.

상대방은 누구로 세우는가

제24조가 경우를 나누어 정합니다. 여기서 피고를 잘못 적으면 각하로 돌아옵니다.

소를 내는 사람상대방근거
부부 중 한쪽배우자제24조 제1항
제3자부부 두 사람제24조 제2항
제3자, 부부 중 한쪽이 사망생존한 쪽제24조 제2항
상대방이 될 사람이 모두 사망검사제24조 제3항

검사를 피고로 삼는 마지막 줄이 실무에서 자주 쓰입니다. 부모가 모두 돌아가신 뒤 등록부에 남은 혼인 기록을 정리하려는 사건이 그렇습니다.

제4항은 이혼취소의 소에 제1항과 제3항을 준용한다고 했습니다. 혼인무효와 이혼무효, 혼인취소와 이혼취소가 하나의 조문 안에서 같은 틀을 쓰는 구조입니다. 같은 틀은 밖으로도 뻗습니다. 제28조는 인지무효의 소에 제23조와 제24조를, 제31조는 입양무효와 파양무효의 소에 두 조문을 준용합니다.

어느 법원에 내는가

고를 수 있는 법원이 아닙니다.

제22조가 다섯 가지 경우를 순서대로 늘어놓았고, 그 전부가 전속관할입니다. 아래 순서대로 앞의 것이 맞으면 거기서 멈춥니다.

  1. 두 사람의 보통재판적이 한 가정법원 구역 안에 나란히 있으면 그 법원
  2. 마지막 공동 주소지 구역에 어느 한쪽의 보통재판적이 남아 있으면 그 법원
  3. 배우자끼리 다투는 경우에는 피고가 될 사람의 보통재판적 소재지 법원
  4. 한 사람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면 살아 있는 사람의 보통재판적 소재지 법원
  5. 두 사람 모두 세상을 떠났다면 그중 한 사람의 최후 주소지 법원

주소와 거소를 모두 알 수 없는 경우라면 제13조 제2항이 대법원 소재지의 가정법원을 관할로 지목합니다.

재판에서 달라지는 점

보통의 민사소송과 같은 규칙으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제12조 단서가 가류와 나류 사건에 관하여 민사소송법의 여러 조문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했습니다. 청구의 인낙에 관한 규정과 자백에 관한 규정이 빠져 있는 대목이 핵심입니다. 상대가 인정합니다라고 답해도 그것만으로 혼인이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혈연이 쟁점이 되면 제29조가 움직입니다. 다른 증거로 심증을 얻지 못한 때 법원이 유전자 검사 등을 받도록 명할 수 있고, 명령을 내릴 때에는 제67조의 제재를 함께 고지합니다. 제재를 받고도 다시 명령을 어기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30일의 범위에서 감치를 명할 수 있습니다.

보도도 제한됩니다. 제10조는 처리 중이거나 처리한 사건에 관하여 본인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나 사진을 출판물에 싣거나 방송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확인할 것
· 혼인관계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의 상세 발급본
· 신고 당시 작성된 혼인신고서의 사본 신청 가능 여부
· 원고가 4촌 이내의 친족임을 보여 줄 제적등본 계통 자료
· 상대가 될 사람의 생존 여부와 마지막 주소지
· 무효 사유를 뒷받침할 당시 정황 자료

확정되면 무엇이 정리되나

등록부가 따라옵니다.

제9조는 대법원규칙으로 정한 판결이나 심판이 확정되면 가정법원이 지체 없이 가족관계등록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에게 등록을 촉탁하도록 했습니다. 당사자가 따로 신고하지 않아도 기록이 정리되는 구조입니다. 다만 촉탁이 닿기까지 며칠이 걸리므로 증명서를 급히 써야 한다면 담당 재판부에 확정 여부를 먼저 확인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돈 문제는 별개의 청구로 갑니다. 민법 제825조는 혼인의 무효나 취소의 경우에 제806조를 준용한다고 하여 손해배상의 길을 남겨 두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의 다류 2)가 이 청구를 담는 자리입니다.

주의
혼인이 무효로 확정되면 그 혼인을 전제로 쌓인 관계가 함께 흔들립니다. 상속과 연금 수급, 배우자를 이유로 한 각종 신분 처리가 여기에 걸립니다. 등록부를 깨끗하게 정리하려는 뜻으로 시작한 사건이 예상하지 못한 정산으로 번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소장을 내기 전에 파급 범위를 먼저 그려 보셔야 합니다.

정리

제기권자는 당사자와 법정대리인, 4촌 이내의 친족이고 기간 제한이 없습니다. 상대방은 누가 내느냐와 누가 생존해 있느냐에 따라 배우자, 부부 두 사람, 생존자, 검사로 갈립니다.

관할은 제22조의 다섯 경우에 따른 전속관할입니다. 가류 사건이라 인낙과 자백으로 결론을 만들 수 없습니다. 혈연이 다투어지면 수검 명령과 감치까지 이어집니다.

확정되면 등록부는 촉탁으로 정리되지만 그 뒤의 신분관계는 스스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사유와 당사자 구성을 먼저 확정한 뒤에 소장을 쓰셔야 하므로, 변호사와 함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가사소송법 제2조, 제9조, 제10조, 제12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제28조, 제29조, 제31조, 제67조 · 민법 제777조, 제815조, 제816조, 제824조, 제82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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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는데 등록부에 혼인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상대방이 될 사람이 모두 사망한 경우에는 검사를 상대방으로 하여 소를 제기합니다. 관할은 부부 중 한쪽의 마지막 주소지 가정법원입니다. 제적등본 계통 자료로 원고가 4촌 이내의 친족임을 먼저 소명하셔야 합니다.

상대방이 혼인이 무효라는 점을 인정하겠다고 합니다.

가류 사건에는 청구의 인낙과 자백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상대가 다투지 않더라도 법원은 무효 사유가 실제로 있었는지를 증거로 판단합니다.

혼인 취소와 무효 중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유가 민법 제815조의 각 호에 해당하면 무효이고, 제816조의 사유라면 취소입니다. 효력이 소급하는지 여부가 달라 상속과 재산 관계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지므로 사실관계를 정리한 뒤 판단하셔야 합니다.

유전자 검사를 거부하면 어떻게 되나요?

법원의 수검 명령을 정당한 이유 없이 어기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고, 제재를 받고도 다시 어기면 30일의 범위에서 감치를 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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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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