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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9월 24일조회 0

사기·착각으로 한 인지, 6월 안에 취소 청구

혼인 밖에서 태어난 아이를 자기 자녀로 받아들이는 신고를 인지라고 합니다. 신고가 수리되면 친자 관계가 아이의 출생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 생기고, 부양 의무와 상속 순위가 한꺼번에 따라붙습니다. 그런데 속아서 했거나 협박에 밀려서 한 신고라면 그대로 두어야 하는지가 문제입니다. 민법은 이런 경우에 되돌릴 길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다만 그 문이 열려 있는 시간이 아주 짧습니다. 어떤 사유여야 하는지, 기간을 언제부터 세는지, 어디에 무엇을 내는지를 차례로 짚겠습니다.

인지 한 장이 만들어 내는 관계는 어디까지인가

신분과 재산이 함께 움직입니다.

민법 제855조 제1항은 혼인 밖에서 태어난 아이를 생부 또는 생모가 인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제859조 제1항은 인지가 가족관계등록법에 정한 신고로 효력이 생긴다고 적었고, 같은 조 제2항은 유언으로 하는 인지도 인정하면서 이때에는 유언집행자가 신고하게 했습니다.

효력의 시점이 중요합니다. 제860조 본문은 인지가 그 자녀의 출생 시에 소급하여 효력이 생긴다고 적었습니다. 신고를 한 날부터가 아니라 태어난 날부터 아버지였던 것이 되므로, 그동안의 양육비와 상속권 문제가 한꺼번에 따라옵니다. 다만 그 단서가 이미 굳어진 제삼자의 권리까지는 건드리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쳐 두었습니다.

어떤 사유가 있어야 취소를 구하나

민법 제861조가 사유를 셋으로 한정합니다. 사기, 강박, 중대한 착오입니다. 이 세 가지 밖의 사정, 이를테면 마음이 바뀌었다거나 관계가 틀어졌다는 것만으로는 조문에 걸리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다투어지는 지점은 착오 쪽입니다. 조문은 단순한 착오가 아니라 중대한 착오라고 적었습니다. 혈연이 없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사정이 여기에 해당하는지가 보통 쟁점이 되고, 유전자 검사 결과가 그 판단의 중심에 놓입니다.

인지의 취소
사기, 강박 또는 중대한 착오로 인하여 인지를 한 사람이 가정법원에 그 인지를 없던 것으로 돌려 달라고 구하는 절차입니다. 가사소송법상 나류 가사소송사건에 해당합니다.

6월은 어느 날부터 세는가

제861조가 정한 출발선은 셋입니다. 사기를 알게 된 날, 착오를 알게 된 날, 그리고 강박에서 벗어난 날입니다. 그 시점부터 6월 안에 가정법원에 취소를 청구해야 합니다. 신고를 접수한 날이 기준이 아니라는 점을 놓치면 계산이 통째로 어긋납니다.

절차기산점기간
사기로 한 인지의 취소사기를 안 날6월
중대한 착오로 한 인지의 취소착오를 안 날6월
강박으로 한 인지의 취소강박을 면한 날6월
인지에 대한 이의의 소인지 신고가 있음을 안 날1년
부 또는 모가 사망한 경우사망을 안 날2년

기간을 지켰다는 사실은 청구하는 쪽이 밝혀야 합니다. 검사 결과지를 받은 날짜, 상대방이 사실을 털어놓은 대화 기록, 병원 방문 내역처럼 날짜가 찍힌 자료를 먼저 모아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어느 법원에 누구를 상대로 내는가

관할이 특이합니다. 가사소송법 제26조 제1항이 인지의 무효나 취소의 소를 자녀의 보통재판적 소재지 가정법원의 전속관할로 돌려놓았습니다. 아이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면 그 마지막 주소지의 가정법원입니다. 아버지가 사는 곳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는 점이 다른 가사사건과 갈리는 대목입니다.

상대방은 제28조가 제24조를 준용하도록 하여 정해집니다. 상대방이 될 사람이 사망한 경우에는 검사를 상대로 합니다.

나류 가사소송사건이므로 제50조 제1항의 조정 전치주의가 걸립니다. 조정을 건너뛰고 바로 소를 낸 때에는 재판부가 그 사건을 조정 절차로 넘깁니다. 그렇다고 두 사람이 합의해서 친자 관계를 만들거나 없앨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조정 자리는 쟁점을 좁히고 자료를 맞춰 보는 단계에 가깝습니다.

무효와 취소는 어떻게 갈리나

이름은 비슷하지만 설계가 다릅니다.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인지의 무효를 가류 가사소송사건으로, 인지의 취소를 나류 가사소송사건으로 나누어 적었습니다. 어느 칸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제기할 수 있는 사람과 남은 시간이 통째로 바뀝니다.

제28조가 그 차이를 만듭니다. 인지무효의 소에는 제23조와 제24조가 함께 준용되는데, 제23조는 당사자와 법정대리인, 4촌 이내의 친족이 언제든지 소를 제기할 수 있게 한 조문입니다. 이와 달리 취소의 소에는 제24조만 준용되고, 문이 열려 있는 시간은 앞서 본 6월뿐입니다.

조정을 먼저 거치는지도 갈립니다. 나류에 속하는 취소는 조정 신청이 앞서야 하지만, 가류에 속하는 무효는 그 대상이 아닙니다.

취소가 받아들여지면 무엇이 달라지나

등록부가 정리됩니다. 판결이 확정되면 가족관계등록부의 부자 관계 기재가 바로잡힙니다. 그에 맞추어 아이의 성과 본, 상속 순위도 다시 정해집니다.

주의
취소를 구하는 동안에도 등록부상 부자 관계는 살아 있습니다. 그 사이에 발생하는 양육비 지급 의무나 상속 개시의 문제를 그대로 두면 나중에 되돌리기 어려워지므로, 청구와 함께 처리해 둘 사항을 미리 정리하셔야 합니다.

이미 지급한 양육비의 반환 여부는 사안마다 갈립니다. 상대방이 사실을 알면서 받았는지, 자녀의 생활에 실제로 쓰였는지가 함께 따져집니다.

6월을 넘겼다면 남는 길이 있나

다른 조문으로 넘어갑니다.

  1. 자녀나 이해관계인은 제862조에 따라 인지 신고를 알게 된 때부터 1년 안에 이의의 소를 낼 수 있습니다.
  2. 제863조의 인지청구는 자녀와 그 직계비속, 법정대리인이 아버지나 어머니를 상대로 내는 절차입니다.
  3. 상대가 될 사람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면 제864조가 그 사망 사실을 알게 된 때부터 2년을 주고 검사를 상대로 삼게 합니다.
  4. 제865조 제1항은 위 조문으로 소를 낼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다른 사유를 들어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을 구할 길도 열어 둡니다.
확인할 것
· 사기나 착오를 알게 된 날을 특정할 자료가 있는지
· 관할을 아이가 사는 곳의 가정법원으로 맞추었는지
· 상대방이 생존해 있는지, 검사를 상대로 해야 하는지
· 유전자 검사 결과지의 채취 일자와 기관명이 적혀 있는지
· 그동안 지급한 양육비의 액수와 시기를 정리해 두었는지

정리

인지는 신고로 효력이 생기고 출생 시로 소급하므로, 한 장의 신고가 몇 해 치 관계를 한꺼번에 만듭니다. 되돌리는 문은 사기, 강박, 중대한 착오 세 가지에만 열려 있고 기간은 안 날 또는 면한 날부터 6월입니다.

법원은 아이가 사는 곳을 기준으로 고르고, 나류 사건이라 조정이 앞섭니다. 무효와 달리 취소는 시간에 묶여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제약입니다. 날짜를 다투는 사건이므로 자료를 모은 즉시 변호사와 기한부터 맞춰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855조, 제859조, 제860조, 제861조, 제862조, 제863조, 제864조, 제865조 · 가사소송법 제2조, 제23조, 제24조, 제26조, 제28조, 제5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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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인지 신고를 한 지 3년이 지났는데 작년에 혈연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취소가 되나요?

기간은 신고한 날이 아니라 착오를 안 날부터 셉니다. 검사 결과를 받아 사실을 알게 된 시점부터 6월 안이라면 청구할 수 있으므로, 결과지를 받은 날짜를 특정할 자료부터 확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인지 무효와 인지 취소는 무엇이 다른가요?

가사소송법은 무효를 가류, 취소를 나류 사건으로 나눕니다. 무효는 당사자와 법정대리인, 4촌 이내 친족이 기간 제한 없이 다툴 수 있는 반면 취소는 청구권자도 좁고 6월이라는 시간에 묶여 있습니다.

취소 소송은 아버지 주소지 법원에 내면 되나요?

아닙니다. 가사소송법 제26조 제1항이 인지 취소의 소를 아이의 보통재판적 소재지 가정법원의 전속관할로 돌려놓았으므로, 아이가 생활하는 지역을 기준으로 법원을 정하셔야 합니다.

6월이 지나 버렸으면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인가요?

취소의 길은 닫히지만 다른 절차가 남습니다. 이의의 소에는 신고 사실을 알게 된 때부터 1년, 상대가 세상을 떠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알게 된 때부터 2년이라는 기간이 따로 붙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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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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