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중인 부부는 사는 곳이 다릅니다. 한쪽은 부산에 남고 다른 쪽은 서울 친정으로 올라간 상황에서 이혼 소장을 어느 법원에 내야 하는지가 첫 질문이 됩니다. 가사소송법 제22조는 이 답을 다섯 갈래로 나누어 두었고, 당사자가 마음대로 고를 수 없는 전속관할로 정했습니다. 순서를 잘못 짚으면 소장이 다른 법원으로 넘어가면서 몇 주가 흘러갑니다. 조문의 순서와 그 뜻, 재산분할과 양육 문제를 함께 낼 때의 처리, 조정을 먼저 거치는 규칙까지 정리합니다.
전속관할이라는 말은 무엇을 뜻하나
합의로 바꿀 수 없는 관할입니다.
가사소송법 제13조 제1항은 가사소송을 원칙적으로 피고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이 맡는다고 정하면서,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그쪽을 따르도록 했습니다. 제22조가 바로 그 특별한 규정입니다. 혼인의 무효와 취소, 이혼의 무효와 취소, 재판상 이혼의 소를 각 호의 가정법원 전속관할로 정했습니다.
전속이라는 두 글자 때문에 부부가 서로 편한 법원을 정하기로 약속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법이 정한 순서대로 하나가 골라집니다.
보통재판적
사람을 상대로 소를 낼 때 기준이 되는 일반적인 재판 장소를 말합니다. 자연인은 주소를 기준으로 삼고, 주소가 없거나 알 수 없을 때는 거소로 정하는 것이 민사소송법의 원칙입니다. 이혼 관할에서 부부 각각의 주소지가 출발점이 되는 이유입니다.
다섯 갈래는 어떤 순서로 적용되나
제22조는 위에서부터 내려오며 맞는 칸을 찾는 구조입니다. 앞 호에 해당하면 뒤 호는 보지 않습니다.
| 호 | 상황 | 관할 가정법원 |
|---|---|---|
| 1호 | 부부가 같은 가정법원 관할 구역 안에 보통재판적이 있음 | 그 가정법원 |
| 2호 | 마지막으로 같은 주소지를 가졌던 구역 안에 한쪽의 보통재판적이 남아 있음 | 그 가정법원 |
| 3호 | 위 둘에 해당하지 않고 한쪽이 다른 쪽을 상대로 냄 | 상대방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 |
| 4호 | 부부 중 한쪽이 사망 | 생존한 쪽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 |
| 5호 | 부부 모두 사망 | 한쪽의 마지막 주소지 |
재판상 이혼에서 실제로 쓰이는 칸은 1호부터 3호까지입니다. 4호와 5호는 혼인 무효나 취소처럼 한쪽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다투어지는 사건을 위한 자리입니다.
같이 살다 헤어졌다면 어디로 가나
2호가 답이 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결혼 생활을 부산에서 하다가 아내가 서울로 가고 남편이 부산에 남았다면, 마지막으로 같은 주소지를 가졌던 곳이 부산이고 그 구역 안에 남편의 보통재판적이 남아 있으므로 부산가정법원이 관할이 됩니다. 서울에 있는 아내가 자기 동네 법원에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자주 놓치십니다.
두 사람이 모두 부산을 떠나 각각 대구와 광주로 흩어졌다면 2호의 조건이 무너집니다. 그때 비로소 3호로 내려가 상대방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아내가 남편을 상대로 내면 대구, 남편이 아내를 상대로 내면 광주가 됩니다.
주민등록상 주소와 실제 사는 곳이 다르면 다툼이 생깁니다. 소장을 내기 전에 상대방의 주민등록초본을 확보해 주소 이동 내역을 확인해 두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재산분할과 양육도 같은 법원에서 다루나
이혼 소송에는 재산분할, 친권자 지정, 양육비, 위자료가 따라붙습니다. 이들은 가사소송법 제2조에서 갈래가 다릅니다. 이혼 자체는 나류 가사소송사건이고, 재산분할과 양육에 관한 처분은 마류 가사비송사건이며, 위자료는 다류 가사소송사건입니다.
제46조는 마류 사건을 상대방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이 관할한다고 정합니다. 이 조문만 따르면 이혼 사건과 재산분할 사건의 법원이 갈릴 수 있습니다.
제14조가 이 불편을 풉니다. 제1항은 청구의 원인이 동일한 사실관계에 기초하거나 하나의 청구가 다른 청구의 전제가 되면 하나의 소로 낼 수 있게 하고, 제2항은 관할법원이 다르더라도 가사소송사건 중 하나에 관할권이 있는 가정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게 합니다. 이혼 청구에 관할이 있는 법원이면 재산분할과 양육 청구를 함께 받아 줍니다. 제4항에 따라 하나의 판결로 재판합니다.
소장을 내기 전에 조정을 거쳐야 하나
거쳐야 합니다.
제50조 제1항은 나류와 다류 가사소송사건, 마류 가사비송사건에 대해 소를 제기하거나 심판을 청구하려는 사람이 먼저 조정을 신청하도록 정합니다. 재판상 이혼은 나류이므로 여기에 들어갑니다. 제2항은 조정을 거치지 않고 소를 내면 가정법원이 그 사건을 조정에 회부한다고 적었고, 공시송달이 아니면 당사자를 부를 수 없거나 조정이 성립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만 예외로 두었습니다.
조정의 관할은 제51조 제1항이 정합니다. 그에 상응하는 가사소송사건을 관할하는 가정법원, 또는 당사자가 합의로 정한 가정법원입니다. 본안은 전속관할이라 합의가 통하지 않지만, 조정 단계에서는 두 사람이 편한 법원을 함께 정할 여지가 열려 있습니다.
잘못된 법원에 냈다면 어떻게 되나
각하되지는 않습니다.
제13조 제3항은 가정법원이 소송의 전부 또는 일부에 관할권이 없다고 인정하면 결정으로 관할법원에 이송하도록 정합니다. 사건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맞는 법원으로 옮겨 가는 것이지만, 그 사이에 기일이 늦어지고 상대방에게 준비할 시간을 더 주게 됩니다.
이송결정에는 제5항에 따라 즉시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
제13조 제2항은 주소나 거소, 마지막 주소가 국내에 없거나 알 수 없는 경우 대법원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이 관할한다고 정합니다. 배우자가 외국에 나가 연락이 끊긴 사안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주의
관할 다툼은 본안과 무관해 보여도 시간을 잡아먹습니다. 상대방이 관할 위반을 주장하며 이송을 구하면 그 판단이 끝날 때까지 본안 심리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소장을 내기 전에 부부의 주소 이동 내역을 초본으로 확인하고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를 소장에 적어 두시면 다툼의 여지가 줄어듭니다.
소장 준비에서 무엇을 확인하나
- 부부의 현재 주민등록상 주소와 실제 거주지가 일치하는지
- 마지막으로 함께 살았던 주소가 어느 가정법원 관할 구역인지
- 그 구역 안에 부부 중 한 명의 주소가 아직 남아 있는지
- 재산분할, 친권자 지정, 양육비, 위자료 청구를 한 소장에 담을지
- 조정 신청을 먼저 낼지, 소장을 내고 회부되기를 기다릴지
가정법원이 설치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지방법원과 그 지원이 가정법원의 역할을 맡습니다.
정리
재판상 이혼의 관할은 가사소송법 제22조가 정한 전속관할이라 합의로 고를 수 없습니다. 부부의 보통재판적이 같은 구역이면 그곳, 마지막 공동 주소지 구역에 한쪽이 남아 있으면 그곳, 둘 다 아니면 상대방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입니다.
재산분할과 양육 문제는 제14조에 따라 이혼 청구와 한 소장에 묶어 같은 법원에서 다룰 수 있고, 제50조에 따라 조정을 먼저 거칩니다. 잘못 낸 소장은 제13조 제3항에 따라 이송되지만 시간이 흘러갑니다. 주소 이동 내역을 먼저 확인하고,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가 애매하다면 소장을 내기 전에 변호사와 함께 짚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가사소송법 제2조, 제13조, 제14조, 제22조, 제46조, 제50조, 제51조 · 민사소송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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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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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저는 서울로 왔고 남편은 부산 집에 그대로 있습니다. 서울 법원에 내도 되나요?
되지 않습니다. 부산이 마지막으로 같은 주소지를 가졌던 곳이고 그 구역 안에 남편의 보통재판적이 남아 있으므로 제22조 제2호에 따라 부산가정법원의 전속관할입니다.
부부 둘 다 결혼 생활을 하던 도시를 떠났습니다. 어디에 내나요?
제22조 제1호와 제2호에 모두 해당하지 않으므로 제3호에 따라 상대방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에 냅니다. 상대방의 현재 주민등록 주소를 초본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재산분할은 상대방 주소지 법원이라던데 이혼과 따로 내야 하나요?
따로 낼 필요가 없습니다. 제14조 제2항이 관할법원이 다르더라도 가사소송사건 중 하나에 관할권이 있는 가정법원에 함께 낼 수 있게 하므로, 이혼 청구를 맡는 법원에 재산분할과 양육 청구를 같이 담으시면 됩니다.
상대방이 해외에 있고 주소를 모릅니다.
제13조 제2항에 따라 주소나 거소, 마지막 주소가 국내에 없거나 알 수 없을 때는 대법원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이 관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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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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