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절차가 끝나면 상대방과의 관계만 정리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을 통해 맺어졌던 가족들과의 법적 관계도 함께 움직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협의서에도 판결문에도 적히지 않아서, 뒤늦게 부양이나 상속 문제가 불거졌을 때에야 물어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디까지가 인척이고 언제 그 관계가 끝나며 끝난 뒤에도 남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문에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인척은 어디까지를 말하나
범위가 조문에 적혀 있습니다.
민법 제767조는 배우자, 혈족, 인척을 친족으로 봅니다. 그중 인척의 범위를 정한 것이 제769조입니다.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혈족, 배우자의 혈족의 배우자 세 가지입니다.
말로 바꾸면 이렇습니다. 형의 아내와 누나의 남편은 혈족의 배우자이고, 배우자의 부모와 형제자매는 배우자의 혈족이며, 배우자의 형제자매의 배우자는 세 번째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배우자의 혈족의 혈족, 이를테면 사돈 사이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촌수는 제771조가 정합니다. 배우자의 혈족에 대하여는 배우자가 그 혈족에 대해 갖는 촌수를 따르고, 혈족의 배우자에 대하여는 그 혈족에 대한 촌수를 따릅니다. 배우자의 부모가 1촌, 배우자의 형제자매가 2촌이 되는 계산입니다.
친족의 범위
제777조는 법률상 효력이 미치는 친족을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로 정합니다. 인척의 범위가 혈족보다 훨씬 좁다는 점이 여기서 드러납니다.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그 법률이 정한 범위가 따로 적용됩니다.
관계는 언제 끝나나
제775조 한 조문이 답을 줍니다.
제1항은 인척관계가 혼인의 취소 또는 이혼으로 종료한다고 정합니다. 이혼신고가 수리되면 그 시점에 관계가 끊어지고, 따로 신고하거나 청구할 것이 없습니다.
제2항이 함께 보아야 할 부분입니다. 부부의 한쪽이 사망한 경우에는 생존 배우자가 재혼한 때에 비로소 인척관계가 끝납니다. 사별만으로는 끝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두 경우를 갈라 둔 이유가 있습니다. 이혼은 관계를 정리하겠다는 의사가 밖으로 드러난 사건이지만, 사별은 남은 쪽의 뜻과 무관하게 일어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법은 남은 배우자가 새 혼인을 선택하는 시점까지 기존 관계를 남겨 둡니다.
| 사정 | 인척관계 |
|---|---|
| 이혼 | 그 시점에 종료합니다. |
| 혼인의 취소 | 이혼과 같이 종료합니다. |
| 배우자의 사망 | 그것만으로는 끝나지 않습니다. |
| 사별 후 재혼 | 재혼한 때에 종료합니다. |
| 자녀와 조부모 | 혈족이므로 그대로 남습니다. |
끝나면 무엇이 사라지나
친족이라는 지위에 붙어 있던 것들이 함께 떨어집니다.
가장 자주 물어보시는 것이 부양입니다. 제974조는 부양의무를 지는 친족을 열거하면서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사이를 첫 줄에 두는데, 인척관계가 끝나면 그 열거에서 빠지므로 배우자의 부모를 부양할 의무도 함께 사라집니다.
상속은 조금 다릅니다. 애초에 인척은 상속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1000조가 정한 순위는 직계비속,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의 방계혈족이고 모두 혈족입니다. 배우자가 상속인이 되는 것은 인척이어서가 아니라 배우자이기 때문입니다.
이 밖에 친족 여부를 요건으로 삼는 여러 규정에서도 인척의 자리는 없어집니다. 다만 각 법률이 친족을 어떻게 정의해 두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 개별 조문을 확인해야 합니다.
끝나도 남는 제약이 있나
있습니다. 이 점이 가장 자주 빠뜨려집니다.
제809조 제2항은 6촌 이내의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6촌 이내의 혈족, 배우자의 4촌 이내의 혈족의 배우자인 인척이거나 이러한 인척이었던 자 사이에서는 혼인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문장 속의 이었던 자라는 표현이 핵심입니다.
이혼으로 인척관계가 끝났더라도 혼인의 장애는 남습니다. 전 배우자의 형제자매나 6촌 이내 혈족과는 그 뒤에도 혼인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관계가 끝났으니 아무 제약도 없으리라 생각하고 진행했다가 신고 단계에서 막히는 일이 실제로 생깁니다.
제3항은 양부모계에 대해서도 같은 취지를 두고 있습니다. 6촌 이내의 양부모계 혈족이었던 자와 4촌 이내의 양부모계 인척이었던 자 사이의 혼인을 금지합니다.
자녀와 조부모의 관계는 어떻게 되나
부모의 이혼과는 다른 축이어서 그대로 남습니다.
제768조는 자기의 직계존속과 직계비속을 직계혈족으로, 형제자매와 그 직계비속 등을 방계혈족으로 정합니다. 아이와 조부모는 혈족이고, 혈족관계는 부모의 혼인이 끝났다고 해서 끊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 쪽에서 보면 관계도가 달라지지 않습니다. 상속의 순위도 그대로입니다. 친족의 범위 역시 이혼 전과 같습니다.
끊어지는 것은 어른들 사이의 관계뿐입니다. 이 구분을 해 두면 이혼 후에 가족 행사나 왕래를 어떻게 정리할지 판단하기가 수월해집니다.
확인할 것
· 이혼신고가 실제로 수리되었는지, 가족관계증명서에 반영되었는지
· 사별한 경우라면 재혼 여부에 따라 관계가 달라진다는 점
· 혼인을 계획 중이라면 상대가 제809조 제2항의 범위에 드는지
· 부양이나 간병을 계속하기로 했다면 그 약속을 문서로 남겼는지
실무에서 무엇을 먼저 정리하나
관계가 자동으로 끝난다고 해서 뒤처리까지 자동은 아닙니다.
- 이혼신고 뒤 가족관계증명서와 혼인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아 기재가 정리되었는지 확인합니다.
- 배우자의 가족이 보증인이나 연대채무자로 들어간 계약이 있는지 점검합니다. 인척관계가 끝나도 계약상 책임은 그대로 남습니다.
- 공동명의 재산이나 임대차계약의 명의가 그쪽 가족으로 되어 있다면 명의 정리를 별도로 진행합니다.
- 보험의 수익자나 비상연락처로 지정해 둔 사람이 있으면 변경 신청을 합니다.
- 다툼이 남아 있다면 변호사와 함께 어떤 청구가 가능한지 정리합니다.
이 가운데 둘째 항목이 가장 자주 문제 됩니다. 신분관계와 계약관계는 서로 다른 축이라, 관계가 끝났다는 사정만으로 보증이 풀리지는 않습니다.
정리
인척은 제769조에 따라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혈족, 배우자의 혈족의 배우자를 말하고 제777조에 따라 4촌 이내까지 법률상 효력이 미칩니다. 제775조 제1항은 이혼과 혼인의 취소로 인척관계가 끝난다고 정하고, 제2항은 사별한 경우 생존 배우자가 재혼한 때에 끝나도록 해 두었습니다.
관계가 끝나면 부양의무를 비롯해 친족 지위에 붙어 있던 것들이 떨어지지만, 제809조 제2항의 혼인 장애는 인척이었던 자에게도 그대로 남습니다. 아이와 조부모처럼 혈족으로 이어진 관계는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보증이나 명의처럼 계약으로 얽힌 부분은 따로 정리해야 하므로 변호사와 함께 목록을 만들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767조, 제768조, 제769조, 제771조, 제775조, 제777조, 제809조, 제974조, 제100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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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이혼하면 시부모님을 부양할 의무도 없어지나요?
인척관계가 끝나면 제974조가 정한 부양의무자의 범위에서 빠지므로 법률상 부양의무는 사라집니다. 다만 그 전에 이미 발생한 비용의 정산이나 따로 맺어 둔 약정이 있다면 그것은 별개의 문제로 남습니다.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관계가 끝나나요?
사망만으로는 끝나지 않습니다. 제775조 제2항은 생존 배우자가 재혼한 때에 인척관계가 종료한다고 정하고 있어, 재혼하지 않는 동안에는 관계가 유지됩니다.
전 배우자의 동생과 혼인할 수 있나요?
할 수 없습니다. 제809조 제2항은 배우자의 6촌 이내 혈족인 인척이거나 그러한 인척이었던 자 사이의 혼인을 금지하고 있어, 이혼으로 관계가 끝난 뒤에도 장애가 그대로 남습니다.
이혼해도 아이와 할머니 사이는 그대로인가요?
그대로입니다. 아이와 조부모는 혈족이어서 부모의 이혼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상속의 순위나 친족 범위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왕래 방식에 다툼이 있다면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정리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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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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