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이에서도 함께 모은 재산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은 이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청구하려 하면 어디에 무엇을 내야 하는지부터 막힙니다. 이혼 사건과 서류가 같은지, 조정을 먼저 거쳐야 하는지, 상대가 관계 자체를 부인하면 어떻게 되는지가 차례로 걸립니다. 성립 요건이 아니라 청구의 실제 절차와 계산 구조에 초점을 맞추어 정리했습니다.
왜 이혼 조문을 빌려 쓰나
조문 구조를 보면 이유가 보입니다.
민법 제839조의2는 협의상 이혼한 사람을 대상으로 쓰여 있고, 제843조가 이를 재판상 이혼에 준용합니다. 신고 없이 살던 사이를 겨냥한 문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래도 같은 법리가 적용되는 이유는 제도의 성격에 있습니다. 재산분할은 혼인신고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두 사람이 만든 재산을 각자 몫으로 되돌리는 청산이기 때문입니다. 신고 여부와 상관없이 청산할 재산이 존재한다면 조문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어도 유추하여 적용할 근거는 남습니다.
가사소송법도 이 구조를 전제하고 있습니다. 제2조는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에 따른 재산 분할에 관한 처분을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적어 두었고, 해소된 사실혼에서 나오는 분할 청구도 같은 유형으로 처리됩니다.
유추적용
어떤 사안에 직접 들어맞는 조문이 없을 때, 성질이 비슷한 다른 조문을 끌어와 같은 결론을 내는 방식입니다. 조문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과 달리 왜 성질이 같은지를 먼저 설명해야 하므로, 서면에서도 관계의 실질이 혼인에 준했다는 점을 앞세우게 됩니다.
비율은 무엇으로 갈리나
기준 문장은 하나입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은 가정법원이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와 그 밖의 사정을 참작해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도록 합니다. 협력의 정도가 저울에 올라가는 것이지 누가 명의자인지가 올라가는 것이 아닙니다.
신고가 없는 사이에서는 한 가지 부담이 더 붙습니다. 혼인신고일이라는 뚜렷한 출발점이 없으므로, 협력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청구인이 먼저 세워야 합니다. 전입신고일, 임대차계약서의 날짜, 공동으로 개설한 계좌의 개설일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두 줄의 연표를 만듭니다. 한 줄에는 관계의 흐름을, 다른 한 줄에는 재산이 늘고 준 시점을 적습니다. 두 줄이 겹치는 구간이 곧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빚도 계산에 들어가나
들어갑니다. 재산분할은 플러스만 더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공동생활을 위해 생긴 채무는 나눌 재산에서 공제됩니다. 함께 살 집을 얻으려고 받은 전세자금대출, 생활비로 쓴 신용대출이 여기에 듭니다. 반대로 한쪽이 개인적으로 진 사업 채무나 도박 빚은 원칙적으로 그 사람의 몫으로 남습니다.
순재산이 마이너스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청구가 무조건 각하되는 것은 아니며, 채무를 어떻게 분담할지를 정하는 방향으로 심리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청구 | 사건 유형과 절차 |
|---|---|
| 재산 분할에 관한 처분 | 마류 가사비송사건입니다. 심판 청구서를 냅니다. |
| 부당 파기 손해배상 | 다류 가사소송사건입니다. 소장을 냅니다. |
| 사실상 혼인관계 존부 확인 | 나류 가사소송사건입니다. 관계 자체를 확정합니다. |
| 세 청구의 공통점 | 모두 조정을 먼저 신청해야 하는 유형입니다. |
어느 법원에 어떤 순서로 내나
순서가 정해져 있습니다.
- 가사소송법 제50조에 따라 먼저 조정을 신청합니다. 조정 없이 심판을 청구하면 법원이 조정에 회부합니다.
- 관할은 제46조에 따라 상대방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입니다.
- 조정기일에서 액수와 지급 방법을 조율하고, 합의되면 조정조서로 마무리합니다.
-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심판 절차로 넘어갑니다. 제48조는 마류 사건의 심판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사건관계인을 심문해 하도록 정합니다.
- 손해배상이나 관계 확인을 함께 구할 때에는 제57조에 따라 병합해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다른 지역에 살고 있다면 첫 단계에서 관할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잘못 낸 사건은 이송되면서 일정이 밀립니다.
상대가 사실혼이 아니었다고 하면
이 다툼이 붙으면 사건의 무게중심이 옮겨 갑니다.
분할의 크기가 아니라 관계의 존부가 먼저 판단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가사소송법 제2조는 사실상 혼인관계 존부 확인을 나류 가사소송사건으로 두고 있어, 필요하면 이 청구를 따로 세워 관계를 확정한 뒤 분할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때 증명의 축은 둘입니다. 부부로 살겠다는 의사가 있었는지, 그리고 객관적으로 부부의 공동생활이 있었는지입니다.
주민등록과 임대차계약, 양가 행사 참석 사진,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 직장에 알린 혼인 여부 같은 자료가 이 자리에서 쓰입니다. 한 장으로 결론이 나는 사건이 아니므로 종류를 늘려 쌓는 편이 낫습니다.
상대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왜 안 되나
관계가 끝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분할청구권은 살아 있는 두 사람 사이에서 관계가 해소될 때 생기는 권리로 다루어집니다. 사망으로 관계가 끝나면 남은 재산은 상속의 문제로 넘어가는데,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인에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대비는 생전에 해 두어야 합니다. 공동으로 취득한 재산은 지분을 등기해 두고, 자금을 댄 부분은 차용증이나 이체 기록으로 남기며, 유언이나 생명보험 수익자 지정처럼 다른 제도를 함께 검토하게 됩니다.
분할은 어떤 방법으로 이루어지나
현금만 오가는 것이 아닙니다.
법원은 분할의 액수뿐 아니라 방법도 정합니다. 부동산 지분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하기도 하고, 일정 금액을 일시에 지급하도록 하거나 분할해 내도록 정하기도 합니다. 전세보증금처럼 장래에 회수되는 돈은 반환 시점을 기준으로 정산 방식을 적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해진 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가사소송법 제64조의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명령을 정당한 이유 없이 어기면 제67조에 따른 과태료가 따릅니다.
주의
분할을 구할 수 있는 기간은 관계가 끝난 때부터 2년이고, 이 기간이 지나면 권리 자체가 사라집니다. 신고와 달리 종료 사실이 공적으로 남지 않아 어느 날을 기준으로 삼을지가 자주 다투어지므로, 통보 문자와 이사 기록처럼 날짜가 남는 자료를 먼저 확보하시기 바랍니다.
정리
사실혼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은 민법 제839조의2를 유추적용해 인정되며, 가사소송법상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가정법원에서 다루어집니다. 조정을 먼저 신청해야 하고 관할은 상대방의 주소지 가정법원입니다. 비율은 협력의 정도로 갈리고 공동생활을 위해 생긴 채무는 계산에서 공제됩니다.
상대가 관계 자체를 부인하면 존부 확인을 따로 세워야 하고, 사망으로 끝난 관계에서는 분할을 구할 수 없습니다. 기간은 2년입니다. 청구의 종류마다 서류와 절차가 달라 첫 서면을 내기 전에 변호사와 함께 순서를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839조의2, 제843조 · 가사소송법 제2조, 제46조, 제48조, 제50조, 제57조, 제64조, 제6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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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이혼 소장처럼 소장을 내면 되나요?
재산 분할에 관한 처분은 마류 가사비송사건이어서 소장이 아니라 심판 청구서를 냅니다. 다만 조정을 먼저 신청해야 하는 유형이므로 실제로는 조정신청서부터 접수하게 되며, 관할은 상대방 주소지의 가정법원입니다.
상대가 우리는 그냥 동거였다고 주장합니다.
관계의 존부부터 가려야 합니다. 사실상 혼인관계 존부 확인은 나류 가사소송사건으로 따로 세울 수 있고, 부부로 살겠다는 의사와 공동생활의 실체를 보여 주는 자료를 종류별로 모아 두셔야 합니다.
함께 살면서 생긴 대출도 나누어 부담하나요?
주거를 마련하거나 생활비로 쓰인 채무는 공동의 부담으로 보아 분할 계산에서 공제됩니다. 반면 한쪽이 개인적으로 진 사업 채무는 원칙적으로 그 사람에게 남으므로 대출의 사용처를 보여 주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상대가 갑자기 사망했는데 청구할 수 있나요?
사망으로 관계가 끝난 경우에는 분할을 구하기 어렵고 재산은 상속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인이 아니므로, 공동으로 마련한 재산이 있다면 지분 등기나 자금 출처 자료를 근거로 다른 청구를 검토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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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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