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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9월 26일조회 0

가사 재판이 신문에 실리지 않는 까닭

형사 법정의 이야기는 기사로 자주 나오는데 이혼이나 친권 다툼은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취재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법이 막아 두었기 때문입니다. 가사소송법에는 가정법원에서 다루는 사건을 지면이나 화면에 올리지 못하게 하는 조문이 있고, 이를 어긴 사람을 처벌하는 조문이 뒤편에 따로 붙어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금지의 범위인지, 이름을 가리면 되는 것인지를 조문의 문언을 따라 짚어 보겠습니다.

조문이 막는 것은 무엇인가

가사소송법 제10조의 제목은 보도 금지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가정법원에서 처리 중이거나 처리한 사건에 관하여 성명과 연령, 직업 및 용모 등을 볼 때 본인이 누구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정도의 사실이나 사진을 신문, 잡지, 그 밖의 출판물에 게재하거나 방송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주어가 비어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기자나 언론사로 한정하지 않았으므로 누구에게나 걸립니다. 사건의 당사자 본인이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가사사건
제2조가 가정법원의 전속관할로 정한 사건을 말합니다. 혼인의 무효와 취소, 재판상 이혼, 친생부인과 인지, 입양과 파양처럼 신분에 관한 소송사건이 있고, 양육과 면접교섭, 재산분할, 후견과 상속에 관한 비송사건이 함께 들어갑니다.

왜 이 사건들만 따로 가려 두었나

다루는 재료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사사건의 기록에는 부부의 생활, 자녀의 학교 생활과 건강, 가족의 병력과 수입이 그대로 담깁니다. 재판에 이기고 지는 것과 무관하게 그 내용이 알려지는 것 자체가 당사자에게 손해가 됩니다.

특히 아이가 걸려 있는 사건이 그렇습니다. 부모의 다툼이 기사로 남으면 그 기록을 나중에 읽는 사람은 아이의 동급생과 교사가 됩니다. 조문이 용모까지 적어 둔 까닭도 사진 한 장이 이름보다 빠르게 신원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전달 수단을 가리지 않고 한 번 퍼지면 되돌릴 방법이 없다는 점이 이 조문의 출발점입니다.

이름을 가리면 되는 것인가

조문의 기준은 이름이 아니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가명을 쓰거나 얼굴을 흐렸다고 해서 자동으로 벗어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여러 조각이 겹칠 때입니다. 조문이 예시로 든 네 가지는 성명과 연령, 직업, 용모인데 끝에 등이라는 말이 붙어 있어 열거가 닫혀 있지 않습니다.

  • 사는 지역과 아파트 이름,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위치
  • 직장의 업종과 직책, 근무 연수처럼 범위를 좁히는 정보
  • 사건의 시기와 특이한 경위, 자녀의 수와 나이
  • 얼굴이 드러나지 않아도 알아볼 수 있는 체형이나 배경

주변 사람이 읽었을 때 누구인지 알 수 있다면 금지의 범위 안에 들어간다고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처리 중인 사건만 해당하나

아닙니다. 조문은 처리 중이거나 처리한 사건을 나란히 적었습니다.

판결이 확정되고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금지가 풀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언제까지라는 종기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몇 해 전에 끝난 사건을 회고하는 방식으로 쓴 글도 같은 조문에 걸릴 수 있습니다. 매체의 형태는 신문과 잡지, 그 밖의 출판물, 방송으로 적혀 있으므로 서적이나 정기간행물도 출판물에 포함됩니다.

주의
내 사건이니 내가 말하는 것은 괜찮다고 보시는 분이 많습니다. 조문에는 당사자를 빼 주는 단서가 없습니다. 본인의 이야기를 하면서 상대 배우자나 자녀가 누구인지 드러난다면 그 부분이 문제가 됩니다. 억울함을 알리고 싶다면 사건 기록을 근거로 정식 절차를 밟는 쪽이 낫습니다.

어기면 어떤 형이 따르나

제72조가 보도 금지 위반죄를 두었습니다. 제10조를 위반한 사람은 2년 이하의 금고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징역이 아니라 금고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노역을 부과하지 않는 자유형으로, 과실범이나 정치적 성격의 범죄에 주로 쓰이는 형종입니다. 취재와 보도라는 행위의 성격을 고려한 입법으로 읽힙니다.

벌금의 상한이 100만원으로 낮은 편이라 가볍게 보기 쉽습니다. 그러나 자유형이 함께 열려 있고, 보도로 생긴 손해에 대한 민사상 배상 책임은 이와 별개로 남습니다.

언제까지 문제 삼을 수 있는지도 계산해 두셔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50조는 두 개 이상의 형 가운데 하나를 과할 범죄에 관하여 무거운 형을 기준으로 시효를 적용하게 했습니다. 같은 법 제249조 제1항 제5호가 장기 5년 미만의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의 공소시효를 5년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게시나 방송이 이루어진 시점이 기산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웃한 벌칙 조문과 비교하면

같은 장에 놓인 조문들을 나란히 보면 무게가 가늠됩니다.

조문행위형
제71조 제1항조정위원이 합의 과정이나 의견을 누설30만원 이하의 벌금
제71조 제2항조정위원이 직무 중 알게 된 타인의 비밀을 누설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
제72조보도 금지 규정 위반2년 이하의 금고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
제73조재산목록과 재산조회 결과를 심판 외의 목적으로 사용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단서는 제71조 제2항에만 붙어 있습니다. 보도 금지 위반죄에는 그런 제한이 없습니다.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아도 수사가 시작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기록은 누가 볼 수 있나

보도를 막아도 기록이 쉽게 나돌면 소용이 없습니다. 제10조의2가 그 통로를 좁혀 두었습니다.

  1. 재판서의 정본과 등본, 초본의 발급, 소송에 관한 사항의 증명서 발급은 당사자나 이해관계를 소명한 제3자가 법원사무관등에게 신청할 수 있습니다.
  2. 조서의 정본과 등본, 초본의 발급, 기록의 열람과 복사는 여기에 더해 재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3. 어느 쪽이든 대법원규칙이 정한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이해관계의 소명과 재판장의 허가가 이중으로 걸려 있어 호기심만으로는 남의 가사사건 기록에 닿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실무에서는 어느 서류가 필요한지부터 정해 두는 편이 빠릅니다. 판결문만 있으면 되는 사안이라면 첫째 묶음으로 신청서를 내면 되고, 조서나 제출된 자료까지 보려면 허가 신청이 함께 들어가야 합니다. 신청인이 누구이고 왜 필요한지를 적은 소명 자료를 붙이시면 처리가 한결 수월합니다.

정리

가정법원이 다루는 사건은 처리 중이든 끝났든 본인을 알아볼 수 있는 사실이나 사진을 출판물에 싣거나 방송할 수 없습니다. 이름을 가렸는지가 아니라 주변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는지가 기준이며, 당사자 본인에게도 같은 제한이 적용됩니다.

어기면 2년 이하의 금고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따르고 민사상 책임은 따로 남습니다. 기록을 보는 통로도 이해관계의 소명과 재판장의 허가로 좁혀져 있습니다. 보도나 게시가 문제 되는 상황이라면 게시물을 캡처해 날짜와 함께 보관한 뒤 변호사와 대응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가사소송법 제2조, 제10조, 제10조의2, 제71조, 제72조, 제73조

관련 안내: 부산 이혼변호사 · 이혼·가사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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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제 이혼 사건 이야기를 제가 직접 책으로 쓰면 어떻게 되나요?

조문에 당사자를 제외하는 단서가 없습니다. 상대방이나 자녀가 누구인지 미루어 짐작될 정도의 사실이 담기면 그 부분이 보도 금지의 범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기사에서 이름을 지우고 A씨로만 썼다면 문제가 없나요?

기준은 이름의 노출 여부가 아닙니다. 연령과 직업, 지역처럼 범위를 좁히는 정보가 겹쳐 주변에서 알아볼 수 있다면 금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판결이 확정된 지 오래된 사건도 실을 수 없나요?

제10조는 처리 중인 사건과 처리한 사건을 함께 적었고 종기를 두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금지가 풀리지는 않습니다.

상대방이 제 사건을 글로 올렸습니다. 고소해야 수사가 시작되나요?

보도 금지 위반죄에는 고소를 요구하는 단서가 붙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게시 시점과 내용을 특정한 자료가 있어야 진행이 수월하니 화면을 날짜와 함께 보관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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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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